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YC 오너 3세 국적 미스터리

그래서 어느 나라 사람이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BYC 오너 3세들에게서 특이점이 포착됐다. 회사는 이들의 국적을 ‘대한민국’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캐나다인’으로 등재돼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BYC는 토종 속옷 기업이다. 지난 1946년 설립돼 국내서만 74년을 나고 자랐다. 회사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재조명을 받았다. 당시 대체품으로 낙점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사 측은 ‘광복 이듬해에 설립된 토종 기업’인 점을 강조하며 물이 들어온 때를 놓치지 않았다. 상당한 실적을 올린 BYC는 이를 기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70년 넘은
토종 기업

BYC 창업주는 한영대 회장으로 경영권은 한 회장 셋째 아들인 한석범 BYC 사장에게 넘어갔다. 현재 회사는 2세 경영 체제다.

한석범 사장은 1남2녀를 뒀다.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경영권은 그 자녀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최근 BYC 오너 3세들은 차근차근 입지를 다지며 승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첫째 딸은 1987년생 한지원 ‘신한방’ 이사로 신한방은 BYC 계열사다. 한지원 이사는 지난 2017년 3월 신한방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둘째 딸은 1990년생 한서원 ‘승명실업’ 이사로 승명실업 역시 BYC 계열사다. 한서원 이사는 지난해 3월 이곳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한서원 이사의 경영 보폭은 언니보다 넓은 편이다. 그는 지난달 1일 계열사 ‘바이콤광고’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BYC 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비등기임원으로 BYC 이사회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막내아들은 1992년생 한승우 BYC 이사다. 그는 지난 2018년 27세의 나이로 BYC 등기임원이 됐다. BYC 임원으로는 3남매 가운데 가장 빨랐다.

한 사장 3남매 회사 임원으로
공시는 대한민국, 등기는 캐나다

한승우 이사는 지난 3월 BYC 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BYC 이사회는 “젊은 감각으로 당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다. BYC 관계자 역시 “회사가 비교적 오래되다 보니 젊은 감성을 녹여내고자 한다. 또 그 일을 젊은 사람이 잘해내지 않겠느냐”라고 연임 배경을 전했다.

한승우 이사는 계열사 ‘비와이씨마트’ ‘신한봉제’ 이사도 맡고 있다. 여러 모로 한승우 이사에게 무게감이 실린다는 해석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다름 아닌 오너 3세들의 ‘국적’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BYC 공시와 법인 등기부등본서 확인할 수 있는 이들의 국적은 서로 달랐다.

BYC는 지난달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너 3세들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 BYC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제출 날짜 : 지난달 6일)

하지만 이들이 임원으로 있는 계열사 법인 등기에는 국적이 캐나다로 등재돼있다.

우선 한지원 이사가 임원으로 있는 신한방 법인 등기를 살펴보면,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지원’으로 명시돼있다. 캐나다 국적의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13자리 형식이 아니었다. 한지원 이사는 외국인이 아닌 이상 ‘870916’으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등재해야 한다. 하지만 ‘1987년 9월16일생’으로 적시됐다. 이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3남매 후계자
분위기는 아들

한서원 이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임원으로 있는 승명실업 법인 등기는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서원’으로 적시됐다.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형태가 아닌 ‘1990년 10월8일생’이었다.

한승우 이사 역시 캐나다인이었다. BYC 법인 등기에 따르면 ‘사내이사 캐나다국인 한승우’로 등록됐다. 생년월일도 6자리가 아닌 ‘1992년 11월1일생’이었다.

BYC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공시)담당 직원에게 문의해보니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며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YC가 10년 전에 공시한 자료에도 오너 3세의 국적은 모두 대한민국이었다. 단순히 담당 직원의 실수로 축소하기에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이 관계자는 ‘국적이 정확히 어디인지’에 대해 “(오너 3세들의)개인적 문제다. 알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신한데이피스 법인등기부등본

공시된 국적과 등재된 국적이 다른 만큼 ‘복수 국적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에 복수 국적의 경우, 올해 29세인 한승우 이사의 병역 여부도 간과하기 어렵다. 하지만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대해 “답변이 어렵다”고만 했다.

