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계 이낙연 ‘책사그룹’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5.25 10:37:44
  • 호수 12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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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행 드림팀 뭉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거대 잠룡이 꿈틀댄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NY계’(친 이낙연계) 세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일요시사>는 이 위원장 당권·대권의 주요 변수인 NY계를 해부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일에는 총선 낙선인들과, 15일에는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인들, 18일에는 광주·전남 당선인 14명과 만찬을 가졌다. 21일에는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 출신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인 시민당서 일정 취소를 알려와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시민당과 지난 20일에 합당 절차를 완료했다.

이낙연계
세 확장

이 위원장 측은 잇단 ‘식사’의 목적이 지난 21대 총선 결과에 대한 격려와 위로 차원이라고 말한다. 순수하게 당선인은 축하하고 낙선인은 위로하는 자리라는 것.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광주·전남 당선인들과의 오찬 뒤 기자들과 만나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당대회(이하 전대) 얘기나 특정인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전대 얘기를)안 꺼냈고 누구도 꺼낸 적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의도 생각은 다르다. 이 위원장이 ‘NY계’ 세 확장을 위해 잇단 식사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총선 전 38명의 후보자의 후원회장을 맡았으며, 그중 22명이 당선됐다. 정치권에선 이들 당선인·낙선인이 NY계로 합류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NY계는 크게 다섯 그룹으로 나뉜다. ▲전남도그룹 ▲총리실그룹 ▲구NY계 ▲신NY계가 그것이다. 여기서 신NY계는 ▲재선그룹 ▲초선그룹으로 구분된다.

‘전남도그룹’은 이 위원장이 과거 전남도지사를 역임했을 당시 만들어진 측근그룹이다. 이들은 이 위원장이 전남도정을 살필 때 지근거리서 이 위원장을 보좌했다. 

최충규 전 전남도청 도민소통실 실장이 전남도그룹의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이 위원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이 위원장을 보필했다. 21대 총선에선 이 위원장 캠프서 선거사무를 총괄했다. 이 위원장이 종로서 당선된 후에는 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회의 사무국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잇따른 ‘식사정치’ 다음은?
전남도·총리실 측근이 주축

이경호 전 전남도청 정무특보도 전남도그룹으로 분류된다. 이 위원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관으로 일했던 그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이 위원장 캠프에 들어가 조직과 일정 등을 총괄했다.

‘총리실그룹’과 전남도그룹 사이에는 교집합이 상당하다. 모두 이 위원장을 오랜 기간 곁에서 보좌한 사람들이다. 전남도청서 근무했던 이 위원장의 측근들은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임명되자 대거 총리실로 옮겨갔다. 

총리실그룹으로 꼽히는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역시 이에 해당한다. 앞서 그는 전남도청 서울사무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총리실 민정실장을 거쳐 21대 총선서 공동선대위원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선 전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게 이해찬 대표와 함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안을 제안했고, 이 위원장은 이를 수락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 대표와 투톱을 이뤄 전국 선거를 이끌었고, 민주당의 총선 압승을 달성했다.

남 전 실장은 김근태계로 분류된다. 이에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정치적 동지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을 규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실장은 현재 이 위원장이 맡고 있는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에서 운영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노창훈 전 국무총리실 정무과장 역시 앞서 전남도청 서울사무소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21대 총선서 이 위원장 캠프서 상황실장을 맡았고, 당선인인 이 위원장의 보좌관으로 갈 예정이다.

측근부터
신입까지

양재원 전 국무총리실 민정팀장은 이낙연 의원실 비서관 출신이다. 그는 21대 총선 과정서 이 위원장 캠프 부대변인 겸 민주당 중앙당 상근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현재 양 전 팀장은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서 일하고 있다.

앞서 양 전 팀장은 <이낙연은 넥타이를 전날 밤에 고른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책에서 그는 ‘NY(이낙연)의 정치 인생 곁에 늘 함께해온 보좌관 최충규, 총리의 길이 늘 바른 곳이길 바라며 헌신해온 남평오, 길을 가르쳐주고 손을 잡아주는 든든한 형님 이경호,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는 동지 노창훈, 김대경을 비롯해,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희망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보좌진 여러분께 이 글을 바친다’고 전했다. 

