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큰 그림 그리는 윤화섭 안산시장

“대부도를 제2의 페블비치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안산시가 안산의 보물대부도를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이미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상황서 또 한 번의 도약을 통해 경기도의 하와이를 넘어 세계의 대부도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플랜의 핵심은 골프 세계대회 유치. 대부도는 2의 페블비치를 꿈꾸고 있다.
 

▲ 윤화섭 안산시장

119US오픈이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서 열렸다. US오픈은 마스터즈, PGA 챔피언십, 브리티시 오픈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로 불린다. 1919년 문을 연 페블비치는 개장 100주년인 2019년에 또 한 번 US오픈 대회를 개최했다.

고급 골프장

페블비치는 전 세계서 가장 위대한 퍼블릭 코스로 불린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하는 미국 내 100대 퍼블릭 코스서 2003년부터 줄곧 1위에 올라 미국 골프의 자존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원제와 퍼블릭 코스를 모두 합해 평가하는 순위서도 단 한 번도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난한 해안도시에 불과했던 페블비치는 US오픈을 유치하면서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거듭났다. 1972년 이후로 5차례나 더 US오픈을 유치하면서 페블비치의 가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20세기 최고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는 죽기 전에 단 한 번 라운딩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페블비치서 하고 싶다고도 했다.

세계적 골프대회는 지역 전체를 뒤흔들 만큼 파급력이 강하다. 소득 1만달러 이하의 어촌마을이었던 페블비치 역시 US오픈을 유치하면서 9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부촌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미국의 대표적인 부자동네 LA 비벌리힐스에 버금갈 정도로 호화 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페블비치는 US오픈을 유치하면서 푸드와 와인, 관광을 골프와 결합했다. 그 결과 페블비치 푸드&와인 페스티벌이 탄생했고, 이는 현재 미국 3대 요리축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성장했다. 페블비치 골프장의 절경을 배경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매년 100여명의 정상급 셰프들과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을 포함해 8000여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가난한 해안도시, 골프대회로
지역경제 활성화·이미지 제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지역은 매년 마스터즈 대회 개최로 1억달러(1200억원)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4월에 열리려던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11월로 연기됐지만 분위기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인근 호텔은 이미 예약 경쟁에 불이 붙었다. 호텔 예약과 집 임대만으로 수백만달러의 경제효과가 날 정도다.

세계 골프대회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가시적인 효과와 함께 도시 이미지라는 무형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부자들의 스포츠로 불렸던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국내외 골프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많은 지자체서 세계 골프대회 유치를 목표로 삼고 도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안산시는 안산의 보물섬대부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취임 초부터 대부도의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 봐왔다. 윤 시장은 대부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런 자연환경에 골프라는 세계적인 스포츠를 접목한다면 더 유명한 관광지로 거듭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면적 34.9, 해안선 길이가 61에 이르는 대부도는 연간 관광객 수만 1000만명에 달한다. 시화방조제를 쌓아 차량 이동이 가능, 접근성이 높고 ‘경기도의 하와이’로 불릴 정도로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안산9경 중 5곳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안산시 볼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도 아일랜드리조트(대표 권모세)는 2의 페블비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일랜드리조트는 231(70만평) 규모의 골프장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전체 27홀 중 20홀서 바다를 볼 수 있다. 해송서 나오는 피톤치드, 갯벌서 나오는 갯벌 오존 등 중금속을 정화하고 암을 치유하는 자연에너지가 풍부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 아일랜드CC ⓒ아일랜드CC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 미국의 데이비드 데일은 자연적인 것을 최대한 살려서 친환경적인 골프장을 만든다는 것이 설계의 1원칙이라며 대부도는 산과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장소라고 말했다.

목장과 헬기 착륙장을 갖춘 수도권 최고 고급 골프장 아일랜드리조트는 이미 7번의 KLPGA 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있다. 세계 골프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장소로서 검증은 충분히 이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세계 골프대회 유치 이력은 없다. 지난 2015년 안산시와 아일랜드리조트는 세계여자골프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를 유치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대부도 내 부족한 숙박시설과 도로시설이 문제로 지적됐다. 자연환경에 걸맞은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았던 것.

빼어난 자연환경 무기로
인프라 갖춰 유치 도전

현재 대부도의 상황은 5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아일랜드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2021년 골프장 부지 내에 300객실 규모의 럭셔리 호텔이 들어선다. 또 드라이브를 하면서 바다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도로 길도 열렸다. 여기에 레슨프로 임진한 아카데미를 확정해 대부도를 골프선수들의 성지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안산시는 지난 4월 사업비 429억원을 들여 대부도 서부해안을 따라 대부북동 낙조전망대와 해솔길이 있는 구봉도 초입 돈지섬과 아일랜드리조트 인근 바다와 만나는 뻑국천 주변 길을 잇는 해안도로를 개통했다.

윤 시장은 대부도서 세계 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된다면 대부도는 한국의 페블비치로 거듭날 수 있다국제 관광지로서 첨단 도시행정 인프라가 들어오게 되면 국내외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경제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일랜드CC

그러면서 세계 골프대회 유치를 통해 안산의 발전은 물론 나아가 한국의 국격을 드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리라 확신한다수년 내에 대부도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명품 샷 대결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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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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