친노 VS 동교동계 대리전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6.29 11:55:29
  • 호수 12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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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질긴 악연’ 다시 세게 붙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의 난’이 점입가경이다. 사건은 법적분쟁으로 번진 데 이어 ‘계파 대리전’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친노 대 동교동계의 대결이다. 이들의 악연은 18년 전 대북송금 사건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일요시사>는 현재진행형인 두 계파의 질긴 악연을 추적했다. 
 

▲ 재산 상속 관련 기자회견 갖는 조순열 변호사 ⓒ문병희 기자

DJ의 2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DJ와 이희호 여사 부부가 남긴 유산을 두고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다. 유산의 규모는 약 40억원, DJ의 서울 동교동 사저의 감정가액은 32억5000만원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에 대한 분쟁도 진행 중이다.

법적분쟁
점입가경

사건은 지난해 6월 이 여사가 작고한 이후 시작됐다. 김 의원은 사저 명의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하고, 이 여사가 은행에 예치했던 노벨평화상 상금을 찾아갔다. 

이처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의원이 민법상 유일한 법정상속인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먼저 사망한 경우, 친모의 아들이 상속인으로 인정된다. DJ는 이전 부인과의 사이서 1남 김홍일 전 의원과 2남 김 이사장을, 이전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이 여사와 재혼해 3남 김 의원을 낳았다. 

김 이사장은 이 여사가 생전에 작성한 유언장대로 김 의원이 따르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여사가 40억원 상당의 유산(사저·상금)을 대통령 기념사업에 쓰고, 이 과정서 나오는 금전적 이득은 세 형제가 나누라고 유언했다는 것. 


이에 김 이사장이 속한 김대중기념사업회는 김 의원이 사저를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 법원은 지난 1월 인용 결정을 내렸다. 김 의원은 이에 반발해 ‘가처분 이의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김 이사장은 노벨평화상 상금에 대해서도 재단에 귀속시키라는 요구를 김 의원에게 하고 있다.

사태는 점입가경이다. 지난 10일, 이 여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두 사람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의원은 최근 이 여사의 유언장을 공개하며 김 이사장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유언장에는 ▲노벨평화상 상금을 DJ기념사업을 위해 사용할 것 ▲사저를 DJ기념관으로 사용하고, 그 소유권을 김 의원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단, 사저를 매각한다면, 대금의 3분의 1을 김 이사장이 이사로 있는 김대중기념사업회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대금을 3형제가 3분의 1씩 나누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연일 진실공방 ‘40억 누구에게?’
‘홍업-동교동’ ‘홍걸-친노’ 구도

김 의원의 법률대리인인 조순열 변호사는 지난 23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은 이희호 여사의 친자로서, 이 여사가 남긴 모든 재산을 상속 받을 유일한 합법적 상속인 지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언장은 서거 3년 전 작성됐으나, 후속 절차를 밟지 않아 법적으로 무효가 됐다”면서도 “법적 효력을 떠나 여사님의 유지가 담겼다고 판단해 김 의원은 그 유지를 받들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공개한 유언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김 의원 측은 기자회견서 그동안 자신이 주장했던 이 여사 유언장 관련 내용이 거짓임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쏘아붙였다.
 

▲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인 고 이희호 여사

김 이사장은 6가지 이유를 들어 기자회견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여사가 ‘사저를 소유권 상속인인 김 의원에게 귀속하도록 했다’는 문구는 유언장 내용에 없는 것으로 조작됐다는 것 ▲김 이사장이 사저 재산을 탐낸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 ▲유언장을 공증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지만, 3형제가 유언장 내용에 따르겠다는 합의서에 인감도장을 찍었다는 것 ▲노벨평화상 상금은 상속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총선 전 김 의원은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두 번이나 찾아가 이 여사의 유언장대로 집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이의신청서에는 권 이사장이 고령이라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해 김 의원 자신이 경고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 ▲김 의원이 ‘김대중·이희호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유언을 이행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는 자신이 거짓말한 일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들의 난은 주변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인터뷰서 “내 형님(김 이사장)을 누가 옆에서 부추기지 않았다면, 저러지 않을 것이다. 계속 옆에서 이간질하고 분란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의혹을 제시했다. 

유언장 공개
과연 진실은?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아들의 난이 친노-동교동계 사이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김 의원의 친노, 김 이사장의 동교동계가 대결을 펼치고 있다는 시선이다. 

김 의원은 김대중·이희호 기념관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위원회에는 한완상 전 부총리, 함세웅 신부, 허성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유시춘 EBS 이사장의 합류가 확정됐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합류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부총리는 DJ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DJ정부서 부총리를 지낸 그는 이후 노무현 대통령후보 사회담당 고문으로 활동했다. 진보진영 재야 원로인 함 신부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적 동지’로 불린다. 허 이사장은 참여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위원과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이사장도 친노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인터뷰서 “아버지(DJ)와 노 전 대통령과 모두 인연이 있는 원로 10명 정도를 자문위원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김 이사장 측은 결이 다소 다르다. 동교동계가 주축이다. 김 이사장의 김대중기념사업회는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인 윤철상·전갑길 전 의원 등도 동교동계다.
 

