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팬들과 함께하는 톱 골퍼들

투어 멈췄지만 소통은 계속

코로나19 여파로 투어 일정에 전면 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유명 골퍼들 역시 때 아닌 강제휴무에 돌입했다. 몇몇 골프스타들은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본인들의 소식을 알리고 있다.
 

호주의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지난달 28일 2013년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14승을 올린 애덤 스콧과 뇌종양을 앓는 로스 캠벨의 사연을 보도했다.

호주에 사는 76세의 로스 캠벨은 프로 골퍼 애덤 스콧(호주)의 팬이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캠벨은 가족들에게 ‘스콧은 내 절친한 친구이고, 정기적으로 골프를 같이 친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훈훈한 미담

스콧은 알지도 못했던 이 노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캠벨의 가족은 눈물을 흘렸다. 뇌에 7개의 종양이 있는 데다 폐암까지 앓고 있는 캠벨은 상태가 악화하면서 현실과 자신의 소원을 착각하는 증세를 보인 것이다.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는 그는 스콧과 골프를 치는 사이라고 착각하며, 항상 스콧의 전화를 기다렸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캠벨의 딸이 스콧에게 어렵게 연락을 취했고, 스콧은 캠벨의 소원을 이뤄줬다.


스콧은 캠벨에게 전화했고,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이 모습을 지켜본 캠벨의 아내 팸은 ‘유명 선수들은 팬들에게 많은 요청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덤은 우리가 연락하자 곧바로 소원을 들어줬다. 남편이 스콧과 통화하는 동안 나는 울었다’고 전했다.

애덤, 뇌종양 노인 팬에 전화 
존 댈리, “보드카 얘기는 농담”

스콧은 캠벨에게 전화는 물론이고 2013년 마스터스 우승 장면과 퍼팅 연습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함께 보냈다. 이제 캠벨은 온종일 동영상에서 스콧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존 댈리(미국)는 망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댈리는 지난달 20일 유튜브 영상에서 보드카 한 병을 들어 보이며 “나는 매일 이걸 마신다”며 “이게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방법이고 다음날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 숙취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올린 50초짜리 영상을 통해 “웃자고 한 얘기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에 산다는 게 창피하다”며 “이 어려운 시기를 유머로 이겨내자는 의도에서 재미 삼아 했던 말이고 누구를 불편하게 만들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이 바이러스를 이겨내자고 기도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은 유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댈리는 트위터에 ‘세상에 그걸 믿고 따라 하는 사람이 있을까? 기자들은 정신 차려라. 웃자고 한 농담이었다’는 글도 올렸다.
 


이런 댈리의 해명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퇴치하려면 살균제를 사람 몸에 주사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가 큰 물의를 빚자 “(따지고 드는 기자들을) 비꼬려고 한 말”이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응과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댈리는 보드카를 권하는 영상과 해명 영상 모두를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기업인 트럼프 오가니제이션(The Trump Organization) 계정을 통해서 게시했다. 댈리는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 등 두 번이나 메이저 골프 대회를 제패했고 당대 최고의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알코올 중독과 도박, 복잡한 사생활에 각종 기행으로 더 유명하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코로나19로 인해 홀인원을 도둑맞았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스피스가 미국 텍사스주 캐럴턴의 마리도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리도 사마리탄 펀드 인비테이셔널에서 17번홀 홀인원 상황을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스피스, 코로나19 때문에 날아간 홀인원
안병훈·이경훈, SNS로 근황 전해

스피스가 홀인원을 기록할 뻔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홀 안에 설치된 플라스틱 컵 때문에 오히려 공이 물에 빠지는 해프닝을 겪었다. 스피스는 110야드 파 3홀인 17번홀에서 시도한 티샷이 홀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으나 홀 안에 설치된 플라스틱에 맞고 튀어나와 오히려 그린 주위 물속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골퍼들이 공을 꺼낼 때 손을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홀 안에 플라스틱 컵을 설치해놓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 플라스틱 컵의 영향으로 스피스의 홀인원이 날아간 셈이다.

스피스는 ‘나는 이것을 에이스로 치겠다’며 ‘거의 4년 만에 나온 홀인원인데, 최근 내가 부진했기 때문에 이것이 좋은 징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대회는 해당 골프클럽 캐디들을 돕기 위한 자선대회 형식으로 열렸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올해의 선수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우승했다. 그는 우승 상금 9000달러(1000만원)를 기부했다. 스피스는 이 대회에 정식으로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PGA 투어 선수위원회에 참석하느라 대회 마지막 날에만 순위와 상관없이 샷 감각을 조율했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안병훈(29)과 이경훈(29)은 SNS에서 팬들의 궁금증에 솔직하게 답했다. PGA 투어에서 우정을 쌓아가는 이들은 신종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회가 중단되자, 지난달 26일 밤 인스타그램 동영상 인터뷰로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에서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자주 만난다는 안병훈과 이경훈은 집에서 만나면 예전에는 비디오게임으로 축구를 자주 했다고 한다. 안병훈은 “골프는 몰라도 축구 비디오게임은 경훈이보다 한 수 위”라며 “한번은 인도 팀을 선택해 골키퍼를 이용해 골을 넣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매치 플레이에서 만나기 싫은 선수로는 두 선수 모두가 현재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를 꼽았다.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매킬로이와 동반 플레이를 했던 이경훈은 “드라이버 샷을 멀리, 똑바로 치는데 압도됐다”고 털어 놓았다. 안병훈도 “매킬로이의 스윙은 공이 클럽에 맞을 때 다른 선수와 소리가 다르다. 정말 좋은 스윙을 가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소소한 재미


코로나19로 대회가 중단돼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경훈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꼽았다. 이 대회는 당초보다 3주 늦어진 7월16일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안병훈은 제일 우승하고 싶은 대회를 자신의 후원사가 개최하는 CJ컵을 꼽는 재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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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