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LG화학 인도 참사 전말

어린이까지…흙바닥에 픽픽 쓰러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LG화학 인도공장서 발생한 유독가스 유출 사고로 10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LG화학은 노국래 부사장을 단장으로 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담당자 부재 사실과 환경 규정 위반 의혹으로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를 세계 역사상 가장 참혹한 환경 및 산업재해사고로 기록된 보팔 참사와 비교하기도 했다.
 

▲ LG화학 사고 현장

LG화학 인도공장서 지난 7일, 유독가스 유출 사고로 적어도 11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CNN과 AP 통신, NDTV,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30분께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서 유독가스인 스티렌(Styrene)이 누출되면서 지금까지 어린이 3명을 포함한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소 11명 사망
1000여명 부상

사망자 대부분은 사고 당시 현장 주변서 운전 중이었거나 집 테라스에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일부는 잠을 자다가 그대로 숨을 거뒀다. 또 10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유독가스에 노출돼 부상을 당했고, 이중 20∼25명은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 재난긴급대응팀 칸나 바부 팀장은 최소한 285명이 가스중독으로 비샤카파트남 전역의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밝혔다. 공장 인근 마을들에 거주하는 1만명의 주민 가운데 약 5000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비샤카파트남 지구 고위관리 테지 바라트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수많은 사람이 곳곳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으며 1000명 정도를 즉각 분산시키고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고팔라파트남 경찰은 수백명을 구급차와 순찰차, 관용버스에 태워 현장을 벗어나게 도왔고 상당수 주민은 제 발로 탈출했다고 현지 경찰 라마나야가 말했다.

800명에 달하는 부상자는 눈이 타는 듯한 고통을 호소했으며 호흡 곤란, 발진, 구토,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다. 누출 가스 영향은 반경 1.5㎞ 이내였지만, 냄새 등은 3㎞ 5개 마을까지 퍼졌다. 병원으로 이송됐던 피해자 일부는 퇴원했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LG폴리머스 공장서 합성 화학물질인 스티렌이 유출됐다”며 “화재가 발생한 뒤 가스가 누출됐고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LG폴리머스 공장 내 화학물질을 담은 탱크서 가스가 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계자는 “탱크 내부에서 열이 발생하고 기화하면서 가스가 샜다”고 밝혔다. 인디아투데이는 “2000t 용량의 탱크서 가스가 누출됐고, 3000t짜리 탱크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독가스 유출 1000여명 사상자 발생
책임자 부재 의혹…근무자 절반 계약직

재난긴급대응팀은 가스누출을 최소한도로 막으면서 사고를 수습했으며 “전반적으로 상황이 진압됐고 이제는 복구와 부상자를 치료하는 수순”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25일부터 전국 봉쇄령을 내려 다행히 공장 내부에서 근무 중인 인원은 거의 없었다.


지난 4일부터 봉쇄 조치를 완화함에 따라 공장의 조업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인근 상점과 제조업 등 일부 경제활동은 재개된 상태다.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LG화학은 “현지 주민의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주민과 임직원의 보호를 위해 최대한 필요한 조치를 관계기관과 협조해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과 LG화학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즉각적으로 가스누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당국은 공장이 정상 가동을 위해 정기보수와 점검 작업 동안 가스가 새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은 저장탱크서 화학물질이 유독가스로 기화해 누출되는 것을 발견하고 화학물질 중화에 나서는 한편 1시간 만에 공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서 유출 가스가 퍼져 나가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당국은 오전 3시30분께야 신고전화를 받았고 긴급대응팀이 출동 명령을 받은 것이 5시30분,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6시라고 밝혔다.

더욱이 유출 가스의 냄새가 독해 진입하는데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사이 유독가스는 공장 굴뚝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 바람을 타고 주위로 퍼졌다.

언론에 따르면 당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호흡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해당 지역을 빠져나가려고 뛰다가 거리에 쓰러지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중계됐다.

한 목격자는 안개와 같은 가스가 지역을 덮으면서 공황에 빠졌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는 “사람들이 그들의 집에서 호흡 곤란을 겪었고 도망치려고 했다”며 “어둠이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했다.

지방 관리와 해군 소속 인력은 인근 마을 5곳의 주민을 대피시켰고,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기 중인 구급차에 부상자를 옮기는 등 사고 수습을 도왔다.

한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지역 환경단체, 노동조합, 전문가집단 등이 인도서 유해화학물질 유출 사고를 일으킨 LG화학에 희생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과 건강영향조사,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에서처럼”
환경단체 성명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네트워크(ANROEV)는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을 통해 LG화학에 인도서 발생한 사고가 한국서 일어난 것으로 간주해 피해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시아 전역 20여개 국가의 100여개 피해자 단체, 노동조합, 환경 및 노동단체 그리고 의학 및 법학전문가들의 연합체인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네트워크(이하 피해자네트워크)는 직장과 지역사회 건강과 안전의 개선 및 피해자의 권리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피해자네트워크는 LG화학에 “이번 인도공장 가스 유출사건을 한국서 발생한 것으로 여기고 인도주민 사상자에 대한 대책과 인도공장 주변지역의 오염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것이 LG가 말해온 글로벌스탠다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보팔 참사서 미국기업 유니언카바이드가 남긴 교훈이며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영국기업 레킷벤키저가 옥시사태로 남긴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 LG화학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또 성명을 통해 “LG화학의 과실로 인한 가스누출 참사의 비극은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며 희생자들에 대한 즉시적이고, 온전한 보상과 생존자들에 대한 치료 및 재활을 요구했다. 

