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양그룹 오너 4세 부동산 쪼개기 투자 추적

‘역시 금수저’ 투기도 조기교육?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삼양그룹 오너 4세들이 한때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눈길이 가는 건 이들의 나이. <일요시사> 취재 결과, 12억원에 가까운 토지를 매입한 이들은 대부분 10대, 20대였다.
 

▲ 최근 삼양그룹 오너 4세들이 한때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성준 기자

삼양그룹은 2조 매출을 자랑하는 대기업이다. 올해 창립 96주년을 맞는 등 국내서 손꼽히는 장수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화학·식품·바이오다. 삼양라면의 삼양식품과는 다른 회사다.

그룹은 독특한 승계 전통을 잇고 있다. 바로 ‘형제·사촌’ 경영이다. 이들은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경영권을 번갈아 맡는다. 현재까지 특별한 경영권 분쟁은 없다.

형제·사촌
경영 전통

김연수 창업주는 3남 고 김상홍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고 김상홍 명예회장은 자신의 장남이 아닌 동생 김상하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다시 김상하 회장은 고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에게 경영권을 건넸다.

김윤 회장은 그의 형제, 사촌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윤 회장 동생은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이다. 김윤 회장의 사촌이자 김상하 회장의 장·차남은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이다.


이 같은 승계 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양그룹 오너 4세는 모두 10명이다. 김윤 회장의 장·차남은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1983년생)와 김남호씨(1986년생)다. 김량 부회장은 슬하에 1남1녀로 김민지씨(1986년생)와 김태호씨(1988년생)를 뒀다.

김원 부회장의 세 딸은 김남희씨(1989년생), 김주희씨(1993년생), 김율희씨(1997년생)다. 마지막으로 김정 부회장에겐 2남 1녀인 김희원씨(1993년생), 김주형씨(1997년생), 김주성씨(2000년생)가 있다.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4세는 김건호 상무가 유일하다. 김건호 상무는 지난 2014년 삼양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삼양사 AMBU 해외팀장 등을 역임하며 화학사업 해외시장 확장 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그룹의 화학, 식품, 패키징 사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오너 4세들에겐 별다른 직책이 없다. 나이도 비교적 어린 편으로 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 지분을 쥐고 있을 뿐이다.

독특한 승계 전통…일가 4세까지
83년생부터 00년생까지 모두 10명

눈길이 가는 건 오너 4세들의 부동산 투자전력으로, 이들 나이가 주목할만하다. 당시 김건호 상무가 31세로 가장 많은 나이였다. 그 외 오너 4세들은 10대, 20대에 불과했다. 반면 초기 투자비용은 12억원에 달했다. 자금 출처에 물음표가 찍히는 까닭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너 4세들은 지난 2013년 5월 충청북도 소재 토지 6곳을 매입했다. 면적은 모두 2500평을 넘었다. 부동산 법인등기부등본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 취득 비용은 11억9000만원으로 파악된다.

오너 4세들이 매입한 토지는 ▲4278m²(6억453만원) ▲2229m²(3억1498만원) ▲1355m²(1억9148만원) ▲503m²(7110만원) ▲32m²(452만원) ▲24m²(339만원) 등이었다(표1).

토지 소유권은 각자 지분을 통해 공유하는 형식이었다. 김건호 상무(15%)·태호씨(15%)·남호씨(10%)·민지씨(10%)·남희씨(8.5%)·주희씨(8.25%)·율희씨(8.25%)·희원씨(7.5%)·주형씨(8.75%)·주성씨(8.75%) 등이다. 모든 토지에 대한 지분은 동일했다.
 

▲ ▲▲ ⓒ고성준 기자

당시 이들의 나이는 12억원에 가까운 토지를 취득하기엔 비교적 어렸다. 김건호 상무가 31세인 점을 제외하면 태호씨(26)·남호씨(28)·민지씨(28)·남희씨(25)·주희씨(21)는 모두 20대였다.

율희씨(17)·희원씨(21)·주형씨(17)·주성씨(14)는 겨우 10대였다. 이들이 매입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11억9000만원
그 나이에?

삼양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개인자금 출처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오너 4세들은)삼양홀딩스 주주로서 배당을 통한 일정 수입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너 4세가 소유한 토지는 이후 분할됐다. 대상이 된 토지는 3곳(4278m², 2229m², 1355m²)이었다. 해당 토지는 모두 15곳으로 나뉘어졌다. 나머지 3곳(503m², 32m², 24m²)은 변동이 없었다. 즉, 토지 6곳이 18곳으로 재편된 셈이다(표2).

