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향수를 부르는 기차여행 ‘맛은 덤이요’ - 삼랑진역

시속 50km로 천천히~ 750리 ‘경전선’이 시작되는 그곳

자동차로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가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이다. 밀양 삼랑진역에서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경부선이 개통되던 해인 1905년에 영업을 시작한 삼랑진역에는 192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의 흔적인 급수탑도 마스코트처럼 남아 있다. 

경상도-전라도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
장터 명물 찹쌀도넛·어묵·선지국수와 밀양 별미 돼지국밥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컹”
자동차로 고작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철도가 있다. 바쁜 속도전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 기찻길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이다. 경부선 서울 기점 394.1km 지점의 삼랑진역에서 시작해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306.8km를 천천히 달려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107년 역사 삼랑진역
증기기관차 흔적 찾기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개통되던 1905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10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국철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셈이다.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디젤기관차가 전기기관차로 바뀌는 동안 삼랑진역도 몇 번의 신축을 거쳐 1999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역 구내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20년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당시 규모가 큰 주요 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해 주기 위한 급수탑이 설치돼 있었는데, 삼랑진역도 그중 하나였다. 온통 덩굴식물로 뒤덮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이 급수탑(등록문화재 제51호)은 1923년에 설치되어 1950년대 디젤기관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제 기능을 다한 후 은퇴, 지금은 삼랑진역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승강장으로 건가는 지하통로에는 옛 삼랑진역의 흑백사진들이 걸려 있어 교통의 요지 역할을 하던 호시절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삼랑진역은 승강장이 3개다. 1번 플랫폼은 경부선 하행열차가, 2번 홈은 경부선 상행열차가, 3번 홈은 경부선과 경전선을 경유하는 열차가 정차한다. 상하행선을 합쳐 경부선 무궁화호가 하루 36번, 경전선 무궁화호는 하루 10번 운행하며, 새마을호와 KTX는 무정차 통과한다.

오전 7시25분, 삼랑진역으로 들어오는 경전선 첫차는 6시40분에 부전역을 출발한 목포행 1951호 열차다. 간혹 노선과 열차의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부선이니 경전선이니 하는 것은 열차가 아니라 노선 즉, 기찻길을 일컫는 말이다. 부전역을 출발한 1951호 열차가 삼랑진까지 경부선을 이용하고, 삼랑진부터 광주 송정역까지는 경전선을, 광주 송정역부터 종착역인 목포까지는 호남선을 경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삼랑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마산, 창원, 부산 등 인근 대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부터 삼랑진고등학교 학생들, 부전역으로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주말이면 경전선 투어에 나선 철도애호가들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려는 바이크족까지 가세해 역에서 읍내까지 제법 떠들썩하다. 4·9장인 삼랑진 오일장이 주말과 겹쳐 열리는 날이면 특히 더 그렇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 또 하나의 물줄기를 만드는, 이른바 ‘세 갈래 물줄기가 만나는 나루(三浪津)’라는 지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터에는 붕어, 미꾸라지, 가물치와 같은 민물고기가 풍성하고, 선지국수를 파는 간이식당과 꼼장어집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무섭게 식욕을 자극한다. 장터의 명물인 쫄깃한 찹쌀도넛과 꽈배기, 즉석에서 바로 반죽해 튀겨내는 매콤한 어묵도 꽤 훌륭한 요깃거리가 되어 준다.

밀양 8경 중 제1경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

삼랑진읍 만어산(670.4m) 8부 능선에 자리 잡은 만어사는 여러모로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이른 새벽이나 비오는 날 절 마당에서 바라보는 자욱한 운해는 밀양 8경의 하나다. 너덜지대를 가득 메운 바위를 두드리면 ‘챙챙’ 종소리와 쇳소리가 난다. 이런 위치에 이 큰 바위들이 있는 것도 불가사의하고, 돌에서 종소리가 나는 것도 신기하다.

옛날 이곳에 사람을 잡아먹는 나찰녀 다섯과 독룡이 있어 서로 사귀면서 횡포를 일삼다가 부처님의 설법으로 돌로 변했는데, 이때 동해바다의 수많은 물고기들도 함께 돌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삼랑진읍은 행정구역상 밀양시에 속하지만, 산과 강이 가로막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옛날부터 생활권이 서로 달랐다. 그래서인지 밀양까지 열차로는 10분 내외의 거리이지만 버스는 아주 드물게 다닌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신대구부산고속도로로 20여 분을 가야 한다.


