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향수를 부르는 기차여행 ‘맛은 덤이요’ - 삼랑진역

시속 50km로 천천히~ 750리 ‘경전선’이 시작되는 그곳

자동차로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가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이다. 밀양 삼랑진역에서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경부선이 개통되던 해인 1905년에 영업을 시작한 삼랑진역에는 1920년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의 흔적인 급수탑도 마스코트처럼 남아 있다. 

경상도-전라도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열차’
장터 명물 찹쌀도넛·어묵·선지국수와 밀양 별미 돼지국밥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컹”
자동차로 고작 3시간30분이면 갈 거리를 장장 6시간 동안 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철도가 있다. 바쁜 속도전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 기찻길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노선 ‘경전선’이다. 경부선 서울 기점 394.1km 지점의 삼랑진역에서 시작해 호남선 광주 송정역까지 306.8km를 천천히 달려가는 동안 창원, 마산, 진주, 북천, 횡천, 하동, 광양, 순천, 벌교, 보성, 화순 등 경상도와 전라도의 크고 작은 역들을 지난다.

107년 역사 삼랑진역
증기기관차 흔적 찾기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개통되던 1905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10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국철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셈이다.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디젤기관차가 전기기관차로 바뀌는 동안 삼랑진역도 몇 번의 신축을 거쳐 1999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역 구내에는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20년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당시 규모가 큰 주요 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해 주기 위한 급수탑이 설치돼 있었는데, 삼랑진역도 그중 하나였다. 온통 덩굴식물로 뒤덮여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이 급수탑(등록문화재 제51호)은 1923년에 설치되어 1950년대 디젤기관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제 기능을 다한 후 은퇴, 지금은 삼랑진역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승강장으로 건가는 지하통로에는 옛 삼랑진역의 흑백사진들이 걸려 있어 교통의 요지 역할을 하던 호시절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삼랑진역은 승강장이 3개다. 1번 플랫폼은 경부선 하행열차가, 2번 홈은 경부선 상행열차가, 3번 홈은 경부선과 경전선을 경유하는 열차가 정차한다. 상하행선을 합쳐 경부선 무궁화호가 하루 36번, 경전선 무궁화호는 하루 10번 운행하며, 새마을호와 KTX는 무정차 통과한다.

오전 7시25분, 삼랑진역으로 들어오는 경전선 첫차는 6시40분에 부전역을 출발한 목포행 1951호 열차다. 간혹 노선과 열차의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부선이니 경전선이니 하는 것은 열차가 아니라 노선 즉, 기찻길을 일컫는 말이다. 부전역을 출발한 1951호 열차가 삼랑진까지 경부선을 이용하고, 삼랑진부터 광주 송정역까지는 경전선을, 광주 송정역부터 종착역인 목포까지는 호남선을 경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삼랑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마산, 창원, 부산 등 인근 대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부터 삼랑진고등학교 학생들, 부전역으로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주말이면 경전선 투어에 나선 철도애호가들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려는 바이크족까지 가세해 역에서 읍내까지 제법 떠들썩하다. 4·9장인 삼랑진 오일장이 주말과 겹쳐 열리는 날이면 특히 더 그렇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만나 또 하나의 물줄기를 만드는, 이른바 ‘세 갈래 물줄기가 만나는 나루(三浪津)’라는 지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장터에는 붕어, 미꾸라지, 가물치와 같은 민물고기가 풍성하고, 선지국수를 파는 간이식당과 꼼장어집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무섭게 식욕을 자극한다. 장터의 명물인 쫄깃한 찹쌀도넛과 꽈배기, 즉석에서 바로 반죽해 튀겨내는 매콤한 어묵도 꽤 훌륭한 요깃거리가 되어 준다.

밀양 8경 중 제1경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

삼랑진읍 만어산(670.4m) 8부 능선에 자리 잡은 만어사는 여러모로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이른 새벽이나 비오는 날 절 마당에서 바라보는 자욱한 운해는 밀양 8경의 하나다. 너덜지대를 가득 메운 바위를 두드리면 ‘챙챙’ 종소리와 쇳소리가 난다. 이런 위치에 이 큰 바위들이 있는 것도 불가사의하고, 돌에서 종소리가 나는 것도 신기하다.

옛날 이곳에 사람을 잡아먹는 나찰녀 다섯과 독룡이 있어 서로 사귀면서 횡포를 일삼다가 부처님의 설법으로 돌로 변했는데, 이때 동해바다의 수많은 물고기들도 함께 돌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삼랑진읍은 행정구역상 밀양시에 속하지만, 산과 강이 가로막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옛날부터 생활권이 서로 달랐다. 그래서인지 밀양까지 열차로는 10분 내외의 거리이지만 버스는 아주 드물게 다닌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신대구부산고속도로로 20여 분을 가야 한다.


