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항마 ‘정세균 대망론’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6.01 10:46:52
  • 호수 1273호
  • 댓글 0개

문정부 2인자끼리 붙을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항마를 찾아라. 대권 레이스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심상치 않은 ‘정세균 대망론’을 쫓았다.
 

▲ 정세균 전 국무총리 ⓒ문병희 기자

“대선 생각이 있느냐”는 박병석 당시 청문위원의 질의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전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총리직에 충실하겠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정 후보자는 “그렇다”고 말했다. 

두 거대 잠룡
친문 선택은?

지난 1월7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서 나온 질의응답 중 일부다. 전임 국무총리이자 대권주자로 불리는 이낙연 전 총리의 경우처럼, 정 후보자가 총리직을 마치고 대권 레이스에 도전하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청문회를 통과한 정 후보자는 지난 1월14일 제46대 국무총리로 임명됐다.

정치권은 정 총리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청문회서 대권 도전을 묻는 질의가 나온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박지원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18일 정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후 가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정 총리는)대권의 꿈을 갖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또 총리로 가더라도 대권의 꿈을 접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21대 총선이 끝났다. 높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보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에서 당선됐다. 종로는 그동안 ‘정치1번지’라 불리며, 차기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 20대 국회 때까지 종로는 정 총리의 지역구였다.


종로 승리 후 이 총리는 차기 대권 레이스서 독주 중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조사하고 27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38.4%로 1위를 달렸다. 

2위는 17.4%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1·2위 간 두 배 이상 격차가 나는 상황이다(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여론조사기관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쟁자가 없다.
 

▲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한 이낙연 의원 ⓒ문병희 기자

이 전 총리는 또 한 번의 비상을 노리고 있다. 바로 당권이다. 이 전 총리는 최근 8월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굳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몸집을 키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책임감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 전 총리의 대권 레이스는 현재 순항 중이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후 총선서 승리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또 당내서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정국의 중심에 섰다. 만약 당권까지 거머쥔다면 그렇지 않아도 독주하고 있는 차기대권주자 후보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저평가 우량주 비상할까
코로나19 이후 대권 탄력

여러 모로 이 전 총리에게 유리한 상황이지만, 한 가지 불안요소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9일에 열린다. 1년10개월이 남았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언제 구도가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다.

당권 도전을 굳힌 이 전 총리 입장서 이런 불안 요소에도 휘둘리지 않을 한 방이 필요하다.


또 당권 레이스 과정서 이 전 총리의 이미지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역대 전대는 총선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돼왔다. 역대 가장 무난했다고 평가받는 지난 8·25전당대회 때도 이해찬·송영길·김진표 등 당권주자들은 선거일이 다가오자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이 전 총리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는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존재감을 키웠다. 시작은 위기였다. 지난 1월 정 총리가 취임한지 6일 만에 국내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본부장을 맡은 정 총리는 현장 시찰 중 상인에게 “손님이 적어 편하시겠다”고 해 구설에도 올랐다. 

하지만 이후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에 내려가 3주 동안 현장을 지휘했다.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해 마스크 대란을 돌파해내기도 했다.
 

▲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로 당정 간 갈등이 불거졌을 때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설득한 사람도 정 총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노력이 더해져 ‘K-방역’은 전 세계서 벤치마킹하는 모델이 됐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돼 코로나19를 종식시킨다면, ‘코로나19 극복 총리’로 불리며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큰 가산점을 얻을 전망이다.

정 총리는 새로운 도약지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그린뉴딜’이다.

대권의 꿈
놓지 않아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서 “경제 위기 극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도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는 7월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가 출범한다. 수소경제 활성화는 그린뉴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출범은 정 총리의 지시로 앞당겨졌다. 당초 수소경제위원회의 출범은 내년 2월로 예정돼있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컨트롤타워였던 중대본의 참석을 줄이고, 경제 행보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 5회 중대본 회의 참석을 주 2회로 줄이면서, 경제 관련 참석을 늘리고 있다는 것. 최근 정 총리는 노사 대표들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경제총리’를 자처했던 취임 초기로 돌아가려는 의도로 읽힌다. 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이자 제9대 산업자원부 장관인 정 총리의 전공 분야가 바로 경제다. 정가 안팎에선 정 총리의 경제 관련 행사 참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 총리’서 ‘경제 책임총리’로의 변화를 바라보는 정치권은 정 총리가 이 전 총리와의 민주당 대권후보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총선에 뛰어들어 민주당 압승을 견인, 당권까지 노리는 이 전 총리에게 맞서 전공인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시선이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주변에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대선으로 가자는 제안을 많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최근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민주당 대권주자 선호도 1위와 잠재적 대권주자의 만남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이 전 총리다. 당권 출마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전 총리의 등장에 취재진이 몰렸다. 사실상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지도부가 앉은 테이블의 상석에 앉았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이형석·남인순 최고위원과 같은 테이블이었다.