▲ 권노갑 대표

김 의원은 권노갑 이사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 측 조 변호사는 23일 기자회견서 “권 이사장은 지난 총선을 앞둔 4월1일 내용증명을 보내와 4월6일까지 상속 재산을 이전시키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기자회견과 소송에 돌입해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며 “당시 비례대표로 출마한 김 의원에게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선거에 타격을 주겠다는 명백한 위협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이사장은 김 의원이 DJ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제쳐두고 자기 마음대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맞선다. 

친노와 동교동계는 질긴 악연을 자랑한다. 시간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J의 직계 정치세력인 동교동계는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인제 최고위원을 지원했다. 


또 동교동계인 한화갑 대표는 직접 경선에 출마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과 대선후보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쳤지만, 결과는 노사모의 지원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의 승리로 돌아갔다. 갈등의 불씨가 켜진 것이다. 

2002년
시작돼…

당권은 동교동계가 쥐고 있었다. 친노는 민주당 내 비주류였다.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새천년민주당이 참패,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동교동계는 ‘대선 후보 교체론’을 꺼내들어 두 계파의 사이는 더욱 틀어졌다. 동교동계는 이후 대선서 노무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등 앙금을 보였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참여정부가 출범하자 두 계파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친노는 신당창당 수준의 과감한 정치 개혁을 주장했다. 당내 주류였던 동교동계는 이에 크게 반발했다. 

이후 불법 대북송금 사건이 특검으로 넘어가면서 두 계파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해당 사건은 DJ정부 때인 2002년 국정감사서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에 의해 처음 불거졌다.

한나라당은 즉각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도 계속됐다. 민주당은 2003년 3월 한나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을 수정한다는 전제로 수용하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만약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자체적으로 수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일단 특검법 공포를 거부해주면 여야 협의를 거쳐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었고, 한나라당은 일단 수용해 공포하면 다시 법률을 개정해 조사 범위의 한계를 두도록 하겠다는 주장”이라며 “결국 제한적으로 특검을 하자는 데 양당 지도부의 의견이 일치해 공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이희호 여사 1주기 참석한 김홍걸·김홍업씨

이에 동교동계는 크게 반발했다. 계파 수장인 DJ는 병원에 입원함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DJ 측근들은 DJ가 병원에 입원한 이유에 대해 ‘화병’ 때문이라고 전했다. 권 이사장 등 동교동계 핵심 인사들은 수사 과정서 구속됐다. 대북송금 특검 사태는 동교동계가 본격적으로 반노무현계(이하 반노)로 분류되기 시작한 계기다.

대북송금 특검으로 붙어
열린우리당 사태 때도…

‘열린우리당 사태’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2003년 11월 친노는 민주당을 구태의연한 정치세력으로 몰면서 한나라당 개혁파들을 끌어 모아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러자 동교동계 중심인 민주당은 한나라당, 자유민주연합과 연합해 노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그러나 탄핵은 이뤄지지 않았고, 탄핵 역풍으로 인해 민주당과 동교동계는 17대 총선서 참패했다. 

앙금은 계속됐다.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동교동계는 국민의당에 대거 합류했다. 앞서 2016년 1월 동교동계는 민주당을 대거 탈당, 친노와의 불편한 동거를 청산했다. 

열린우리당 사태는 친노가 동교동계와 결별한 것이라면, 동교동계의 국민의당 합류는 동교동계가 먼저 친노를 떠났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호남 세력이 민주당을 떠나는 결과를 불러왔고, 친노가 주류가 된 민주당은 20대 총선서 호남 참패를 맞았다. 동교동계의 정치적 뿌리는 호남이다.

권 이사장은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는 과정서 “더 이상 (민주당에)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당시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권 이사장이 당내 분란 해결을 위해 문 대표의 2선 후퇴를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문 대표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탈당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60년 정통 야당을 지키고 바로 세우기 위해 좀 더 애를 써주실 수는 없었는지 실로 아쉽고 안타깝다”고 섭섭함을 표현했다.

지난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동교동계는 다시 민주당 복당를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불허했다. 동교동계가 복당하려는 이유는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읽힌다. 

풀리지 않는
갈등의 연속

이 위원장은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계를 출입하며 DJ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국회의원이 된 그는 열린우리당 사태 때도 동교동계가 주축인 민주당에 남았다. 이 위원장이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이유다. 동교동계는 여전히 이 위원장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DJ 아들의 난에 이은 친노-동교동계 사이의 또 다른 대리전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위원장은 현재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친노가 뿌리인 친문서 당권 후보를 낸다면, 두 계파는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친노 대 동교동계의 대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제의 2003년’ 이전 동교동계는?

동교동계는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계파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망명과 가택연금 등을 당하던 시절, 동교동계는 군사정권의 회유와 억압에도 동교동을 떠나지 않고 DJ 곁을 지켰다.

또 동교동계는 군사정권이 기승을 부리던 1984년 5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상도동계와 손을 잡고 민주화추진협의회라는 단체를 결성,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동교동계가 겪은 정치적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DJ가 1992년 대선에서 낙선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후 1995년 7월 DJ가 정계복귀를 선언, 동교동계는 민주당을 탈당해 DJ가 만든 새정치국민회에 합류했다.

동교동계의 전성기는 짧았다. 1997년 대선에서 DJ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동교동계는 당정을 아우르는 정권의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곧 좌장인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당시 소장파 의원들의 정풍운동으로 정계 일선서 물러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DJ의 퇴임으로 동교동계의 세는 급속도로 약화됐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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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