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명문제약의 주머니 사정

수장 바뀌고 고꾸라진 실적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박춘식호 명문제약이 휘청거리고 있다. 거듭되는 적자로 인해 부정적인 목소리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외부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 박춘식 명문제약 사장

명문제약은 지난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 자산서 예상치 못한 손실을 기록한 게 치명타였다.

참담한 성적표

명문제약은 지난 1월 매출액 1553억원, 영업손실 29억원, 순손실 108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치면서 확정 실적에 변동이 가해졌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5배, 2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연결 기준 2018년 49억37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명문제약은 지난해 영업손실 14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확정 공시했다. 판관비 항목이 영업손실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판관비는 2018년 695억원서 지난해 827억원으로 130억원 이상 증가했다. 판관비 증가의 대부분은 대손상각비(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비용으로 처리) 항목이었다. 2018년 -5억원이던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109억원으로 늘었다.


순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명문제약은 지난해 2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전환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 때문이다. 

명문제약은 우리은행서 판매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펀드 투자 금액 전액을 지난해 재무제표에 평가손실로 반영했다. 명문제약이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29억원이다.

지난해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하회한 덕분에 박춘식 대표 체제를 향한 시선은 한층 싸늘해졌다. 명문제약이 하향세를 나타낸 시점과 전문경영인(CEO) 체제를 도입한 시기가 맞물린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명문제약은 2017년 11월 대주주인 우석민 회장이 대표직서 물러나고, 기존 박춘식 대표와 신임 배철환 대표의 공동경영체제를 도입했다. 2018년 1월 배 대표가 사임한 뒤 박 대표 단독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우 회장은 오너 2세 경영인이고, 박 대표는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6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업계서 박 대표는 32년째 ‘명문맨’을 고수해 온 입지적 인물로 통한다.

박춘식 사장 체제 위기
라임 유탄에 휘청

전문경영인 체제는 우 회장의 결단으로 이뤄졌다. 2001년 이규혁 전 회장과의 공동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섰던 우 부회장은 대표이사 부임 시절 매출 80억대에 불과했던 명문제약을 1400억대 회사로 키웠다.


우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 제도적 변화 방안을 고심하던 우 회장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했다. 안정보단 변화를 꾀한 결정이었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됐다. 370억원이 투입된 2018년 향남 제2공장이 완공됐고, 이후 장치·설비 설치에 대한 200억원대 투자가 이어졌다. 2017년 13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5억원으로 증대됐다.
 

▲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 ⓒ문병희 기자

이 같은 결정은 중장기적 관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혔다. 영업이익, 순이익 감소가 두드러졌음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거두지 않았던 셈이다. 재선임 과정을 거치며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증설 효과 및 수탁생산 내재화를 토대로, 올해부터 이익률 개선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명문제약은 올해 1분기마저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한 상태다.

명문제약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2% 감소한 329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124만원서 올해 1분기에 3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순손실은 40억원가량 증가한 53억원에 달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 건전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44.3%로 전년 (229%) 대비 15% 이상 확대됐다. 특히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924억원서 1032억원으로 늘었다. 

명문제약은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달 300억원(708만주) 유상증자에 관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용 목적은 채무상환자금 201억원, 시설자금 50억원, 운영자금 49억원 등으로 공시했다. 명문제약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건 2016년(224억원) 이후 4년만이다. 당시 유상증자는 ‘공장증설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명문제약은 신주배정기준일 기준 1차 발행가액을 3510원으로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기존 4240원에 비해 730원 낮아진 수준이다. 이로써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되는 총 예상 금액은 300억원서 249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표 바뀌더니…

발행가액 조정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면서 명문제약은 자금사용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채무상환자금과 운영자금은 각각 156억원, 42억원으로 줄었다. 이번 유상증자의 주목적이 채무상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문제약 입장서 발행가액 조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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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