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명당 잡은’ 의원들 백태
국회 ‘명당 잡은’ 의원들 백태
  • 최현목 기자
  • 승인 2020.06.08 11:43
  • 호수 12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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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층 로열층 입주자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명당’을 차지하라. 국회 개원을 앞두고 벌어지는 의원실 쟁탈전은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된다. 의원들은 각자의 이유를 내세워 4년간 동고동락할 장소를 결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일요시사>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만큼이나 치열한 의원들의 명당 찾기 대작전을 추적했다.
 

▲ 국회 의원회관 전경
▲ 국회의사당 본청과 의원회관(사진 오른쪽) 전경

국회의원들이 입주를 완료했다.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통상 의원실 배정은 원내대표가 당선인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 관례상 다선·실세 의원이 우선권을 갖는다. 그럼에도 선택이 겹칠 경우 추첨 과정을 거친다. 사실상 4년간 의정활동 공간을 결정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다.

○○○호

의원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호실을 선택했다. 크게 ▲명당 선호형 ▲의미 부여형 ▲전망 선호형 ▲실리형 등으로 유형이 나뉜다.

‘명당 선호형’은 전직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성공한 정치인들이 사용한 호실을 선택하는 경우다. 325호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사용했던 장소다. 20대 총선 때 국회에 첫 입성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21대 총선서 재선에 성공, 325호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권 의원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 정무특보를 역임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의원이었을 당시 사용했던 545호는 굴곡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이후 545호에 입주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이하 통합당) 이완영 전 의원은 임기 중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21대 국회에선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 이수진 의원이 사용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312호는 초선인 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사용한다. 20대 국회에선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이 주인이었다. 21대 총선서 재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847호로 옮겼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썼던 638호는 초선인 민주당 조오섭 의원에게 배정됐다. 조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의원실 배정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참 놀랐다.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28호는 유서가 깊은 곳이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사용했으며, 이후 ‘민주화운동의 대부’ 고 김근태 전 의원이 이어받았다. 21대 국회에선 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사용하게 됐다.

454호는 역대 국회의장을 두 명이나 배출한 명당이다. 앞서 16대 국회 전반기 의장이었던 이만섭 전 의장과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이었던 문희상 전 의장이 454호의 주인이었다. 21대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문 전 의장으로부터 이 사무실을 물려받았다.

718호는 ‘관운’(관리로 출세하는 운)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곳서 내리 6선에 성공하고,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거친 후 국무총리까지 맡으면서 ‘명당 중의 명당’으로 떠올랐다. 50여명의 민주당 의원이 718호를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곳의 주인이 됐다. 

‘관운’ ‘의미’ ‘조망’…자리 해석 제각각
‘이왕이면 다홍치마’ 기운 받고 용꿈까지?

호실 번호를 좇은 ‘의미 부여형’도 있다. 문 대통령을 거쳐 권 의원에게 돌아간 325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23일을 뒤집은 숫자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518호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떠올린다. 그래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 사이서 특히나 인기가 많은 사무실이다. 이곳의 주인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 ‘호남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21대 국회에선 기존 사무실 주인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생환해 그대로 사용한다.

6·15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하는 615호는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차지했다. 615호는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이 지난 12년 동안 사용했다. 21대 총선서 박 전 의원이 낙선하면서, 누가 615호의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 국회 의원회관 복도
▲ 이사로 분주한 국회 의원회관 복도

민주당 지도부는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인 6·15남북공동선언의 상징성을 고려, 김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 의원에게 615호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 측은 “(민주)당서 먼저 615호 제안이 들어와 고마웠다”고 밝혔다.

‘전망 선호형’은 7·8층을 선호하는 유형이다. 적당한 고층서 한강 뷰 또는 광장 뷰를 조망할 수 있다. 다만 소통관이 들어서면서 한강 뷰 ‘로열층’은 8·9층으로 올라간 상태다. 여성 최초 국회부의장으로 내정된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같은 당 송영길 의원 등 중진들이 한강 조망권에 입주했다. 7층 광장 뷰에는 김진표·남인순·변재일·주호영 의원, 8층 광장 뷰에는 박진·이인영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의원들이 둥지를 틀었다.

‘실리형’의 대표주자는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다. 그는 공실이던 746호에 빠르게 입주했다. 이 방은 통합당 최경환 전 의원이 사용하고 있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국정원 뇌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때문에 로열층임에도 의원들 사이서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이 의원 측은 746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빨리 일하기 위해 공실로 남아 있던 방을 지망했다”고 설명했다.

10층은…

10층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인기가 없는 층이다.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10층에는 초선 30대 의원들이 다수 배치됐다. 민주당 김남국·오영환·장경태·전용기 의원, 통합당 배현진 의원 등이 10층에 자리 잡았다. 당초 경호상의 이유로 10층에 배정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통합당 태영호·지성호 의원은 각각 9층과 6층에 배정받았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배지 둥지’ 의원회관은?

국회 의원회관은 지난 1989년에 준공된 구관에 2012년 신관이 증축되면서 지금의 ‘ㅂ’자 형태를 갖추게 됐다.

전체 10층으로 총 300명의 국회의원과 각 의원당 ‘9명의 식솔’까지 더하면 3000여명의 인원이 이곳서 근무한다.

국회 사무처, 선거관리위원회, 청소근로자 사무실 등도 의원회관에 있어 실제 근무자는 훨씬 많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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