또 재난에 대한 조사와 노출된 모든 사람들에 대한 급성 및 만성 건강영향조사가 지체 없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네트워크는 “현장 폐쇄 조치 후 작업장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현장 실사가 지역사회 및 피해자대표의 참여로 실행돼야 한다. 다시는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시스템과 강력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인도 현지의 피해주민들은 유해가스 유출과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이중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네트워크 멤버들은 사망한 희생자를 기억하고, 살아 있는 자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네트워크가 언급한 보팔 참사는 1984년 12월3일, 인도 중부지역인 보팔에 위치한 미국 국적의 유니언카바이드 사(현재는 다우케미칼)의 살충제 제조 공장서 유해화학물질인 아이소사이안화메틸이 누출돼 50만명이 노출되고 공식 집계상 2250명이 사망한 사고를 말한다. 

보팔 참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참혹한 환경 및 산업재해사고로 기록된 사고기도 하다. 2006년 제출된 인도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가스 유출로 인해 3만8478명의 경상자와 3900명의 중증장애자를 포함해 모두 55만8125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 

사고 후 미국과 인도서 다수의 민·형사 재판이 이어졌지만 사고를 일으킨 회사와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희생자들은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고, 사고발생 지역은 오염된 채 방치돼있다.

인도 주정부는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LG화학 측에 사고 원인 물질로 알려진 스티렌을 한국으로 모두 옮기라고 지시했다.

제2의 보팔 참사
스티렌 한국행?

지난 12일 인도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YS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 측에 1만3000t 분량의 스티렌 재고를 한국으로 반송하라고 명령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 당국은 이미 8000t은 한국행 선박에 선적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LG폴리머스 측은 “인도 정부의 지시에 따라 공장 등에 보관하고 있던 모든 스티렌을 한국으로 옮기는 중”이라고 전했다.

화학제품 원료로 쓰이는 고농도 스티렌에 노출되면 신경계가 자극받아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역질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현지 일부 주민은 공장 폐쇄 등을 요구했으며 당국도 환경 규정 위반 사실이 적발될 경우 공장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과 현지 일부 언론은 LG폴리머스가 공장의 설비 확장 과정에서 환경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LG폴리머스가 2019년 5월 당국에 신청한 설비 확장 신청 진술서를 토대로 당시 LG폴리머스는 감독관청으로부터 환경 규정과 관련해 유효한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환경부도 지난 8일,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LG폴리머스 측이 지난 3월 설비 확장 허가 신청을 했는데 승인이 떨어지기 전에 가동에 들어갔다”며 “이는 환경 규정위반”이라고 지적했다.
 

▲ LG화학 본사

이에 대해 LG폴리머스 측은 “2006년 이전부터 설치 허가(CFE), 운영 허가(CFO) 등 환경 관련 인허가를 받은 상태”라며 “가디언 등에서 제기한 환경 규정위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 정부가 2006년 환경허가(EC)라는 새 규정을 도입했는데 LG폴리머스는 EC 취득 대상 회사가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인도 중앙정부의 확실한 판단을 받기 위해 자진 신고 신청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출 사고 당시 관리자가 현장에 없었다는 현지 조사단의 발언도 나왔다. 또 현장 근무자 중 절반이 권한이 없는 계약직이라는 증언이 제기되는 등 관리 소홀을 입증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사고를 사전에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제2 보팔 참사 되지 않도록…”
노국래 부사장 현지로 파견

시바 샹카르 레디 비사카파트남 감찰관은 13일(현지시각) 인도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IE)>와의 인터뷰서 “공장을 안전하게 재가동할 책임은 찬드라 모한 라오 LG폴리머스 매니저 겸 운영국장에게 있었으나 사고 발생한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그는 공장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사건 발생 당시 공장에는 24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상황 통제가 가능한 상급 관리자는 한 명도 있지 않았다”며 “상급자의 감독 하에서 일해야 하는 엔지니어들이 몇 명 있었으며 근무 인원 중 절반은 계약직 노동자였다”고 덧붙였다.

라지브 쿠마르 미나 비사카푸트남 경찰서장은 “사고 공장 운영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해 수사할 것”이라고 IE에 밝혔다. 사고를 조사 중인 전문가 위원회 역시 당시 책임자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이 스티렌모노머 유출 관련 사고 초기 보고서(FIR)에서 발생 장소가 LG폴리머스 공장임을 적시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 노국래 LG화학 부사장

<IE>가 입수한 FIR에 따르면 사고 발생 5시간여 뒤인 오전 7시 현지 경찰 기록에는 ‘공장서 연기가 나고 나쁜 냄새도 풍기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경찰이 스티렌모노머 유출을 확인했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고, 회사 이름 역시 보고서에 없었다고 IE는 보도했다.

LG화학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부사장)을 단장으로 8명으로 구성된 인도 현장 지원단을 파견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우선 국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고 수습을 계속해서 총괄 지휘한다.

현장 지원단은 공장 안전성 검증과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신속하고 책임 있는 피해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사고원인 조사와 현장의 재발방지 지원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해 현장 지원단은 생산·환경안전 등 기술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발등에 불똥
지원단 파견

노국래 지원단장은 피해주민들을 직접 만나 지원 대책을 상세히 설명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국이 제한된 상황이지만 한국과 인도 정부기관, 대사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신속한 입국이 이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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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