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통하는 핫플레이스는?

지하철이나 도로 등의 교통 개발 호재는 분양시장에서 ‘돈’으로 통한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교통여건이 개선되면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여가시간에 사용할 수 있고, 지하철역 주변으로 형성되는 편의시설을 누리기도 편리하며, 임대수요의 증가는 물론 유동인구도 증가하게 된다.

최근 교통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청량리역 일대가 있다. 서울 동북부지역 최고의 교통 요지로 손꼽히고 있는데, 지하철 1호선·경원선·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KTX강릉선 등 총 6개 노선이 지난다. 이를 통해 종로·광화문·강남·잠실·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편리하다. 

청량리

단지 주변으로 서울과 수도권지역을 오가는 60여개의 버스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왕산로, 고산자로, 천호대로, 내부순환로, 동부간선도로 접근성도 용이하다. 롯데백화점(청량리점)·롯데마트(청량리점)·홈플러스(동대문점)·약령시장·경동시장·청량리종합도매시장·청량리농수산물시장을 도보로 이용 가능해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청량리역 일대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속속 흥행몰이 중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일원에서 공급하는 청량리역 초역세권 단지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청약 접수 결과 총 486실 모집에 6874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14.14대 1로 전 타입 모두 청약을 마감했다. 최고 경쟁률은 B블록 84㎡OF 기타 접수 기준 213대 1이다. 

요즘 핫한 곳은…길 나는 곳에 물어봐
교통 프리미엄 누리는 신규 단지 주목


앞서 지난해 청량리역 일대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도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31.08대 1,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192’ 4.64대 1,‘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 65’ 16.53대 1 등이다. 특히 이 3개 단지에 몰린 1순위 청약자수는 총 2만8247명이나 돼 높은 청약열기를 반영했다.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동대문구 청량리동 235-6번지 미주상가 B동 개발사업인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은 지하 7층~지상 20층에 오피스텔 954실 및 상업시설, 공공업무시설로 조성된다. 오피스텔은 선호도가 높은 원룸형과 최근 트렌드로 각광받는 분리형 등 2개 타입으로 꾸며진다. 

원룸형은 20㎡(이하 전용면적) 96실, 21㎡ 724실 등 820실로 구성되며, 분리형은 34㎡ 32실, 41㎡ 64실, 44㎡ 38실 등 총 134실이다. 단지 내에는 청량리동 주민센터, 자치회관, 동대본부 등 기존 동주민센터 시설과 문화·복지 관련 시설이 갖춰진 복합청사도 들어선다.

신길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도 서울 서남부권의 교통 요충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주변으로 여의도~서울대를 이어주는 신림선 경전철 보라매역(2022년 예정)과 여의도~광명~안산을 잇는 신안산선 신풍역(2024년 예정)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완공 시 신길뉴타운은 지하철 1·5·7호선과 함께 풍부한 교통망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된 ‘국회대로 지하화 사업(서울제물포터널)’과 서부간선도 지하화 사업이 마무리 단계다.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정보에 따르면 1순위 청약을 받은 신길 센트럴자이는 일반분양 3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9906명이 몰려 평균 5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7년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률이다.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는 신길 센트럴자이 상가는 108동에 10개 점포, 103동에 4개 점포가 들어서며, 1층 상가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37.65~53.32㎡로 소규모 업종 위주의 면적으로 공급되며 편의점·미용실·세탁소·커피전문점·문구점·중개업소·베이커리·패스트푸드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권장 업종이다.


목동

9호선 급행이 지나가는 염창역 일대 양천구 목동과 강서구 염창동 지역은 서울 중심 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와 김포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어 출·퇴근 여건이 매우 좋다. 염창JC, 올림픽대로, 월드컵대교(2020년 개통 예정), 강변북로, 공항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이 수월하며 상암, 마포, 김포공항, 마곡지구도 근접해 있다.

