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편입’ KG그룹의 이면

덩치 키웠지만…혹시 모를 불안 요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KG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에 편입됐다. 큰맘 먹고 인수한 KG동부제철이 그룹의 위상을 드높인 모양새.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 과정을 밟는 KG동부제철은 복덩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3일, 국내 공시대상 기업집단 64개사를 지정했다. 자산총액 5조원은 대기업으로 인정받는 관문으로 여겨지지만, 대신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시·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이 적용된다. 

올해는 HMM(옛 현대상선),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 KG, 삼양 5개 등 기업집단이 신규 공시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들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곳이 바로 KG그룹이다. KG케미칼, KG ETS 등 20개사 계열사를 거느린 KG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5조2560억원을 기록하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63번째 순번으로 이름을 올렸다.

삐끗할까

KG그룹의 눈부신 약진은 곽재선 회장의 역량에 의한 것이다. 말단 직장인으로 시작해 재벌 기업 총수 자리를 꿰찬 곽 회장은 2003년 법정관리 중인 경기화학을 인수해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키며 주목받았다. 곽 회장은 이후 10여년에 걸친 인수합병을 통해 KG그룹의 기초를 닦았다.

현재 KG그룹은 화학, 에너지, 물류, 전자결제, 제철 등을 영위한다.


지난해 9월 인수한 KG동부제철은 KG그룹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KG동부제철의 자산총액은 별도 기준 2조3553억원으로, KG그룹 자산총액의 40%를 웃돈다. KG동부제철 인수에 성공하면서 대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KG그룹의 동부제철 인수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과 KG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G그룹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고 동부제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총 인수대금 3600억원에 동부제철을 품는 데 성공했다. 2000억원은 KG이니시스, KG이티에스, KG모빌리언스 등 KG그룹 계열사에서, 나머지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가 충당하는 방식이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G동부제철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9.98%를 기록한 KG스틸이다.

동부제철 품고 재계 순위 63위 ‘점프’
‘마이더스의 손’ 곽재선 회장 이번에도?

KG동부제철의 수익성 개선은 KG그룹의 향후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동부제철은 2018년까지만 해도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힌 기업이었다. 납입자본금은 1919억원, 자본총계는 820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57.3%에 달했고, 이 무렵 부채비율은 4000%를 훌쩍 뛰어넘었다. KG그룹의 동부제철 인수 소식에 일각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KG그룹 휘하에 편입된 KG동부제철은 예상보다 빨리 힘을 내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지난해 4분기 337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14억4800만원에 그친 바 있다.
 

▲ KG타워 ⓒ고성준 기자

KG동부제철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환율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 상승으로 1분기 수출마진이 확대됐다. KG동부제철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약 260만톤이고, 내수와 수출 비중은 5: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KG동부제철은 수출 비중을 향후 60% 근방으로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채권단 관리체제서 벗어난 KG동부제철은 일단 자본잠식 상태를 완전 해소한 상황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3월31일에는 관리종목서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철강업 불황이 장기화될 시 KG그룹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KG동부제철 인수 단계부터 정상화 작업까지 적극 참여했던 곽 회장 부자의 리더십에 흠집이 생길 가능성마저 따져봐야 한다.

곽 회장은 지난해 9월부로 아들인 곽정현 KG그룹 전무와 함께 KG동부제철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선 상태다. 

불안불안

철강업계 관계자는 “KG동부제철이 철강업 불황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경우 KG그룹은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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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