경제 총리
변신 시도

정 총리의 등장은 그 이후였다. 깜짝 등장이었다. 정 총리의 참석은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정 총리의 깜짝 등장에 관심을 보였다. ‘정세균계’ 의원들이 일어나서 정 총리를 맞았다.

정 총리는 연단에 올라 “국민께서 많은 의석을 민주당에 주신 것은 집권여당이 위기상황 대응에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 성과를 내라는 엄중한 명령”이라며 “예뻐서 찍어준 게 아니라 책임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인 만큼 과제가 많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정 총리는 “전력투구해 목표를 100% 달성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당정은 서로 협력하면서 국민을 섬겨야 한다. 앞으로 4년간 보람 있는 의정 활동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를 마친 정 총리는 테이블을 돌며 당선인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21대 총선 후 정 총리는 가까운 민주당 당선자들 위주로 비공개로 당선 축하 자리를 여러 차례 가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모두 호남 출신이다. 정 총리는 전라북도 진안, 이 전 총리는 전라남도 영광서 각각 태어났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정부 초대 총리였으며, 후임자는 지금의 정 총리다.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 내부에선 호남 출신 인사가 정권재창출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호남대망론’을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정권재창출 과정서 호남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호남대망론의 선두주자이며, 잠재적 대권주자인 정 총리가 호남대망론을 달성할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과연 ‘포스트 DJ(김대중)’라는 타이틀은 누구의 차지가 될 것인가. 역대 호남 출신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DJ 이후 4번의 대선이 치러졌지만,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며, 호남 출신 대통령은 탄생하지 않았다.

“기반은 더 단단해”
묘한 긴장감 연출

대권에 도전할 후보마저도 가뭄이었다. 이 전 대통령과 대결해 패배한 민생당 정동영 전 의원이 DJ 이후 유일한 호남 출신 대권주자였다. 정 총리, 이 전 총리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사람이 대권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정가서 오랫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호남 후보 필패론’이다.
 

▲ 청와대 ⓒ문병희 기자

호남의 인구는 영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 호남 지역 단독으로는 대권주자를 당선시키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 DJ는 충청의 맹주인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와 DJP연합을 결성한 후에야 대권을 쥘 수 있었다. 호남 출신 대권주자에게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정치권은 두 사람에게 필요한 플러스 알파로 ‘친문’을 꼽는다. 두 사람은 공통의 약점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정 총리와 이 전 총리는 민주당 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범정세균계는 30여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낙연계’는 21대 총선 이후 세를 불려나가는 단계다. 아직 대권을 말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대권을 위해서는 민주당 주류인 친문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침 친문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군으로는 이낙연·이재명·박원순·김경수·정세균·김부겸 등이 꼽힌다. 친문 적통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유일하다. 김 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불리는 ‘댓글 조작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장 대권이라는 정치적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공개 회동
보폭 넓혔다

친문계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김 지사가 대권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친문은 정 총리와 이 전 총리 중 한 사람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두 사람은 내각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이끌었다. 결국 친문의 선택이 ‘대망론’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세균 ‘광폭 회동’ 왜?

정세균 국무총리가 군소정당 당선인들과 회동을 가지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정 총리는 최근 정의당 의원들과 만찬을 가졌다. 지난달 27일 정 총리는 심상정·배진교·강은미·이은주·장혜영·류호정 의원을 총리 공관으로 초대했다.

이 자리서 정 총리는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시절 민주노동당(정의당 전신)과 협업한 인연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총리는 군소정당과의 만찬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의당·열린민주당 의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한다.

정 총리 측은 대화의 기회가 많지 않은 군소정당을 만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부탁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선 정 총리가 내각을 책임지는 총리직의 역할을 십분 활용하는 쪽으로 대권 행보에 서서히 속도를 높일 것이라 분석의 목소리도 나온다. <목>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