밀양강을 굽어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영남루(보물 제147호)는 조선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누각이다. ‘밀양’하면 ‘영남루’라고 할 만큼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지만, 밀양 시민들에게는 가볍게 산책하듯 찾는 친근한 휴식처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3시에는 밀양아리랑 상설공연이 펼쳐지는데,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되는 경쾌한 밀양아리랑 장단을 배우고 다함께 따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영남루에 필적하는 밀양 명소가 한군데 더 있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산정에 올라 오색채운이 이는 것을 보고 터를 잡았다는 재약산 표충사다. 삼층석탑, 청동향로 등 귀한 문화유적들을 감상한 후에는 우화루에 신을 벗고 올라가 앉아 보자. 발 아래로 남계천 맑은 물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표충사관광지구에는 밀양이 자랑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흑염소불고기를 내는 식당들이 있고, 깨끗한 숙소도 많다.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과 한여름 더위를 잊게 만드는 표충사계곡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밀양 시내의 기회송림도 캠핑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잘생긴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숲은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캠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송림 앞으로는 밀양강이 흐르고 있어 아이들 물놀이하기도 좋다.
나라에 큰 일이 닥칠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는 표충사가 아니라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해 왜적에 맞섰던 사명대사의 공을 기려 영조 18년(1742년)에 건립한 비다.

표충비·얼음골·만어사 경석
‘밀양 3대 신비’

비각 옆에 적힌 ‘표충비 땀 흘린 역사’에는 경술국치 17일 전에 4말 6되, 8·15 해방 3일 전 3말 8되, 한국전쟁 이틀 전 3말 8되, 1960년 4·19 당일 19시간 동안 땀을 흘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표충비는 얼음골, 만어사 경석과 함께 ‘밀양 3대 신비’의 하나다.

표충비를 본 뒤에는 밀양 별미 ‘돼지국밥’을 맛보자. 혹자는 ‘순대국밥과 비슷한 음식’ 정도로 알고 있고, 혹자는 ‘부산 음식’이라고 알고 있기도 하지만, 돼지국밥은 순대국밥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음식일 뿐 아니라 부산식과 밀양식도 서로 다르다.

부산식이 돼지뼈를 기본으로 하는 데 반해 밀양식은 소뼈가 기본이다. 그래서 육수가 갈비탕 국물처럼 맑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소면 한 덩어리를 따로 접시에 담아 내오는데 잡냄새도 없고 깔끔하며, 먹고 난 후 텁텁한 느낌도 전혀 없다. 돼지국밥 원조집이 무안면에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영남루 → 표충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표충사(표충사관광지구 1박)
둘째 날 : 얼음골 → 영남루 → 기회송림 → 표충비각

대중교통 정보
[ 열차 ]
서울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0회 운행, 약 4시간50분 소요
순천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4회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부전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7회 운행, 약 45분 소요
대구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6회 운행, 약 1시간 소요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 대전J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중앙고속도로 → 대구I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주요 먹거리
동부식육식당 : 무안면 무안리, 돼지국밥 055)352-0023
밀양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4-9599
밀양설봉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6-9555
가마솥추어탕 : 하남읍 수산리, 추어탕 055)391-5932
열두대문 : 밀양시 교동, 한정식 055)353-6682
밀성청국장 : 밀양시 교동, 청국장 055)355-2928
쌈밥촌 : 밀양시 교동, 쌈밥 055)356-3494
아랑장어구이 : 상동면 가곡리, 장어구이 055)355-3895

숙박정보
재약콘도모텔 : 단장면 055)351-1194 (굿스테이)
물안개피는마을 : 단장면 고례리 055)352-4300, www.mtourpension.com
펜션아름드리 : 단장면 범도리 055)351-0082, www.areum-dri.com
얼음골한옥펜션 : 산내면 삼양리 055)356-3596

주변 볼거리
가지산, 재약산, 얼음골, 시례 호박소, 밀양연극촌, 밀양향교, 사명대사생가지, 예림서원, 시립박물관, 미리벌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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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