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골드라인으로 갈아타볼까

골드라인 수혜 단지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행 중인 9호선(연장구간 포함)과 신분당선(연장선 포함)도 있지만, 착공에 들어갔거나 예정인 신 골드라인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신안산선이 시선을 끌고 있다.

수도권 내 파급력이 컸던 기존 노선으로는 9호선과 신분당선을 들 수 있다. 9호선은 서울시 도시철도 최초의 민간투자사업으로, 교통시설이 낙후했던 서울 강서지역에서 중심권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열차다.

9호선

급행열차 이용 시 강서에서 강남까지 30분대(김포공항~신논현 기준)로 도달이 가능하다. 편리해진 출·퇴근 여건 덕에 인근 아파트 값은 훌쩍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원에 위치한 ‘마곡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14년 4월 전용면적 84㎡ 분양가(5억3460만원) 대비 억대 이상 올랐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이 가까운 역세권이며 2차(신논현~종합운동장), 3차(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 연장 사업의 수혜를 입어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9호선은 현재 개화역~신논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역, 41.4㎞ 구간이 운행 중이다. 4단계 구간인 보훈병원~고덕강일1지구, 4.12㎞ 구간이 연결되면 전체 연장이 약 45.5㎞에 이른다. 서울시는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구간 개통 시 강동 지역과 송파·강남·서초·동작 ·영등포·강서 지역이 직접 연결돼 서울 한강 이남을 강동에서 강서까지 동서로 모두 관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염창역 목동 에버하임(소형 아파트)= 서울시 양천구 목동 966번지 일대에 3억원대로 시작하는 소형 아파트인 ‘목동 에버하임’이 분양 중이다. 총 117세대. 지하 3층에 지상 11층으로 소형 아파트인 공동주택이 3~11층에 배치되고 지하 3층~지하 2층 자주식 주차장 114대가 가능해 사실상 전 세대 주차가 가능하다. 

총 7타입으로 1·2인가구 선호도가 높은 원룸과 투룸으로 공급된다. 실사용 면적(전용면적+서비스) 기준으로 30.40~56.51㎡이다. 9호선 급행이 서는 염창역 4번 출구 도보 2분 거리 역세권 입지다. 개통 예정에 있는 9호선 등촌역도 도보 이용이 가능하다. 

신분당선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강남역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있는 광교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으로, 2011년 10월에 개통된 노선이다. 경기 수원구 영통구 이의동 내 아파트 값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연앤자이2단지’ 전용면적 101㎡는 2010년 1월 분양가가 4억8965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1억68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약 7억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이 인접해 있어 강남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분당선 연장 노선은 강남~정자~광교 운행 구간을 강남~신사~용산으로 확대하는 신분당선 서울 구간(7.8㎞) 연장 사업 중 2단계가 추진 중이다.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짓는다. 

쾌속교통망 확충 수혜지역 주목
아파트 직주근접형 단지로 인기

용산역(1호선)에서 강남역(2호선 및 신분당선)까지 지하철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9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들어 용산 지역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분당선 서울 구간 연장사업 1단계 구간(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 3호선 신사역)은 기존안대로 2022년 상반기 개통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사업(용산~고양 삼송·18.4㎞) 시행 여부도 조만간 결정된다. 지난해 중간 점검에서는 경제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보완 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 최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또한 신분당선은 2차 연장(수원 광교~호매실)을 계획하고 있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신분당선의 3차 연장 계획안은 호매실역을 출발해 오목천역을 지나 화성시 향남읍까지 가도록 계획돼 있다. 
 

▲신사역 멀버리힐스(복합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신사역 멀버리힐스’ 메디컬 전문상가가 분양 중이다. 10년간 공급이 없었던 신사역 일대에 공급되는 신축상가로 지하 8층~지상 14층 근린생활 시설동 등 총 2개의 타워로 이루어진 복합건물이다. 지난해 5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전 세대, 상업시설 및 메디컬 1차분이 성공적으로 분양 완료됐다. 현재 상업시설 및 메디컬 2차분을 분양하고 있다. 

도보 1분 거리에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 위치한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신사역은 서울 중심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노선을 품고 있다. 여기에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 사업과 위례신사선 등이 예고돼 있다. 

GTX-B·C

GTX-B·C노선은 각각 2022  년과 2021년부터 착공 예정이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경기 남양주(마석)까지 급행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현재 82분에서 27분, 송도에서 마석까지 현재 1시간30분에서 50분으로 이동 시간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서울과 직접 이어지는 교통망이 없었던 인천 송도와 남양주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남부권 접근성이 떨어졌던 의정부 주민들은 GTX-C노선 신설을 기다리고 있다. 이 노선은 의정부에서 창동 광운대 청량리를 거쳐 삼성 양재 과천 금정까지 연결된다. 현재 의정부에서 삼성역까지 가려면 1시간20여분이 걸리는데, C노선이 생기면 16분으로 줄어든다.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오피스텔)= 대림그룹 삼호와 대림코퍼레이션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 일대에 짓는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을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6층, 지상 20층, 3개동 오피스텔 전용면적 23~41㎡ 1208실로 구성된다. 지상 2~3층은 오피스 156실, 지상 1층은 근린생활시설 18실로 이뤄져 있다. 

삼호와 대림코퍼레이션에 따르면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은 서울지하철 1호선, 인천도시철도 1호선, GTX B노선(예정) 환승역인 부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단지다. 이 노선을 통해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20분대, 서울역까지 40분대, 고속터미널역까지 4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신안산선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간 신안산선 또한 수도권 서남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사업은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7㎞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 사업비 3조3465억원을 투입해 15개 정거장을 짓는다. 노선은 지하 40m 이하 대심도 공간에서 최고 시속 110㎞로 운행한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임대수요 늘어날 확률↑
지역 간 이동수용 범위↑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시간은 현재 53분에서 개통 뒤 22분으로 단축된다. 안산 원시동에서 여의도역까지는 36분 안에 닿는다. 원시~시흥시청 구간에서는 소사~원시선으로, 시흥시청~광명 구간에서는 월곶~판교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 보상이 완료되는 구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산 차량기지는 8월 말 착공해 개통 목표 시기는 2024년 말이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경기에서는 안산·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 및 서울 금천구·구로구·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개통 뒤 서울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 GS건설이 시공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신길뉴타운(신길재정비촉지구역) 12구역으로 아파트 1008세대를 배후로 두고 있다.

이 상가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신안산선(예정) 신풍역과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강남까지 10분대에 닿을 수 있다. 또 해군회관 사거리 경전철(신림선)이 신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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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