밀양강을 굽어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영남루(보물 제147호)는 조선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누각이다. ‘밀양’하면 ‘영남루’라고 할 만큼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지만, 밀양 시민들에게는 가볍게 산책하듯 찾는 친근한 휴식처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조선 3대 누각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3시에는 밀양아리랑 상설공연이 펼쳐지는데,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되는 경쾌한 밀양아리랑 장단을 배우고 다함께 따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영남루에 필적하는 밀양 명소가 한군데 더 있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산정에 올라 오색채운이 이는 것을 보고 터를 잡았다는 재약산 표충사다. 삼층석탑, 청동향로 등 귀한 문화유적들을 감상한 후에는 우화루에 신을 벗고 올라가 앉아 보자. 발 아래로 남계천 맑은 물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표충사관광지구에는 밀양이 자랑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흑염소불고기를 내는 식당들이 있고, 깨끗한 숙소도 많다.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과 한여름 더위를 잊게 만드는 표충사계곡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밀양 시내의 기회송림도 캠핑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잘생긴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숲은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캠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송림 앞으로는 밀양강이 흐르고 있어 아이들 물놀이하기도 좋다.
나라에 큰 일이 닥칠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는 표충사가 아니라 무안면 홍제사 경내에 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해 왜적에 맞섰던 사명대사의 공을 기려 영조 18년(1742년)에 건립한 비다.

표충비·얼음골·만어사 경석
‘밀양 3대 신비’

비각 옆에 적힌 ‘표충비 땀 흘린 역사’에는 경술국치 17일 전에 4말 6되, 8·15 해방 3일 전 3말 8되, 한국전쟁 이틀 전 3말 8되, 1960년 4·19 당일 19시간 동안 땀을 흘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표충비는 얼음골, 만어사 경석과 함께 ‘밀양 3대 신비’의 하나다.

표충비를 본 뒤에는 밀양 별미 ‘돼지국밥’을 맛보자. 혹자는 ‘순대국밥과 비슷한 음식’ 정도로 알고 있고, 혹자는 ‘부산 음식’이라고 알고 있기도 하지만, 돼지국밥은 순대국밥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음식일 뿐 아니라 부산식과 밀양식도 서로 다르다.

부산식이 돼지뼈를 기본으로 하는 데 반해 밀양식은 소뼈가 기본이다. 그래서 육수가 갈비탕 국물처럼 맑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소면 한 덩어리를 따로 접시에 담아 내오는데 잡냄새도 없고 깔끔하며, 먹고 난 후 텁텁한 느낌도 전혀 없다. 돼지국밥 원조집이 무안면에 있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영남루 → 표충사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삼랑진역 → 삼랑진오일장 → 만어사 → 표충사(표충사관광지구 1박)
둘째 날 : 얼음골 → 영남루 → 기회송림 → 표충비각

대중교통 정보
[ 열차 ]
서울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0회 운행, 약 4시간50분 소요
순천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4회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부전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7회 운행, 약 45분 소요
대구역 → 삼랑진역 : 무궁화호 일일 16회 운행, 약 1시간 소요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 대전J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중앙고속도로 → 대구IC → 동대구JCT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 삼랑진IC

주요 먹거리
동부식육식당 : 무안면 무안리, 돼지국밥 055)352-0023
밀양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4-9599
밀양설봉돼지국밥 : 밀양시 내이동, 돼지국밥 055)356-9555
가마솥추어탕 : 하남읍 수산리, 추어탕 055)391-5932
열두대문 : 밀양시 교동, 한정식 055)353-6682
밀성청국장 : 밀양시 교동, 청국장 055)355-2928
쌈밥촌 : 밀양시 교동, 쌈밥 055)356-3494
아랑장어구이 : 상동면 가곡리, 장어구이 055)355-3895

숙박정보
재약콘도모텔 : 단장면 055)351-1194 (굿스테이)
물안개피는마을 : 단장면 고례리 055)352-4300, www.mtourpension.com
펜션아름드리 : 단장면 범도리 055)351-0082, www.areum-dri.com
얼음골한옥펜션 : 산내면 삼양리 055)356-3596

주변 볼거리
가지산, 재약산, 얼음골, 시례 호박소, 밀양연극촌, 밀양향교, 사명대사생가지, 예림서원, 시립박물관, 미리벌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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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