국무총리실서 연설팀장이었던 이영옥 전 팀장도 이번 선거서 이 위원장의 메시지를 총괄했다.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서도 메시지 담당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어록으로 본 이낙연>의 저자인 이제이 전 국무총리실 연설비서관은 이 위원장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할 예정이다. 성공회대 외래교수이자 방송작가 출신인 그는 국무총리실서 이 위원장의 메시지를 2년7개월간 맡은 바 있다. 의원실서도 이 위원장의 메시지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NY계’는 원내서 활동했던 기존 현역 국회의원들을 지칭한다. 민주당 이개호, 설훈, 오영훈 의원이 대표적이다. 중진인 이들은 이 위원장이 정치권으로부터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 가운데도 NY계를 지켜온 버팀목이다. 세 명의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서 모두 당선됐다. 
 

▲ 남평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들은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여러 가지 국가적 어려움을 놓고 볼 때 강력하고 질서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 중에 하나인 이 위원장 같은 분들이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주시면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탄탄해진
보좌라인


‘신NY계’는 이 위원장이 21대 총선서 후원회장을 맡았던 사람들을 통틀어 지칭한다. 신NY계는 ‘재선그룹’과 ‘초선그룹’으로 나뉜다.

재선그룹은 강훈식·김병욱·백혜련·김한정·고용진·정춘숙 의원 등이다. 이들은 21대 총선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초선그룹에는 김용민·김주영·문진석·소병철·이소영·이탄희·허종식 당선인 등이 꼽힌다. 

다만, 정치권 안팎서 신NY계로 분류하는 초재선 당선인들은 대체로 계파 정치를 경계하는 성향이 강해, 21대 국회서 실제 신NY계로 활동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정치권이 NY계 세력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 때문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임기는 오는 8월 종료된다.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차기 전대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잠룡인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 위원장 주변서 출마 권유가 있었다. 지난 15일 이 위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은 초재선 당선인들과의 오찬서 이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는 신NY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물론 이 위원장 측근인 남 전 실장도 자리했다.

이 위원장이 먼저 참석자들에게 “전대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찬이 끝난 후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전대 출마와 관련해 “유불리의 프레임으로 안 갔으면 좋겠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를 중요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으며, 참석자 중 한 명인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참석자들 중 전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다섯 그룹’ 합심?
집중 견제 우려도

당시 자리서 고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대권 도전한 분 중 당권을 안 한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 외엔 없었다”며 “잘못하면 피해 간다는 이야기가 돈다”고 이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반대하는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유는 임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대선 1년 전부터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에 열린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즉 이 위원장이 당권을 잡더라도 2021년 3월 이전에는 대표직서 내려와야 한다. 7개월짜리 ‘시한부 당 대표’인 셈이다. 일부 참석자들은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점, 당권 도전 과정에서의 잡음 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대 전대는 총선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돼왔다. 역대 가장 무난했다고 평가받는 지난 8·25전당대회 때도 이해찬·송영길·김진표 등 당권주자들은 선거일이 다가오자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은 전대 레이스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올 전망이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전제로 민주당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불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각변동
일어나나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한 명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19일 “이 위원장이 출마하면 나는 불출마한다는 입장”이라며 “180석이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에 당권 경쟁이 격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 다른 대권 주자들도 있고, 같이 대결하는 구도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너무 오래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대발표를 시사했다. 정치권에선 오는 27일 열리는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 이후 이 위원장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낙연 ‘싱크탱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싱크탱크’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남지사·국무총리로 재임했을 당시 주말에 개인적으로 해왔던 공부모임을 확대·개편, 싱크탱크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싱크탱크가 2년 뒤 열릴 대선을 위한 정책연구소 역할을 할 것이라 분석한다. 경제·외교·안보·사회·교육 등 각계 전문가 100여명 정도가 싱크탱크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전문가의 참여도 예상된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미 공부를 해 왔고, 앞으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드는 건 필요하다”라며 “나 개인의 기구”라고 설명했다.

향후 싱크탱크는 이 위원장이 내놓을 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역대 잠룡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을 남겨두고 싱크탱크를 발족, 대권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 위원장의 싱크탱크를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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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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