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향수를 부르는 기차여행 ‘맛은 덤이요’ - 삼랑진역

시속 50km로 천천히~ 750리 ‘경전선’이 시작되는 그곳

자동차로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가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이다. 밀양 삼랑진역에서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경부선이 개통되던 해인 1905년에 영업을 시작한 삼랑진역에는 192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의 흔적인 급수탑도 마스코트처럼 남아 있다. 

경상도-전라도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
장터 명물 찹쌀도넛·어묵·선지국수와 밀양 별미 돼지국밥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컹”
자동차로 고작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철도가 있다. 바쁜 속도전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 기찻길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이다. 경부선 서울 기점 394.1km 지점의 삼랑진역에서 시작해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306.8km를 천천히 달려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107년 역사 삼랑진역
증기기관차 흔적 찾기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개통되던 1905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10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국철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셈이다.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디젤기관차가 전기기관차로 바뀌는 동안 삼랑진역도 몇 번의 신축을 거쳐 1999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역 구내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20년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당시 규모가 큰 주요 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해 주기 위한 급수탑이 설치돼 있었는데, 삼랑진역도 그중 하나였다. 온통 덩굴식물로 뒤덮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이 급수탑(등록문화재 제51호)은 1923년에 설치되어 1950년대 디젤기관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제 기능을 다한 후 은퇴, 지금은 삼랑진역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승강장으로 건가는 지하통로에는 옛 삼랑진역의 흑백사진들이 걸려 있어 교통의 요지 역할을 하던 호시절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삼랑진역은 승강장이 3개다. 1번 플랫폼은 경부선 하행열차가, 2번 홈은 경부선 상행열차가, 3번 홈은 경부선과 경전선을 경유하는 열차가 정차한다. 상하행선을 합쳐 경부선 무궁화호가 하루 36번, 경전선 무궁화호는 하루 10번 운행하며, 새마을호와 KTX는 무정차 통과한다.

오전 7시25분, 삼랑진역으로 들어오는 경전선 첫차는 6시40분에 부전역을 출발한 목포행 1951호 열차다. 간혹 노선과 열차의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부선이니 경전선이니 하는 것은 열차가 아니라 노선 즉, 기찻길을 일컫는 말이다. 부전역을 출발한 1951호 열차가 삼랑진까지 경부선을 이용하고, 삼랑진부터 광주 송정역까지는 경전선을, 광주 송정역부터 종착역인 목포까지는 호남선을 경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삼랑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마산, 창원, 부산 등 인근 대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부터 삼랑진고등학교 학생들, 부전역으로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주말이면 경전선 투어에 나선 철도애호가들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려는 바이크족까지 가세해 역에서 읍내까지 제법 떠들썩하다. 4·9장인 삼랑진 오일장이 주말과 겹쳐 열리는 날이면 특히 더 그렇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 또 하나의 물줄기를 만드는, 이른바 ‘세 갈래 물줄기가 만나는 나루(三浪津)’라는 지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터에는 붕어, 미꾸라지, 가물치와 같은 민물고기가 풍성하고, 선지국수를 파는 간이식당과 꼼장어집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무섭게 식욕을 자극한다. 장터의 명물인 쫄깃한 찹쌀도넛과 꽈배기, 즉석에서 바로 반죽해 튀겨내는 매콤한 어묵도 꽤 훌륭한 요깃거리가 되어 준다.

밀양 8경 중 제1경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

삼랑진읍 만어산(670.4m) 8부 능선에 자리 잡은 만어사는 여러모로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이른 새벽이나 비오는 날 절 마당에서 바라보는 자욱한 운해는 밀양 8경의 하나다. 너덜지대를 가득 메운 바위를 두드리면 ‘챙챙’ 종소리와 쇳소리가 난다. 이런 위치에 이 큰 바위들이 있는 것도 불가사의하고, 돌에서 종소리가 나는 것도 신기하다.

옛날 이곳에 사람을 잡아먹는 나찰녀 다섯과 독룡이 있어 서로 사귀면서 횡포를 일삼다가 부처님의 설법으로 돌로 변했는데, 이때 동해바다의 수많은 물고기들도 함께 돌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삼랑진읍은 행정구역상 밀양시에 속하지만, 산과 강이 가로막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옛날부터 생활권이 서로 달랐다. 그래서인지 밀양까지 열차로는 10분 내외의 거리이지만 버스는 아주 드물게 다닌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신대구부산고속도로로 20여 분을 가야 한다.


