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YC 오너 3세 국적 미스터리

그래서 어느 나라 사람이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BYC 오너 3세들에게서 특이점이 포착됐다. 회사는 이들의 국적을 ‘대한민국’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캐나다인’으로 등재돼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BYC는 토종 속옷 기업이다. 지난 1946년 설립돼 국내서만 74년을 나고 자랐다. 회사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재조명을 받았다. 당시 대체품으로 낙점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사 측은 ‘광복 이듬해에 설립된 토종 기업’인 점을 강조하며 물이 들어온 때를 놓치지 않았다. 상당한 실적을 올린 BYC는 이를 기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70년 넘은
토종 기업

BYC 창업주는 한영대 회장으로 경영권은 한 회장 셋째 아들인 한석범 BYC 사장에게 넘어갔다. 현재 회사는 2세 경영 체제다.

한석범 사장은 1남2녀를 뒀다.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경영권은 그 자녀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최근 BYC 오너 3세들은 차근차근 입지를 다지며 승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첫째 딸은 1987년생 한지원 ‘신한방’ 이사로 신한방은 BYC 계열사다. 한지원 이사는 지난 2017년 3월 신한방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둘째 딸은 1990년생 한서원 ‘승명실업’ 이사로 승명실업 역시 BYC 계열사다. 한서원 이사는 지난해 3월 이곳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한서원 이사의 경영 보폭은 언니보다 넓은 편이다. 그는 지난달 1일 계열사 ‘바이콤광고’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BYC 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비등기임원으로 BYC 이사회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막내아들은 1992년생 한승우 BYC 이사다. 그는 지난 2018년 27세의 나이로 BYC 등기임원이 됐다. BYC 임원으로는 3남매 가운데 가장 빨랐다.

한 사장 3남매 회사 임원으로
공시는 대한민국, 등기는 캐나다

한승우 이사는 지난 3월 BYC 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BYC 이사회는 “젊은 감각으로 당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다. BYC 관계자 역시 “회사가 비교적 오래되다 보니 젊은 감성을 녹여내고자 한다. 또 그 일을 젊은 사람이 잘해내지 않겠느냐”라고 연임 배경을 전했다.

한승우 이사는 계열사 ‘비와이씨마트’ ‘신한봉제’ 이사도 맡고 있다. 여러 모로 한승우 이사에게 무게감이 실린다는 해석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다름 아닌 오너 3세들의 ‘국적’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BYC 공시와 법인 등기부등본서 확인할 수 있는 이들의 국적은 서로 달랐다.


BYC는 지난달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너 3세들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 BYC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제출 날짜 : 지난달 6일)

하지만 이들이 임원으로 있는 계열사 법인 등기에는 국적이 캐나다로 등재돼있다.

우선 한지원 이사가 임원으로 있는 신한방 법인 등기를 살펴보면,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지원’으로 명시돼있다. 캐나다 국적의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13자리 형식이 아니었다. 한지원 이사는 외국인이 아닌 이상 ‘870916’으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등재해야 한다. 하지만 ‘1987년 9월16일생’으로 적시됐다. 이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3남매 후계자
분위기는 아들

한서원 이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임원으로 있는 승명실업 법인 등기는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서원’으로 적시됐다.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형태가 아닌 ‘1990년 10월8일생’이었다.

한승우 이사 역시 캐나다인이었다. BYC 법인 등기에 따르면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승우’로 등록됐다. 생년월일도 6자리가 아닌 ‘1992년 11월1일생’이었다.

BYC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공시)담당 직원에게 문의해보니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며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YC가 10년 전에 공시한 자료에도 오너 3세의 국적은 모두 대한민국이었다. 단순히 담당 직원의 실수로 축소하기에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이 관계자는 ‘국적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 “(오너 3세들의)개인적 문제다. 알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신한데이피스 법인등기부등본

공시된 국적과 등재된 국적이 다른 만큼 ‘복수 국적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에 복수 국적의 경우, 올해 29세인 한승우 이사의 병역 여부도 간과하기 어렵다. 하지만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고만 했다.

다만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적시한 공시를 수정하겠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오너 3세들의 국적은 캐나다일 가능성이 높다. 또 법인에 등재된 사안은 당사자의 신분을 판단하는 근거로 쓰인다. 지난 2018년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사례’와 비춰볼 때 그렇다.

