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강연계 BTS’ 김창옥의 힐링 메시지

상처 가득한 맨몸을 드러내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김창옥 강사는 현재가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이들에게 거의 신격화된 존재다. 유머를 가미해 아픈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그의 강연은 듣는 이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강연을 듣는 순간만은 왠지 모르게 현재의 아픔이 깨끗하게 잊히는 마력이 있다. 그가 ‘강연계의 BTS’라 불리는 이유도 그 힘 덕분이다. 아픔을 보듬어주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김 강사가 용기를 냈다. 강사라는 철갑을 벗고 인간 김창옥이라는 민낯을 보여주는 용기.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에서는 김 강사의 상처 가득한 맨몸이 보인다. 그렇게 자신을 드러낸 김 강사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강연계의 BTS’로 불리는 김창옥 강사

‘소통전문가’라 불리는 김창옥 강사에게도 아픔이 있을까. 강연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썩 좋지 못하다고 털어놓기는 하나,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픔이 그리 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스스로 소통전문가라 칭하는 그에게 인간관계서 오는 아픔이 크면 또 얼마나 크겠느냐는 얕은 편견도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를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다. 우울증만 두 번, 몇 년 전에는 정신과 치료도 받은 적이 있는 그였다. 반백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아버지와 교감 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그는 꽤 많이 아파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경험을 통해 깨우친 깨달음을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솔직하게 전하는 그의 이면에는 해묵은 숙제가 있었다.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아버지의 귀를 치료하는 것이다. 오랜 고민 끝에 아버지의 귀를 치료하는 과정, 이것은 사실 영화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 자신이 주위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도 엿볼 수 있다. 늘 바쁘게 빨리, 열심히 사는 동안 얻게 되는 불안함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그의 뒷모습이 영화를 통해 드러난다. 

영화는 그가 내면의 아픔과 불안을 직면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몇 개월을 담고 있다. 


아버지와 가족 간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조금은 더 희망찬 내일을 바라보는 영화 <들리나요?>의 김 강사를 최근 삼청동 한 커피숍서 만났다. “영화를 보고 부끄러웠고, 쪽팔렸다”고 말하는 그는 영화 촬영 이후 조금씩 성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숨겨져있던 속살을 내비친 작품인데. 기자간담회 때도 창피하다고 말하긴 했었는데. 

▲아마 그렇게 찍겠다고 했으면 안 했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제가 보기엔 제가 너무 ‘돌아이’ 같더라. 내가 화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화가 많더라. 속내를 너무 드러낸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더 한 게 많았는데, 편집하고 드러낸 게 그 정도였다. 

-그렇게 자신의 민낯을 봤는데, 그 느낌은?

▲제일 먼저 선명했던 감정은 ‘부끄럽다’였다. 더 명확하게 말하면 ‘쪽팔린다’에 가깝다. 되게 당황스러웠다. 나조차 한 번도 못 본 내 등을 저 큰 스크린으로 본 것이다. 메이크업을 안 한 내 얼굴을 많은 사람과 함께 본다는 것에 당혹감이 있었다.
 

▲ ▲▲ 김창옥 강사 ⓒ트리플픽쳐스

-평소에 강연할 때 자신이 가면을 쓴다고 했다. 그래도 그렇게 민낯을 보여주고 나니 후련하다는 감정은 없었나?

▲사실 가면이 나 자신을 숨긴다는 의미의 가면이 아니라, 영화서 표현하는 캐릭터의 형태로 사용한 가면이었다. 강연할 때 나는 광대처럼 군다. 사실 광대 표정을 안 하고 싶을 때도 많다. 광대 표정을 지어야지만 사람들이 마음을 연다. 그래야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들어간다. 


남에게 보이는 나와 실존의 나가 있었는데, 실존의 나를 보여줬다. 시원하긴 하다. 이제 커밍아웃을 했으니. 이런 면은 나 혼자만 죽을 때까지 알고 있을 부분이었는데, 다 깠다. 이 영화가 없었다면 나는 남에게 들킬까봐 두려운 마음에 계속 살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미 내 모습을 다 알고 있는데, 또 내게 관심조차 없는데 나 혼자만 노심초사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귀를 치유하는 과정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어떻게 해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건가?

