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⑥> 민주당 전용기 “청년 키워야 국가 커져”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한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여섯 번째 주자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비례대표와 함께했다.
 

▲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오늘이 있기까지 10년의 노력이 있었다. 보이는 곳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해 온 대학생위원회와 전국의 수많은 선후배 청년 동지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곳에 없었을 것이다. 부끄럽지 않은 정치로 답하겠다. 선후배 청년 동지들의 노력이, 선택이 당당할 수 있도록 성실하되 겸손한 모습으로 함께하고 싶다. 언제나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때론 뜨거운 응원을, 때론 호된 질책을 부탁드린다.”

6번의 기적

21대 국회에선 3명의 20대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선 비례대표 16번을 배정받은 91년생 전용기 의원이 당의 막내를 맡게 됐다. 전 의원은 비례대표 몫으로 민주당서 6번을 배정받았지만, 더불어시민당의 인사 10명이 전진 배치되면서 16번으로 밀려났다.

당내 청년위원회, 대학생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을 낙관적으로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선거 기간 굉장히 힘들었다. 민주당서 6번을 받은 건 전국에 있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거였다. 20대 청년을 대표할 국회의원을 하나 만들어보고자 다들 뭉쳤다. 그런데 선거기간 중 당선이 어렵다는 예측이 계속되니까. 이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죄송하고 고마운 생각 밖에 없었고, 정말 간절했다. 이제는 이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전 의원은 꽤나 다이내믹한 20대를 보냈다.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재학 시절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전엔 체육교사를 희망했으나 이를 기점으로 사회가 제 역할을 잘하고 있지 못한 점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이후 대학 내 봉사국을 신설하는 등 점점 공적인 영역에 눈을 뜨게 되면서 정치와 가까워졌다.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2016년에는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촛불 정국’을 맞이하면서 전 의원은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총학생회에선 원래 정치권의 목소리를 크게 내진 않았다. 학교 발전을 위한 활동만 했는데, 촛불정국을 겪으면서 나도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내가 주도해 800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11개의 대학이 공동 시국선언을 했다.”

민주당에 들어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및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 등 당직을 두루 거쳤으나 정치활동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았다. 청년 인재를 육성하는 당의 시스템 역시 잘 구축이 돼있지 않았을 뿐더러, 정책 회의와 같은 활동들은 주로 낮에 열리기 때문에 일자리를 선뜻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전 의원은 창업의 길을 선택해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정당 활동을 하면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 정책 회의 같은 건 오전에 하니까 일을 못한다. 정치를 하려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정당활동을 했는데, 부모님께 용돈 받으면서 정치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자영업에 오래 몸담은 친구가 내 얘기를 듣고 같이 학교 앞에서 가게를 하자고 하더라. 대출금 천만 원을 빌렸다. 가게에 필요한 대부분의 공사를 비롯해 배달, 서빙, 음식 만들기를 직접 다했다. 주변서 배웠냐고 물어보는데, 아니다. 돈 없으면 직접 다하게 돼있다.(웃음) 정치를 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한 전형적인 투잡맨이었다.”

젊은 세대 염원 담긴 국회 입성
“시대 흐름 읽는 정책으로 보답”


정당 생활, 대학원 공부, 사업을 병행하면서 전 의원은 당의 청년 육성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느꼈다. 정치에 뜻을 가지고 여의도에 들어온 동지들이 당내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떠나는 경우들을 계속해 지켜봤기 때문이다. 이는 인턴 비서를 채용 중인 전 의원이 당내서 꾸준히 활동한 이들에게 채용 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이유기도 하다.

“당에서 육성한 청년 인재를 키워줘야 한다. 의원실의 인턴비서를 채용 중인데, 정당활동 및 대학생위원회, 청년위원회 활동을 했거나 아니면 정당서 하는 육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을 우대사항에 넣었다. 다른 의원님들한테도 당에서 키운 육성 인재들을 한번 봐달라고 이야기할 생각이다. 그렇게 해야 국가 발전이 있다.”

21대 국회에는 13명의 2030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20대 국회서 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총선 전부터 ‘청년 정치’의 중요성이 큰 화두에 오른 것을 감안했을 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13명은 솔직히 부족하다. 2030 국회의원들이 전체 의원들의 30프로를 차지해야 세대 대표성이 강화되는 거라 본다. 또 22대 국회에는 반짝 영입된 인재가 아니라, 당에서 키운 청년 육성 인재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와 기업 등의 올해 1분기 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전 의원은 중고 거래 사기를 형사사건으로 처벌 받을 수 있는 ‘중고거래 사기방지법’을 제 1호 법안으로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피해를 대비한입법이 시급한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한시법을 먼저 발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영업자 정책은 굉장히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자영업은 하나하나가 다 힘들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랑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월세가 3개월 이상 밀리면 주인이 재계약을 거부하고 퇴거를 명령할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 비상 시기 등 국가 재난 상황에선 한시적으로 6개월간 계약 갱신을 보장하고, 임대료 연체로 인한 계약해지나 퇴거를 제한하는 특례를 한시법으로 만들어내려고 한다.”

민주당 최연소 의원으로서 전 의원이 잔뼈 굵은 중진의원들과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일까.

“시대가 다르면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매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입법들이 빠르게 추진돼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청년들은 디지털세대를 겪은 세대로, 난 이들이 보는 시각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전 의원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볼링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진학 때도 이를 살려 생활스포츠학과를 전공했다. 학창 시절 운동을 하면서 깨달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신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산다고 했다.

29세 최연소

“고등학교 3학년 때 맨 마지막 시합이었다. 마지막 투구가 남았는데 스트라이크를 연속으로 6번을 친 상태였기 때문에, 마지막 투구도 당연히 스트라이크가 날 줄 알았다. 마지막 스트라이크를 치면 3등이었기 때문에 다들 뒤에서 메달을 땄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결국 방심했다. 위험하게 쳐서 6핀을 쳤다. 결국 4등을 했고, 3일 내리 잠을 못 잤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더라. 입법기관으로서, 21대 국회 끝까지 당리당락에 매몰되지 않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입법활동을 잘해내겠다. 300명의 국회의원들과 끝없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서 민생정책을 많이 만들겠다.”


<sangmi@ilyosisa.co.kr>

 


[전용기는?]

▲제34대 한양대학교 ERICA 총학생회장
▲경기도대학생협의회 회장
▲제19대 대통령선거 문재인후보 미래세대공동본부 본부장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위원장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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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