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지기’ 경찰관 친구 살인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5.25 10:36:04
  • 호수 12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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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스트레스 때문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11년 지기 친구 간에 끔찍한 살해 사건이 벌어졌다. 가벼운 몸싸움서 시작해 무자비한 폭행에 이은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 실화탐사대 ⓒ유튜브 캡처

승무원이었던 김모(29)씨는 경찰관 친구 A씨에게 힘든 일을 토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이 벌어지기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20일, 자신이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11년 지기

어떤 혐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김씨는 경찰 조사를 받기에 이른다. 그는 처벌을 받을 경우 미국 비자 등을 받을 수 없어 항공사 근무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이에 따른 실직 스트레스로 인해 불기소처분이 내리기 전까지 그는 평소 즐겨 마시던 술도 3개월간 끊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당시 김씨가 불기소처분을 받기까지 경찰로서 수시로 조언을 해줬고, 두 사람은 김씨가 불기소된 후인 지난해 12월13일 술자리 약속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20분부터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주점서 소주 4병을 마신 뒤 자리를 옮긴 2차 자리서 소주 2병과 맥주 1병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3차는 강서구로 자리를 옮겨 700㎖ 위스키 2분의 1가량과 칵테일 60㎖ 1잔을 나눠 마셨다고 한다.


둘의 실랑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졸고 있던 A씨에게 “술에 취했으니 그만 가자”며 주점서 나왔다. 김씨는 당초 약속했던대로 자신의 집으로 A씨를 데려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으나 A씨가 택시 타기를 거부했다.

김씨는 A씨를 억지로 택시에 태워 자신의 거주지 인근으로 이동했지만, A씨는 김씨의 집으로 가는 것을 거부했다. 이 과정서 실랑이는 계속됐으며 집에 도착해서도 A씨는 김씨 집에서 자지 않으려고 했다.

김씨는 이전에 배웠던 주짓수 기술을 활용해 바닥에 누운 A씨 위에 올라타는 식으로 제압하려 했다. 하지만 A씨가 빠져나가려고 하자 거친 몸싸움으로 번지게 됐다. 그러자 김씨는 A씨와 나눈 말다툼으로 인해 쌓였던 분노, 경찰 조사를 받았던 과정서 누적된 스트레스, 내면에 숨겨온 폭력적인 성향 등이 폭발하며, 결국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A씨 얼굴을 여러 차례 주먹으로 내리쳤고, A씨가 몸부림을 치며 일어나려고 하자 다시 안면부를 가격했다. 저항능력을 상실한 A씨 머리를 붙잡고 방바닥에 얼굴을 수차례 내리찍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A씨 머리서 흐른 혈액이 김씨 몸과 방 벽면에 비산될 정도로 A씨를 추가 가격한 후 자신의 몸만 닦고 방치했다. 결국 A씨는 ‘머리덮개 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 및 얼굴 손상에 따른 기도 막힘 질식’으로 사망했다.

집에서 실랑이 중 다투다 우발적
계획적인 범행? 무기징역 선고

사건 당일 김씨는 “남성이 죽은 상태로 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확인해 최초 신고자인 김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건 당일 비번이었던 경찰관인 A씨에게 자신의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한 뒤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봤다. 김씨는 경찰 조사서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범행에 대해선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17일 ‘11년 지기 절친에게 살해된 경찰관 사건의 명백한 진상 규명 및 엄중한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A씨의 아내라고 소개를 시작한 청원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청원인은 “둘은 대학교 시절부터 11년 지기 단짝 친구였다. 1년 전 저희들의 결혼식 사회를 부탁할 만큼 남편과 친한 사이였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12월13일 남편은 피의자와의 저녁 약속으로 오후 6시30분경 집을 나섰고 그후 오후 11시경 남편의 전화가 와,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피의자와 통화를 했다”며 “김씨로부터 오늘 술 좀 마시고 집에서 재우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늦게까지 술을 마신 후라 먼 집보다는 가까운 친구 집에서 자고 오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돼 아무런 의심 없이 남편의 첫 외박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바라는 것은 남편의 죽음이 한 치의 억울함 없이 철저하게 수사돼야 할 것이며, 음주로 인해 감형되는 일이 발생해 피해자와 유가족이 두 번 살해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잔인한 범죄에 대한 합당한 형벌로써 이 사회가 공정한 법의 집행과 정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들께 증명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청원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심리로 열린 김씨의 살인 혐의 결심공판서 검찰은 재판부에 무기징역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은 구형 의견을 통해 “무엇보다도 범행이 살인이고,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가장 나쁜 죄질”이라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상당히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졌고, (결혼식)사회를 봐줄 정도의 사이인데 범행 방법이나 상황 등은 어떤 원한관계의 살인보다 처참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어머니는 피해자가 돌연사했다고 생각하고 피고인에게 ‘친구인 네가 얼마나 놀랐겠느냐’고 말할 정도의 사이였다”며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배신감이 처참한 만큼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서 “두 사람은 그날 상당히 많은 술을 마셨고 만취상태였다”며 “피고인이 절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기억을 못하거나 숨기는 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평생 빌겠다”

이어 “수사 초기부터 (피고인이)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친한 친구를 흥겨운 술자리 끝에 고의로 살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라며 “범행 당시 술자리 등 여러 가지를 볼 때 원인미상의 싸움 도중 상대방을 제압하다가 폭행이 발생한 것이고, 고의로 살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서 “(피해자의)부모님께서 친아들처럼 대해주셨다. 평생 참회하고 빌며 살겠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30년 지기 살해 재판 결과는?

대구고등법원 형사1부는 지난 21일 함께 술 마시던 친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6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자신을 폭행하는 것에 격분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의 선고 형량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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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