▲큰딸과는 잘 지냈는데, 쌍둥이 아들들에겐 엄하고 무뚝뚝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서 문제를 일으켜 상담을 받아보니 아빠와 소통이 없어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 생각해 보니 제가 아버지와 소통을 하지 못했다. 그게 제 아들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 같았다. 묵은 숙제를 풀어야겠구나, 아버지와 못했던 소통부터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부끄럽고 쪽팔렸지만 후련하다”
“영화 속 모습 ‘돌아이’ 같았다”

-영화서 보면 비판에 취약한 면이 나온다. 비속어를 강렬하게 쓴다. 그런데 일부 지인 중에 비판적인 요소가 강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괜찮았나.

▲3명 정도는 의절했다. 하하. 나한테 절대 인터뷰를 보여주지 않았다. 나도 시사회 가서 처음 본 것이다. 배우 조달환은 먼저 사과도 했다. 달환이는 ‘영화를 봤는데 내가 뭐라고 말을 저렇게 했는지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다. 괜찮다. 그러니 이제 그만 보자’라고 했다. 하하. 농담이다.

속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희 말이 맞다. 하지만 70은 맞아도, 20∼30은 너희 시점으로 본 거다’라는 생각. 내가 저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내 방식의 삶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칼로 훅 찌르는 느낌도 있었다. 언어가 좀 강했다.

-여행작가로 나오는 분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김 강사가 자신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올리는 모습을 보고 힘들게 사는 것 같다고 여겼다. 남에게 보이는 나에 집착하는 듯이 말했는데, 실제로 그런가. 

▲사실 그 말은 좀 서운했다. 왜냐면 그건 그의 시선으로 날 바라본 것이기 때문이다. 김미경 강사는 홍보를 정말 잘한다. 100만명의 구독자가 있다. 정말 잘한 거다. 난 스스로 고집이 있어 홍보를 잘 안 했다. 교묘하게 치고 빠지고 사라지는 게 내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안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도 안 했다. 나는 내 개인의 삶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안 했는데, 책을 내든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든 비즈니스적 측면에선 전혀 관리를 안 한 게 됐다.
 

▲ 강연 중인 김창옥 강사 ⓒ트리플픽쳐스

나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홍보가 잘 안 돼서 서비스를 못 받는 상황이 나왔다. 내 최소한의 양심은 책을 냈으면 적어도 홍보를 해야 하는건데, 그냥 책 소개만 달랑 올리면 인간미가 없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어서 홍보하려 했던 거고, 숙제하듯이 한 건데, 마치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여겼다. 그 부분은 사실 많이 서운했다.

-그러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는가.

▲강사 김창옥으로서는 의식을 많이 한다. 강사로서 깔끔해 보여야 하는 게 있어 옷을 가린다거나 수염을 기르지 않는 것이 그 예다. 누군가 돈 많이 벌었다고 할까봐 시계도 안 찬다. 어쩌면 이 모습이 나로 못 사는 셈이다. 평소 비속어도 안 쓰고 싶고, 웬만하면 예의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나는 긍정적인 방향의 의식적인 행동을 하는 건데, 정반대로 해석을 해버리니까 화도 좀 나고 그러더라.


-아버지의 귀는 좀 어떤가?

▲맨 처음에는 귀 수술을 해드리려고 한 게 아니라 검사만 받으려고 했다. 어차피 안 들릴 것으로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소리를 듣게 되시지 않나. 근데 소리가 들리는 거랑 언어가 해석되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소리와 언어가 매칭이 돼야 한다. 언어 재활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엄마가 해야 한다. 엄마는 까막눈이다. 엄마가 그걸 하기엔 너무 짜증이 나는 거다. 단순하지가 않다. 

그래서 언어 재활센터에 보냈었다. 버스를 30분 넘게 타고 가야 하기에 너무 힘들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갔다 오셔서 2시간을 짜증냈다고 한다. 그래서 택시비를 드리려고 했다. 택시는 너무 비싸서 아깝다고 못 타신다고. 그래서 결국 아버지가 안 한다고 하셨다. 

-너무 희망적이지 않은 결과 아닌가. 

▲정말 희망적이지 않다. 하하. 어디서 얘기하기도 아름답지도 않고.

-자료에 보면 이 영화를 개봉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한다. 어떤 의미인가. 


