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전미도가 직접 밝힌 ‘슬기로운…’ 후일담

“이렇게까지…온 우주가 날 돕나 봐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데뷔 15년 차 전미도는 공연계에서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는 베테랑 배우이자 티켓 파워다.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그가 단숨에 드라마까지 접수했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채송화를 통해 단번에 스타의 반열에 오른 것. 매력적인 외모는 물론 누구나 꿈꿔보는 이상적인 캐릭터 채송화를 매끄럽게 연기했던 터라, 그의 인기는 치솟는 중이다. 마치 채송화가 TV를 뚫고 나온 듯, 차분하면서도 생기 있는 전미도rk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촬영하면서 느낀 소회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 ▲ 배우 전미도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신원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의사들 이야기가 아닌 사람들의 인생을 그려보고 싶어 만든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존 메디컬 드라마의 공식을 비껴갔다. 삶과 죽음이 맞닿아있는 병원서 사투를 벌이는 의사들 이야기가 아닌 평범과 특별함이 오고 가는 에피소드를 통해 의사들의 이면을 그려냈다. 

멈출 줄 모르는 
채송화의 인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20년 지기 의대 친구들이 한 병원서 동고동락하며 지내는 내용이 큰 줄기다. 아울러 다양한 군상이 관계를 맺어가고 무수한 상황이 벌어지는 병원 이야기를 통해 ‘힐링 드라마’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물론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4연타석 홈런을 친 신원호 사단이 미국드라마 <프렌즈>를 염두에 두고 수년간 준비한 작품이다. 이우정 작가의 인생 내공이 고스란히 전달될 뿐 아니라 그의 예쁜 마음이 곳곳에 녹아있다. 자극적이면서 악한 사람 하나 없이 누구나 이해되고 사랑스러운 인물들만이 가득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전미도가 맡은 ‘채송화’다. 의대 99학번 동기 5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신경외과의 유일한 여교수, 독할 정도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환자를 따뜻하게 대하는 인간적인 의사다. 친구는 물론 고민이 있는 후배들까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면 누구를 막론하고 알뜰살뜰 챙긴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스스로 캠핑도 즐길 줄 알며,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노래 못하는 것만 빼면 단점이 없는 완벽한 인물이다. 흠이 없는 것이 흠인 채송화를 연기한 전미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채송화 캐릭터는 초반부에 모든 것이 세팅됐다. 정말 좋은 사람. 나는 이렇게까지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런 선한 면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나도 저런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완벽하고 모범생이고 다 잘하는 면이 있는 반면에 엉뚱한 면도 있지 않나. 노래도 못하면서 잘한다고 사기 쳐서 보컬을 한다든지, 음식에 대한 집착이라든지. 그런 엉뚱한 면들이 있어서 캐릭터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

베테랑서 신인으로 드라마 도전기
예상 못한 사랑…한편 두렵기도

비록 대중적인 인지도는 부족했던 전미도지만, 공연계에선 실력파 스타로 꼽힌다. 심지어 조승우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전미도를 꼽을 정도다.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던 조정석과 유연석이 신원호 PD에게 전미도를 추천한 건 유명한 일화다.

이미 자신의 영역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전미도가 tvN 드라마 <마더>와 영화 <변신>을 통해 변화를 꾀한다. 자신이 모르는 낯선 환경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었다. 이유는 정체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5년 동안 공연을 했는데, 그렇게 긴 시간을 하다 보니 멈춰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적으로도 정형화되는 느낌이었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답답함이 있었다. 그래서 좀 더 낯선 곳에서 부딪혀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더>와 <변신>에 출연했다. 스스로 연기에 자책이 있을 정도로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설사 캐스팅에 떨어지더라도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를 만나게 되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신원호 PD는 앞서 전미도를 보자마자 ‘채송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밝은 이미지가 채송화와 어울린다고 느꼈던 것이다. 실제로 채송화와 전미도는 그리 간극이 커 보이지 않는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진정성 있는 말투서 채송화가 보인다. 


“첫 오디션 장면이 첫 장면 대사였다. 여자 주인공이라는 설명도 없었다. 당시 PD님께서 ‘송화라는 사람이고 의사인데 차분한 성격이니 미도씨가 저랑 대화한 톤 그대로 부담 없이 읽어보라’고 하셔서 정말 담백하게 읽기만 했다. 그게 감독님이 원하셨던 송화 톤이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주인공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저 작은 배역 하나라도 맡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났다. 이런 행운을 얻을 줄은 몰랐다. 조정석과 유연석은 굉장한 은인이다. 연석의 한마디가 특히 시의적절했던 것 같다. 사적으로 인연이 없었는데 추천해줘서 더 감사하다.”
 