고향은 어디?
“답변 어려워”


당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미국 국적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국적이 미국으로 판단된 근거는 진에어 법인 등기였다. 그의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13자리 형태가 아니었으며 BYC 오너 3세들과 동일한 형식이었다.

추가 취재 결과 오너 3세 모친의 국적도 정확하지 않았다. 장은숙 ‘신한에디피스’ 이사의 공시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신한에디피스 법인 등기에는 캐나다인으로 등재돼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장 이사의 국적 변경 가능성이다.

장 이사는 지난 2007년 10월 신한에디피스 이사로 취임했다. 최초 법인 등기에 이름을 올릴 때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캐나다인이 아니었다.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 신한에디피스 이사를 중임하면서 다음 달인 11월2일 돌연 ‘신청 착오’라며 국적이 캐나다국인으로 변경됐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민등록번호도 오너 3세들의 경우처럼 출생일만 적시됐다.

<일요시사>는 장 이사에 대해서도 문의하려 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를 알아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관계자의 답이 돌아왔다.

이후 BYC는 오너3세와 장 이사의 공시 국적을 수정했다. 지난 3일 BYC가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국적은 대한민국에서 캐나다로 변경됐다.

모친도 마찬가지…국적 변경 정황도
사 측 “개인적 문제는 답변 어렵다”


오너 3세들은 BYC 지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모양새다. 임원 승진과 지분 취득이 이뤄지면서 승계를 향한 물밑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원 이사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7차례에 걸쳐 452주를 취득해 2만225주(3.2%)를 보유 중이다. 한서원 이사 역시 같은 기간 8차례에 걸쳐 405주를 매입, 1만5145주(2.4%)를 갖게 됐다.

한승우 이사는 동기간 5차례에 걸쳐 1050주를 추가 매입해 2만1830주(3.5%)로 올라섰다.
 

▲ ▲ (사진 윗쪽부터)BYC 법인등기부등본에 한지원·한서원·한승우 사내이사들이 모두 캐나다국인으로, 생년월일 역시 OOOOOO-XXXXXXX이 아닌 YYYY년 MM월DD로 표기돼있다.

한석범 사장은 5만6828주(9.1%)를 유지했고 장 이사는 BYC 지분을 신규 취득했다.

장 이사는 지난 3월30일 6200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1만3754주(2.2%)를 확보했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0%를 웃도는데 지배력은 그 이상이다. 오너 일가서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 역시 BYC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는 ▲남호섬유(3.6%) ▲신한방(8.2%) ▲신한에디피스(17.7%) ▲제원기업(0.3%) ▲창성상품(2%) ▲신학학원(5%) ▲인화상품(3.4%) ▲백양(0.03%) 등이다.

지분 확보
승계 밑그림?

한석범 사장은 남호섬유와 신한방서 절반이 넘는 지분을 쥐고 있다. 한승우 이사는 신한에디피스서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제원기업 지분 전량은 한지원 이사에게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 역시 특수관계 회사로 분류된다. 오너 일가와 이들 계열사가 보유한 BYC 지분의 총합은 60%를 상회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열사가 좌우하는 BYC 승계구도?

BYC 최대주주는 계열사 신한에디피스인데 최근 이곳으로 BYC 지분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에디피스가 소유한 BYC 지분은 7만1026주(11.37%)였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추가 매입 소식이 줄을 이었다.

신한에디피스는 그달부터 지난 4일까지 무려 3만9614주를 사들였다. 주식을 매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44억원이다.

그 결과 신한에디피스의 BYC 총 주식수는 11만640주(17.7%)로 껑충 뛰었다. 일각에선 신한에디피스의 매입 배경을 주주명부서 찾는다.

신한에디피스 최대주주는 한승우 이사(58.34%), 한상범 사장(6.33%), 장은숙 이사(13.33%), 특수관계자(12%) 순이다.

결국 신한에디피스가 BYC 지분을 확보할수록, 최대주주인 한승우 이사의 BYC에 대한 지배력이 간접적으로 강화되는 셈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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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SPC 빛고을이 받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일 만에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 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 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