▲지금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이 알리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건 많이 떨린다. 강연의 경우에는 사람이 많이 안 와도 돈을 준다. 이건 사람이 오는 대로 돈을 버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더욱 홍보를 열심히 한다. 사실 처음에는 개봉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극장서 엄마와 아빠와 처음 영화를 보는 셈이다. 엄마는 글을 못 읽으셔서 외화를 못 보고, 아버지는 못 들으셔서 한국 영화를 못 본다.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

근데 이 영화는 가능하다. 그것만으로 엎드려서 감사드린다. 그래서 개봉 안 해도 좋다고 했더니, 김봉한 감독이 내 돈은 어떡하냐고 해서, 개봉까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 분이라도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아버지 귀, 희망적이진 않은 결말”
“코로나로 오히려 성숙해지는 단계”

김창옥 강사에게 <들리나요?>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아직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야 알 것 같다. 

-공고를 나와 군대 다녀와서 대학에 갔다. 성악과였다. 전혀 상관없는 강연의 길로 접어들었다. 살아온 굴곡을 보면 여러 시련이 있었다. 어떻게 강연을 선택하게 된 것인가. 

▲강연을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가 노래를 계속했다. 합창단 단원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할 때 잘한다고 정의를 내린다. 나는 언젠가 남들이 나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이 나에게 잘한다고 인정하는 것은 돈이라고 생각했다. 돈을 안 주면 사실 잘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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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서 ‘기사 좋다’고 하는데, 돈을 안 준다면 그건 취미가 된다. 나의 노래는 페이를 받을 만큼은 아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한테 ‘성악을 하면 잘 하겠다. 재능이 있다’고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였다. 내가 돈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을 찾다가 강연을 하게 됐다. 

-영화는 소통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영화를 통해 고백을 많이 했다. 사실 강연을 봐도 다른 거장과의 강연과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김 강사의 가장 큰 무기는 일상의 이야기라고 본다.

▲나는 거장의 학문을 공부하지 않았다. 심리학이나 철학을 공부하지도 않았다.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현장에서는 학문적인 언어보다는 현장의 언어가 통한다. 사람들이 쓰는 용어로 다가가야 그들도 마음을 연다. 나는 실제로 비속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속어를 좋아해서 그런 표현을 많이 쓴다. 

정형화된 아나운서 톤이 어쩌면 나랑은 더 잘 맞는 용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는 마음이 통하지 않는다. 유통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폭넓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일상의 언어라는 무기를 갖게 된 것 같다. 

-요즘 SNS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남과 비교하면서 더욱 박탈감을 느끼는 삶으로 인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SNS가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목욕물이 더럽다고 물만 버려야지 그 안에 있는 아이를 버릴 수는 없지 않나. SNS는 많이 더러워졌다. 하지만 이 안에 아이는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고급 콘텐츠가 늘어난다면 유튜브든 SNS든 얼마든지 깨끗한 채널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영상산업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종목은 게임과 포르노다. 유튜브도 어쩌면 시작단계다. 점차 고급 콘텐츠가 나오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연계도 상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어떻게 살고 있나. 

▲영화보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해서 난 요즘 좀 지쳐있는 것 같다. 강연은 내 인생을 다 먹어버린 철갑이었다. 그 철갑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날 지키는 무기였다. 지금은 그걸 벗고 싶다.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소명은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의도치 않게 쉬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제주도에 있었는데 유튜브만 봤다. 제주도서 서울서 해도 되는 유튜브만 본 것이다. 살면서 쉼이라는 건 내게 늘 부정적이었다. 

아버지가 석공 일을 하셨는데, 비가 오면 일을 못 했고, 추우면 일을 못 했다. 그러면 불안감이 생긴다. 쉬는 날이면 아버지는 화투를 치셨다. 그리고 와서 엄마를 때리고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내게 휴식이란 문제만 일으키는 부정적인 것이었다. 여태 일하려고 쉬었다. 쉬려고 일한 게 아니라. 처음으로 그냥 몽땅 쉬어버렸다. 처음에는 쉬고 있는 내가 너무 어색했는데, 이제 조금씩 자연스럽게 쉬고 있다. 몸이 많이 지친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몸도 좋아졌다. 강연중독자가 억지로 쉬면서 좋아진 것이다. 

-오랜 굴곡을 지나왔는데, 혹시 스스로 듣고 싶은 말이 있나.

▲애썼다. 혹은 욕봤다. 수고했다와는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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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