분할된 토지는 다양하게 활용됐다. 크게 ▲일반 매매(표3) ▲기부채납(표4) ▲현물출자(표5) 등이다. 세부적으로 일반 매매 10건, 기부채납 3건, 현물출자 5건이었다.

일반 매매는 지난 2015년 성사됐다. 6개 토지는 그해 10월 팔렸다. 521m²(1억6000만원), 521m²(1억5800만원), 507m²(1억5000만원), 483m²(1억4500만원), 38m²(1200만원), 24m²(800만원) 등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4개 토지가 거래됐다. 2075m²(5억9073만원), 503m²(1억4300만원), 140m²(3984만원), 128m²(3643만원) 등이었다.

오너 4세들은 토지 매매를 통해 14억4300만원을 취득했다. 초기 비용 11억9000만원과 비교해봤을 때, 차익은 2억5300만원이었다.


약 1년 뒤 이들은 토지 4곳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11월 549m², 63m², 30m² 등에 대한 기부채납이 이뤄졌다.
 

▲ ▲ⓒ고성준 기자

기부채납이란 국가나 지자체가 무상으로 사유재산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정비사업 등의 사업시행자가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기부채납으로 제공하면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이 완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물출자는 지난 2018년 4월 성사됐다. 현물출자란 회사를 설립하거나 신주를 발행할 때 재산을 출자해 주식을 배정 받는 것이다.

대상이 된 토지는 93m², 1336m², 53m², 1325m², 32m² 등이었다. 오너 4세들은 현물출자로 그해 5월 ‘우리’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5년 안에
작업 마무리

우리는 부동산 임대업과 주차장 관리업을 영위한다. 발행주식 223만5514주에 자본금은 111억7000만원이다.


우리 임원들은 오너 4세와 삼양그룹 직원으로 채워졌다. 대표이사는 김건호 상무다. 사내이사에는 김량 부회장의 장남 태호씨, 김원 부회장의 삼녀 율희씨가 있다.

김정 부회장의 장남 주형씨는 법인설립 당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3월 사임했다. 빈자리는 김정 부회장의 장녀 희원씨가 대신했다. 감사는 삼양홀딩스 재경팀장 송모씨다.

앞서 우리는 삼양그룹 ‘승계 지렛대’로 조명 받은 바 있다. 삼양그룹과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운 뒤, 삼양홀딩스 지분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삼양그룹 측은 우리와 그룹 사업의 접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내부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삼양그룹과 우리 간 거래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른 나이 토지 매입…자금 출처는?
매매에 법인 출자까지 다양하게 활용

우리가 삼양홀딩스 지분을 취득할만한 규모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공시에 따르면 우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7000만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억8000만원으로 기타수익도 300만원 발생했다. 순이익은 1억7500만원으로 흑자를 봤지만 규모 있는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오너 4세들이 회사 가치를 높인 뒤 유상감자를 진행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형식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이 마련되는 시나리오다. 다만 우리가 경영 승계와 무관한 회사라는 게 그룹 측의 입장이다.

10명의 오너 4세들은 모두 삼양홀딩스 지분을 쥐고 있다. 김건호 상무(2.23%·19만1080주)에게 가장 많은 지분이 있다. 이어 태호씨(1.73%·14만8464주), 남호씨(1.49%·12만7993주) 등은 모두 1% 이상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의 장·차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머지 오너 4세들의 지분율은 1% 미만이다. 차례로 희원씨(0.94%·8만736주), 민지씨(0.75%·6만4620주), 주희씨(0.66%·5만6376주), 남희씨(0.66%·5만6283주), 주형씨(0.52%·4만4551주), 주성씨(0.52%·4만4358주), 율희씨(0.29%·2만5191주) 등이다.

김량 부회장의 장녀 민지씨를 제외하면 모두 김원 부회장, 김정 부회장의 자녀들이다.

보유 주식
수십억대

이들의 지분은 미미한 듯하지만 가치는 상당하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5만8500원) 김건호 상무의 지분 가치는 111억7800만원이다. 유일하게 100억원을 넘겼다.

태호씨와 남호씨는 각각 86억8500만원, 74억8700만원이다. 희원씨는 47억2000만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민지씨의 지분 가치는 37억8000만원이다. 주희씨와 남희씨는 32억9000만원으로 비슷하다.

1997년 동갑내기 율희씨와 주형씨는 각각 14억7000만원, 26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2000년생 주성씨의 지분 가치는 25억9000만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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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