▲ ⓒtvN

워낙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이 채송화다 보니, 남자뿐 아니라 여자들도 그를 좋아한다. 매사 조심스러우며 의젓하고, 상냥하며 따뜻한 마음씨의 채송화는 그 어떤 작품서도 볼 수 없는 이상적인 인물이다. 연기한다는 건 곧 인물을 품는 것이기도 한데, 전미도는 채송화와 얼마나 닮아 있을까.

“일을 열심히 책임감 있게 하는 면은 비슷하다. 배우로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송화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비슷한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후배들을 대할 때는 정말 다르다. 나는 그렇게 후배들을 챙기진 않았는데 채송화를 맡은 후에 조금씩 챙기고 있다. ‘나 원래 성격이랑 드라마랑 달라’라고 할 수 없어 잘 챙기려고 한다. 이제는 두말없이 잘해주고 있다.”

“80세까지 
하고 싶다”

홍일점 채송화를 중심으로 ‘이익준’(조정석 분), ‘김준완’(정경호 분), ‘양석형’(김대명 분), ‘안정원’(유연석 분)이 ‘99즈’로 불린다. 늘 같이 밥을 먹고,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희노애락을 공유한다. 서로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며 누구보다도 친구가 행복해지는 데 최선을 다한다. 누구나 원하지만 그렇게 쉽지 않은 관계성이다.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다. 아마 드라마 촬영만 했으면 이렇게 친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작년 가을부터 합주를 했다. 그곳에서는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사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훨씬 빨리 친해졌다. 드라마처럼 죽마고우가 돼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낸다.”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매장면마다 느낄 수 있다. 진짜 친구 같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과 챙기는 마음, 모든 것이 진심서 우러나온다.

“공연은 두 달 정도 부대끼면서 알아가는 시간이 있는데, 드라마는 그런 시간이 없다 보니 연기할 때 어색하거나 낯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분들과 연기하면서 그런 게 없다는 것에 놀랐다. 진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명이 함께 촬영하는 날만 기다렸다. 그 정도로 좋았다.”

언제나 즐거웠던 다섯 명과의 촬영 중 전미도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석형을 위로하는 신이다. 이기적인 아버지로 인해 우울해할 거라고 생각한 네 명의 친구가 얼굴을 망가뜨리는 장면이란다. 

“석형이 헤드폰을 끼고 소파에 누워있는데, 네 명이 그 앞에 서 있었다. 대본에는 ‘안대를 벗으니 네 명이 서 있다’였고, 그렇게 찍었다. 그러고 나서 감독님이 재미 삼아 한 번 웃긴 표정으로 찍어보자고 해서 따로 또 찍었는데, 방송을 보니 웃긴 표정으로 찍은 장면이 나왔더라. 해당 신 찍을 때 자지러질 정도로 웃었다. 감독님이 ‘쓸지 안 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막상 방송으로 보니 되게 뭉클하더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 표정에 위로가 다 담겨있었다. 나 역시도 위로를 받았다. 작가님이 기본적으로 잘 써주시는데, 감독님의 역량도 대단한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께 손 하트를 날렸다. 하하.”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들의 사랑 이야기기도 하다. 각 주인공이 새로운 사랑 앞에서 고민하거나 주저하고, 또는 행복감을 느낀다. 송화는 익준과 ‘치홍’(김준한 분)의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시즌1에선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애매한 상황에 매듭을 짓는다. 치홍은 저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익준은 마지막 화에서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다며 고백을 한다. 그 고백에 대한 피드백 없이 시즌1은 끝난다. 

재밌는 익준
따뜻한 치홍


“작품이 결정난 후 대본을 받았을 때 3부까지 있었는데, 러브라인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송화라는 사람의 기본적인 성격에 대해서만 듣고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하면서 촬영했다. 송화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마지막 장면서도 익준이 액션을 하고, 송화는 당황하기만 한다. 준한도 계속 밀어붙인다. 대본에도 송화가 누구한테 마음이 있는지 전혀 정보가 없다. 작가님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전미도가 만약 채송화라면 익준과 치홍 중 누구를 택할까. <슬기로운 의사생활> 팬들은 이미 ‘익송’과 ‘치송’으로 패를 갈라, 티격태격 중이다. 

