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투자는 이런 곳에!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춘 서울 교통요충지의 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교통요충지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은 교통이 편리한 것은 물론, 생활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교통이 좋은 자리에 위치한 주거단지는 인근의 다양한 문화시설을 한걸음에 누릴 수 있어 직주근접 입지를 선호하는 직장인 및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입지와 배후 수요 등이 탄탄한 지역의 임대용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임대 수요가 몰리고 있는 특징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서울 핵심지역을 잇는 GTX나 신안산선, 서울경전철 등 광역 교통망이 속속 생기면서 서울 교통망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며 “서울 교통요충지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해 각종 생활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유입이 더욱 수월해서 강한 상권이 약한 상권을 유입하는 빨대효과도 기대돼 상가투자처로도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왕십리역

입지와 배후 수요 등이 탄탄한 서울 주요 교통요충지 주거단지에 실수요는 물론 임대 수요가 몰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왕십리역, 청량리역, 상암DMC(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역, 여의도역, 신풍역, 등촌역 등이 있다.

먼저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선, 분당선에 이어 서울경전철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되면 ‘퀀튜플 역세권’이 될 예정이다. 왕십리역부터 제기동역, 고려대역, 미아사거리역, 월계역, 하계역, 상계역까지 총 연장 13.4㎞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교통요충지 
노려볼 만한 단지

▲왕십리 지음재(도시형 생활주택·소형 오피스·상가)= ㈜도시공감이 왕십리역에서 도보 4분 거리,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초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왕십리 지음재’를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446㎡, 건축면적 240.11㎡에 지하 2층~지상 10층 총 63세대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지상 4~10층), 근린생활시설 3호(지하 1층~지상 1층), 업무시설 16호(지상 2~3층)로 지어진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16.76㎡ 35가구, 13.72㎡ 28가구로 이뤄져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주차는 총 41대가 가능하다. 분양가는 1억대 후반부터 2억대 초반으로 공급된다. 업무시설은 전용면적 16.52~26.95㎡으로 소형 오피스(사무실)로 분양가는 대부분 1억대로 공급된다. 세무사사무실, 법무사·중개업소·여행사·네일아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가는 편의점·치킨호프전문점·애견센터 등이 권장업종이다.

청량리역

청량리역은 최근 최고의 분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청량리역은 도시철도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광역철도 강릉선KTX, 경춘선ITX까지 총 5개의 철도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B·C노선을 비롯해 SRT북부 연장,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 5개의 철도노선이 추가 착공 및 개발 예정에 있어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통의 요지로 자리매김할 지역이다.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오피스텔)= 현대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짓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의 분양을 시작한다. 청량리동 235-6번지 미주상가 B동을 개발하는 이 단지는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로, 전용면적 20~44㎡ 오피스텔 954실과 상업시설 및 공공업무시설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원룸형 타입과 분리형 타입으로 공급하며 각각 전용 20~21㎡ 820실, 전용 34~44㎡ 134실로 이뤄진다.


단지 내에 청량리동 주민센터 ·자치회관·동대본부 등 기존 동주민센터 시설과 문화·복지 관련 시설 등 복합청사가 들어선다. 이 단지는 철도 교통요지인 청량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도로망을 통해 광화문, 시청 등 업무 중심지구로 접근이 용이하다. 

상암DMC역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는 서울 목동~청량리를 잇는 강북횡단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부천 원종동~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서부광역철도(원종홍대선)의 부지도 확정됐다. 향후 두 노선이 개통되면 상암DMC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는 경의중앙선, 6호선, 공항철도, 강북횡단선, 원종홍대선 등 5개 개 노선을 품은 퀀튜플 역세권이 된다. 
 

▲상암DMC파크시티(지역주택조합)= 서울 마포구에서 1차 조합원 모집을 마감한 ‘상암DMC파크시티’가 2차 일부 잔여세대에 한정 조합원 모집 중이다. 지하2층~지상29층, 6개동, 총 314세대로 전용면적별 45㎡ 23가구, 59㎡ 244가구, 84㎡ 47가구 등 선호도 높은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여의도역

5호선과 9호선이 교차하는 여의도역 상권은 수도권 전역을 잇는 여의도환승센터 역시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올림픽대로·강변북로·서부간선도로·마포대교 등을 통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교통 요충지로 꼽힌다. 

또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B(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이 계획 중이다. 샛강역~서울대 입구를 잇는 신림선 경전철(2022년 예정), 안산·시흥~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 복선전철(2024년 예정)공사도 진행 중이다.

“출·퇴근 편하게 하세요”
동네에 다양한 문화시설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오피스텔)= 현대엔지니어링은 더블 역세권 입지인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를 분양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들어서며 지하 6층~지상 17층, 전용면적 25~77㎡, 총 210실의 주거형 오피스텔로 지어진다.

여의도에 최초로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오피스텔로 전용 25㎡형(원룸)부터 77㎡형(3룸)까지 다양한 평면으로 구성된다. 건물 외관에는 방향에 따라 다이내믹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한 입면 디자인을 적용해 특색을 살릴 예정이다.

신풍역

신길뉴타운이 들어서는 신풍역 일대도 교통요충지라는 평가다. 지금도 서울 7호선이 지나며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간 신안산선이 2024년 개통되면 신풍역은 환승역이 되어 안산·시흥을 비롯한 수도권 서남부와 여의도를 잇는 교통요충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신길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는 상가는 108동에 10개 점포, 103동에 4개 점포가 들어서며, 1층 상가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37.65~53.32㎡ 소규모 업종 위주의 면적으로 공급된다.

편의점·미용실·세탁소·커피전문점·문구점·중개업소·베이커리·패스트푸드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권장업종이다. 5월 말 현재 편의점은 실수요로 확정됐고, 분식 프랜차이즈 및 정육 전문식당이 임대가 확정돼 있다. 브랜드 세탁소와 햄버거 전문점이 임차로 협상 중에 있는 등 속속 입점이 이뤄지고 있다. 실투자금 2억대면 분양이 가능하다. 

등촌역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 역시 저평가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교통호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등촌역 일대는 2020년 말 개통될 예정인 월드컵대교(강서구~마포구)가 들어서면 상암DMC와 마포, 홍대, 강변북로, 자유로 등 강북 주요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강화된다. 여기에 17.25㎞의 서부광역철(원종~가양~홍대입구)도 추진 중으로, 사통팔달 교통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등촌역 한울H밸리움 1차(아파트)=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원에 조성되는 ‘등촌역 한울에이치밸리움 1차’가 호수 지정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2층, 지상 15층, 총 58세대로 이뤄져 있으며, 3bay설계를 통한 공간 활용도 극대화와 드레스룸·파우더퍼니쳐 무상 제공이 이뤄진다. 

마곡지구 개발 역시 등촌역 한울H밸리움 1차의 가치를 높이는 호재 요소다. 마곡지구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접한 주거단지로서의 후광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 마곡지구는 서울특별시에서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도시 개발사업 부지로 강서구 마곡동, 가양동 일원에 조성 중인 가운데 최근 100%에 가까운 공급률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산업시설 용지 분양도 마감 단계로 LG와 코오롱, 롯데 등 65개 기업이 입주를 마쳤거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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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