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에 죽는’ 유니크한 배우들의 속사정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를 보고 영화관으로 향하는 관객이 적지 않다. 때로는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영화관을 찾았다가 실망감만 잔뜩 안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과 연결된다. 따라서 좋은 작품을 꾸준히 잘 고르는 것도 배우의 능력 중 하나다. 연기력만큼은 탁월한데, 가끔 이해되지 않을 출연으로 의아함을 주는 배우들이 있다. 
 

▲ (사진 왼쪽부터)배우 마동석·이성민·박희순

배우들이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비교적 선명하다. ‘이야기에 흥미가 있을 때’나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일 때’ ‘비록 분량은 적어도, 감독이나 제작사와 일을 해보고 싶을 때’ ‘혹은 과거의 인연 때문에’ 등이 있다. 여러 이유로 작품을 선택하지만, 모든 작품이 호평을 받지는 못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엉성한 모양새로 혹평을 받기도 한다. 특히 배우 마동석과 이성민, 박희순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때로 예상 밖의 작품을 골라 신뢰감에 타격을 입기도 한다.

[마동석]

배우 마동석은 국내서 가장 유니크한 배우 중 하나다. 작고 여리여리한 배우들 사이서 우락부락한 몸집만으로도 그는 특별한 존재다. 누구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지닌 그는 때때로 귀엽기까지 하다. 

영화 <부산행>서 좀비를 단숨에 때려잡은 뒤, 임신한 아내(정유미 분)로부터 혼이 나는 모습만으로도 그가 가진 매력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의상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은 <굿바이 싱글>이나 ‘힘 센 동네 바보형’이었던 <시동>, 진실의 방으로 범죄자를 끌고 가거나 장첸(윤계상 분)과 맞붙기 전 ‘싱글’임을 고백한 <범죄도시>서도 그의 매력은 상당했다. 연기의 폭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인물을 훌륭히 표현해낸다는 것. 

그의 매력을 알아본 마블사가 ‘엄청나게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히어로’ 길가메시(영화 <이터널스>)로 낙점할 정도니, 마동석의 연기력은 세계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 그가 꼭 좋은 작품만 선보인 것은 아니다. ‘마동석 장르’라 불리는 영화들이 대부분 혹평을 받았다. 여기서 마동석 장르란 힘센 마동석이 악당을 깨부수는 서사를 가진 일부 작품을 일컫는다. 영화 <함정> <살인자> <동네사람들> <악인전> <성난황소>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들에서 마동석은 불의에 맞서 악당을 흠씬 두들겨 패는 역할이다. 그가 휘두르는 주먹으로 통쾌함도 분명 존재하지만, 기시감이 너무 강하다는 단점도 있다. 아울러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이 많거나, 여성이나 어린 아이가 과도한 피해를 입는 장치로만 사용돼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영화계 의리파로 잘 알려진 그는 과거부터 알고 지낸 감독들과의 인연을 중시해 작품을 선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마동석 주연 영화를 통해 입봉한 감독이 줄을 잇는 것이 그 방증이다. 

의리로 작품을 선택하는 것 자체는 응원할만한 일이지만, 그가 소모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배우 개인은 물론 관객에게도 손실이다. 영화 산업의 최정점에 있는 미국마저도 인정한 마동석이기에, 그의 이미지만 소모되는 영화는 당분간 출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민]

연극 극단 출신 배우 이성민은 다작 출연으로 유명하다. 주인공 혹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작품활동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좋은 작품으로 관객과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대부분 괜찮은 연기를 뛰어넘는 훌륭한 연기로 감동을 주곤 한다. 

MBC <골든타임>에선 완벽에 가까운 의사였으며, tvN <미생>의 오 과장으로 인생의 무게를 전달하기도 했고, tvN <기억>에선 죽음을 앞둔 변호사로 삶의 소중함을 깨우쳤으며, 영화 <보안관>에서는 마약범과 호기롭게 다투는 지방 형사로 웃음을 선사했고, <공작>에서는 북한의 경제통으로 통일이라는 꿈을 꿨으며,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독재자 그 자체였다. 


신뢰감 얻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유니크한 배우들 기복 있는 이유?

그런 그가 이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선택으로 보는 이들을 괴롭게 한다. 밈이란 단어의 부재로 당시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전국적인 조롱을 받았던 영화 <리얼>, 지나치게 떨어지는 개연성으로 관객의 혹평을 받은 <목격자>와 <비스트>, 그리고 충격의 <미스터 주>까지, 이성민의 최근 행보는 널뛰기 중이다. 

언제나 미친 연기를 선보이는 이성민이지만, 일부 영화에선 ‘연기력 낭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납득되지 않는 면이 많다. 살인자를 목격했지만 신고하지 못하는 목격자의 모습(<목격자>)이나, 암투를 벌이는 인물 사이서 설득력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비스트>가 그 예다. <미스터 주>는 거의 모든 장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 이후에 ‘배우의 연기만 남았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이유는 이성민의 연기만큼은 탁월했다는 것. 연기력이 아닌 작품성의 기복이 없는 배우라는 숙제를 앞으로 개봉할 <제8일의 밤>과 <리멤버> <대외비:권력의 탄생>을 통해 풀어내길 바라는 관객이 적지 않을 테다.

[박희순]

극단 목화 출신으로 2002년 영화 <세븐데이즈>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박희순도 작품의 질에 있어 폭이 큰 배우다. <세븐데이즈> <맨발의 꿈> <작전>을 비롯해 <용의자> <마녀> <밀정> <1987> 등 출연작도 일품이었으며, 연기 역시 훌륭했던 작품이 적지 않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특유의 보이스 역시 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강렬하게 표현하는 그의 연기력은 영화계를 비롯해 국내 관객 대부분이 인정한다. 터프한 외형과 달리 <맨발의 꿈>에서는 귀엽고 재밌기도 하며, <1987>에서는 왠지 모를 나약함도 보인다. 김상옥 열사를 모티브로 해 <밀정>의 문을 열었던 오프닝 시퀀스는 그야말로 박희순의 원맨쇼였다.

그런 그도 필모그래피가 예쁘지만은 않다. <신세계>와 <마녀>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실패작인 <혈투>의 주인공이었으며, 신하균 오만석 박희순의 연기로도 연출의 구멍을 메우지 못한 <올레>, 유치하기 짝이 없는 <썬키스 패밀리>, 비록 조연이었지만 워낙 실망스러운 완성도를 보인 <물괴>, 사극 코미디의 한계라 불린 <광대들:풍문조작단>까지, 박희순의 출연작 중에는 의외로 엉성한 작품이 적지 않다. 

비록 작품성은 부족하지만, 그 안에서도 기대감을 주는 연기를 보여준 게 박희순이다. 아직까지 차기작 소식이 없는 그가, 다음 작품만큼은 누구나 감탄할 만한 좋은 이야기서 명연기를 선보이길 기대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