“두 분 다 멋있는 캐릭터다. 익준은 재밌고, 치홍은 따뜻하다. 개인적으로는 재밌는 사람을 좀 더 좋아한다. 아마 익준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후 전미도의 위상은 달라졌다. 당장만 하더라도 광고 러브콜이 급물살 타듯 들어오고,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회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남녀노소 모두가 전미도를 알고 좋아한다.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에 올랐으며, 그가 부른 OST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각종 음원사이트 1위를 독식했다. 팬덤이 막강한 가수 아이유와 맞붙어 일군 결과다. 워낙 많은 관심은 부담스러워 조심했었다는 그는 이제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스타가 됐다.

“온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 하하.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초반에 실시간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올랐을 땐 뭐 잘못했나 싶어 두렵기도 했다. 방송 나가기 전에는 대중이 어떻게 볼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나를 안 좋아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회를 거듭하면서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이 걱정했었다. 매체에 나가는 게 ‘양날의 검’이라고. 관심을 받는 만큼 일상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점과 맞닿아있다. 혹은 상처를 받는 결과가 될 수도 있어서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다.”
 

▲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조심스러운 성격 탓에 반응을 확인하지 않는다. 공연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보면 심적으로 상처를 받는 터라 평도 잘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종 댓글을 만끽하고 있다. 

“드라마 댓글 보는 재미가 생겼다. 저는 사실 공연할 때도, 공연 평을 잘 안 봤다. 어차피 주변서 잘 얘기해 준다. 악플이 있거나 상처받는 일이 있을까 봐 일부러 안 보는 편이다. 이번에도 주위서 많이 알려줬다. 요즘에는 메이킹 영상 보면서 댓글을 본다. 재밌고 참신한 댓글이 많아 기쁜 마음으로 보고 있다.”

조정석·유연석, PD에 직접 추천
‘99즈’ 5인방 실제로도 죽마고우

앞서 <마더>와 <변신>을 촬영하면서 카메라 공포증도 생겨났다. 특히 <마더> 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연기에 불만이 있었다고 했다. 

“<마더> 때 스스로 연기를 너무 못해서 카메라 연기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변신> 찍으면서 조금 재미를 느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제작진이 정말 좋은 분들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거부감이나 무서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졌다. 그 덕분에 송화가 가진 차분한 면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연기를 전공하던 시절, 어린 전미도는 자신의 미래를 구상한 적이 있다. 공연계로 입문해 주인공을 맡고, 수상을 하고 등등의 계획이었다. 얼마 전 우연히 본 과거의 일기장을 보고 그대로 흘러왔다는 생각에 놀란 적이 있다고 했다. 

“대학교 졸업할 때쯤에 미래를 구상했는데,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소극장서 대극장으로 넘어왔고, 배우로 자리를 잡는 시기나 공연을 안정적으로 하면서 상을 받아 관심받는 것까지, 디테일하게 썼었다. 꽤 비슷하게 흘러온 것 같다.”

뮤지컬계의 베테랑으로, 또 대중 스타로서 40대를 준비하고 있는 전미도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이제부터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브로드웨이나 할리우드라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하. 사실 내 꿈은 돌아가신 장민호 선생님처럼 80대에도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 역할에 대한 동경이 있다. 지금은 그때를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약 6개월의 휴지기를 갖고 11월 촬영에 돌입해 내년 봄에 다시 시즌2로 돌아온다. ‘99즈’는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다른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전미도는 공연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향한다. 

어쩌면
해피엔딩

“쉬는 동안 다른 작품을 하라고 그렇게 시간을 뺀 것 같다. 공연 <어쩌면 해피엔딩>을 하기로 했다. 다른 드라마를 하기에는 좀 미안함이 있었다. 정경호가 ‘다른 드라마 안 할 거지?’라면서 계속 확인한다. 그래서 더 못한다. 사실은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 공연으로 상을 받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침체돼있기도 해서 이 작품을 택했다. 아직 여러 스케줄 때문에 연습에 매진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백상 스케줄까지 소화하면 그때부터는 여유가 있으니 제대로 연습하려고 한다. 공연도 잘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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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