다만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적시한 공시를 수정하겠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오너 3세들의 국적은 캐나다일 가능성이 높다. 또 법인에 등재된 사안은 당사자의 신분을 판단하는 근거로 쓰인다. 지난 2018년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사례’와 비춰볼 때 그렇다.

고향은 어디?
“답변 어려워”

당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미국 국적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국적이 미국으로 판단된 근거는 진에어 법인 등기였다. 그의 생년월일 역시 주민등록번호 13자리 형태가 아니었으며 BYC 오너 3세들과 동일한 형식이었다.

추가 취재 결과 오너 3세 모친의 국적도 정확하지 않았다. 장은숙 ‘신한에디피스’ 이사의 공시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신한에디피스 법인 등기에는 캐나다인으로 등재돼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장 이사의 국적 변경 가능성이다.

장 이사는 지난 2007년 10월 신한에디피스 이사로 취임했다. 최초 법인 등기에 이름을 올릴 때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캐나다인이 아니었다.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 신한에디피스 이사를 중임하면서 다음 달인 11월2일 돌연 ‘신청 착오’라며 국적이 캐나다국인으로 변경됐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민등록번호도 오너 3세들의 경우처럼 출생일만 적시됐다.

<일요시사>는 장 이사에 대해서도 문의하려 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를 알아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관계자의 답이 돌아왔다.

이후 BYC는 오너3세와 장 이사의 공시 국적을 수정했다. 지난 3일 BYC가 공시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국적은 대한민국에서 캐나다로 변경됐다.

모친도 마찬가지…국적 변경 정황도
사 측 “개인적 문제는 답변 어렵다”

오너 3세들은 BYC 지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모양새다. 임원 승진과 지분 취득이 이뤄지면서 승계를 향한 물밑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원 이사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7차례에 걸쳐 452주를 취득해 2만225주(3.2%)를 보유 중이다. 한서원 이사 역시 같은 기간 8차례에 걸쳐 405주를 매입, 1만5145주(2.4%)를 갖게 됐다.

한승우 이사는 동기간 5차례에 걸쳐 1050주를 추가 매입해 2만1830주(3.5%)로 올라섰다.
 

▲ ▲ (사진 윗쪽부터)BYC 법인등기부등본에 한지원·한서원·한승우 사내이사들이 모두 캐나다국인으로, 생년월일 역시 OOOOOO-XXXXXXX이 아닌 YYYY년 MM월DD로 표기돼있다.

한석범 사장은 5만6828주(9.1%)를 유지했고 장 이사는 BYC 지분을 신규 취득했다.

장 이사는 지난 3월30일 6200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1만3754주(2.2%)를 확보했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0%를 웃도는데 지배력은 그 이상이다. 오너 일가서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 역시 BYC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는 ▲남호섬유(3.6%) ▲신한방(8.2%) ▲신한에디피스(17.7%) ▲제원기업(0.3%) ▲창성상품(2%) ▲신학학원(5%) ▲인화상품(3.4%) ▲백양(0.03%) 등이다.

지분 확보
승계 밑그림?

한석범 사장은 남호섬유와 신한방서 절반이 넘는 지분을 쥐고 있다. 한승우 이사는 신한에디피스서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제원기업 지분 전량은 한지원 이사에게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 역시 특수관계 회사로 분류된다. 오너 일가와 이들 계열사가 보유한 BYC 지분의 총합은 60%를 상회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계열사가 좌우하는 BYC 승계구도?

BYC 최대주주는 계열사 신한에디피스인데 최근 이곳으로 BYC 지분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에디피스가 소유한 BYC 지분은 7만1026주(11.37%)였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추가 매입 소식이 줄을 이었다.

신한에디피스는 그달부터 지난 4일까지 무려 3만9614주를 사들였다. 주식을 매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만 44억원이다.

그 결과 신한에디피스의 BYC 총 주식수는 11만640주(17.7%)로 껑충 뛰었다. 일각에선 신한에디피스의 매입 배경을 주주명부서 찾는다.

신한에디피스 최대주주는 한승우 이사(58.34%), 한상범 사장(6.33%), 장은숙 이사(13.33%), 특수관계자(12%) 순이다.

결국 신한에디피스가 BYC 지분을 확보할수록, 최대주주인 한승우 이사의 BYC에 대한 지배력이 간접적으로 강화되는 셈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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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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