밀양강을 굽어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영남루(보물 제147호)는 조선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누각이다. ‘밀양’하면 ‘영남루’라고 할 만큼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지만, 밀양 시민들에게는 가볍게 산책하듯 찾는 친근한 휴식처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3시에는 밀양아리랑 상설공연이 펼쳐지는데,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되는 경쾌한 밀양아리랑 장단을 배우고 다함께 따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영남루에 필적하는 밀양 명소가 한군데 더 있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산정에 올라 오색채운이 이는 것을 보고 터를 잡았다는 재약산 표충사다. 삼층석탑, 청동향로 등 귀한 문화유적들을 감상한 후에는 우화루에 신을 벗고 올라가 앉아 보자. 발 아래로 남계천 맑은 물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표충사관광지구에는 밀양이 자랑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흑염소불고기를 내는 식당들이 있고, 깨끗한 숙소도 많다.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과 한여름 더위를 잊게 만드는 표충사계곡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밀양 시내의 기회송림도 캠핑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잘생긴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숲은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캠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송림 앞으로는 밀양강이 흐르고 있어 아이들 물놀이하기도 좋다.
나라에 큰 일이 닥칠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는 표충사가 아니라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해 왜적에 맞섰던 사명대사의 공을 기려 영조 18년(1742년)에 건립한 비다.

표충비·얼음골·만어사 경석
‘밀양 3대 신비’

비각 옆에 적힌 ‘표충비 땀 흘린 역사’에는 경술국치 17일 전에 4말 6되, 8·15 해방 3일 전 3말 8되, 한국전쟁 이틀 전 3말 8되, 1960년 4·19 당일 19시간 동안 땀을 흘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표충비는 얼음골, 만어사 경석과 함께 ‘밀양 3대 신비’의 하나다.

표충비를 본 뒤에는 밀양 별미 ‘돼지국밥’을 맛보자. 혹자는 ‘순대국밥과 비슷한 음식’ 정도로 알고 있고, 혹자는 ‘부산 음식’이라고 알고 있기도 하지만, 돼지국밥은 순대국밥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음식일 뿐 아니라 부산식과 밀양식도 서로 다르다.

부산식이 돼지뼈를 기본으로 하는 데 반해 밀양식은 소뼈가 기본이다. 그래서 육수가 갈비탕 국물처럼 맑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소면 한 덩어리를 따로 접시에 담아 내오는데 잡냄새도 없고 깔끔하며, 먹고 난 후 텁텁한 느낌도 전혀 없다. 돼지국밥 원조집이 무안면에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영남루 → 표충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표충사(표충사관광지구 1박)
둘째 날 : 얼음골 → 영남루 → 기회송림 → 표충비각

대중교통 정보
[ 열차 ]
서울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0회 운행, 약 4시간50분 소요
순천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4회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부전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7회 운행, 약 45분 소요
대구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6회 운행, 약 1시간 소요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 대전J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중앙고속도로 → 대구I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주요 먹거리
동부식육식당 : 무안면 무안리, 돼지국밥 055)352-0023
밀양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4-9599
밀양설봉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6-9555
가마솥추어탕 : 하남읍 수산리, 추어탕 055)391-5932
열두대문 : 밀양시 교동, 한정식 055)353-6682
밀성청국장 : 밀양시 교동, 청국장 055)355-2928
쌈밥촌 : 밀양시 교동, 쌈밥 055)356-3494
아랑장어구이 : 상동면 가곡리, 장어구이 055)355-3895

숙박정보
재약콘도모텔 : 단장면 055)351-1194 (굿스테이)
물안개피는마을 : 단장면 고례리 055)352-4300, www.mtourpension.com
펜션아름드리 : 단장면 범도리 055)351-0082, www.areum-dri.com
얼음골한옥펜션 : 산내면 삼양리 055)356-3596

주변 볼거리
가지산, 재약산, 얼음골, 시례 호박소, 밀양연극촌, 밀양향교, 사명대사생가지, 예림서원, 시립박물관, 미리벌민속박물관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