출·퇴근 줄이고 
편의시설 누리자

▲목동 에버하임= 서울시 양천구 목동 966번지 일대에 3억원대로 시작하는 소형 아파트인 ‘목동 에버하임’이 분양 중이다. 총 117세대가 공급되며 지하 3층에 지상 11층으로 소형 아파트인 공동주택이 3~11층에 배치된다.

지하 3층~지하 2층 자주식 주차장 114대가 가능해 사실상 전 세대 주차가 가능하다. 총 7타입, 1·2인 가구 선호도가 높은 원룸과 투룸으로 공급되며 실사용면적(전용면적+서비스) 기준으로 30.40~56.51㎡이다.

상암

올해 말 월드컵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다리가 개통되면 성산대교와 양화대교의 교통량은 분산되며, 최근 서울시 목동과 청량리를 가로지르는 강북 횡단 경전철(이하 강북횡단선) 건설이 본격 추진되면서 양천구 목동 인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마포 상암동에는 서울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 그리고 경의 중앙선의 3개 노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 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목동~청량리를 잇는 강북횡단선과 부천 원종동~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서부광역철도(원종홍대선)가 예정돼 있다. 향후 두 노선이 개통되면 상암동은 경의중앙선·6호선·공항철도·강북횡단선·원종홍대선 등 다섯 개 노선을 품은 ‘펜타 역세권’이 된다. 
 

▲상암DMC파크시티=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1차 조합원 모집을 마감한 ‘상암DMC파크시티’가 2차 일부 잔여세대에 한정 조합원 모집 중이다.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총 314세대로 전용면적별 45㎡23가구, 59㎡244가구, 84㎡47가구 등 선호도 높은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과천

서울과 근접해 있고 녹지 비중이 높아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로 불리는 과천지식정보타운도 교통 호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과천 구도심과 지하철 4호선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역(가칭)이 신설될 계획이다. 정부 과천 청사 쪽에 GTX-C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며 위례 과천선도 계획돼 있다. 
 


▲과천 대림 디테크타워=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지식8블록 지식산업센터인 ‘과천 대림 디테크타워(D-tech tower)’가 지원 상가를 먼저 공급하고 지식산업센터는 이후에 분양 예정이다. 대지면적 6505.57평, 연면적 4만7042.22평, 지하 3층~지상 15층, 주차대수는 1185대다. 2020년 7월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중순경 완공 예정이다.

지하 2~3층은 소형창고·주차장 등, 지하 1층~지상 2층은 지원상가, 지상 3~15층은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지산비율은 91.35%(4만7097평), 상가비율은 8.1%(3804평, A동 1096평/B동 2708평), 유치원은 비율은 0.6%다.

향동

고양 향동지구는 서울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지만 도로 교통 및 대중교통의 불편함으로 인해 외면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교통 개발 소식이 들려오며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인 GTX-A노선을 비롯해 고양선, 서부선 등 서울과 연결되는 광역 교통망 개발 소식이 이어지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이 공급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이번 물량은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구리

마지막으로 구리시도 지하철 개통 호재에 따른 지역 가치 상승 기대감이 높다. 2023년 9월 개통을 목표로 한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은 암사역에서 출발해 구리시와 남양주 다산을 거쳐 별내까지 연결하는 노선으로 구리시의 최대 교통 호재로 꼽힌다. 

8호선 별내 연장선이 개통하게 되면 구리시의 강남 접근성은 더 좋아진다. 여기에 구리시의 경우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는 1단계가 71㎞로 2022년 개통될 예정이다.
 

▲클래시아 구리=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하고 창성건설이 시공하는 ‘클래시아 구리’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가를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1개동, 전용 19~47㎡ 총 388실 규모로 주차대수는 총 458대이다. 

오피스텔로는 보기 드물게 1실 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단지 내 상가는 지상 1~3층에 공급되며 1층 13개 점포, 2층 11개 점포, 3층 12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일부는 선임대가 완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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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