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코오롱글로텍 장부 미스터리
‘0원’ 코오롱글로텍 장부 미스터리
  • 양동주 기자
  • 승인 2020.05.21 08:52
  • 호수 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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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사라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처가 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코오롱글로텍이 한국파파존스에 투자했던 금액을 재무제표상에서 ‘0원’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수 불가능한 돈으로 분류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를 앞세워 처남 회사에 의리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과 서창우
▲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과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대표이사

2002년 12월 출범한 ‘한국파파존스’는 미국 3대 피자 프랜차이즈인 파파존스피자의 명성을 앞세워 국내서 입지를 넓혀왔다.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대표이사는 2003년 7월 압구정 1호점을 개설하고 파파존스 브랜드의 국내 진출을 공식화했다. 법인명은 2006년 11월부로 피제이아이코리아서 한국파파존스로 변경됐다.

남다른 관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한국파파존스 감사보고서는 2008년부터 확인 가능하다. 당시 한국파파존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서창우 대표와 그의 친인척이 49.25%(69만5004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최대주주 지위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창우 대표 외 6인의 지분율은 51.83(76만5956주)%에 달한다.

이 무렵 코오롱글로텍은 지분 8.20%(11만5710주)를 보유한 한국파파존스 3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코오롱글로텍은 섬유소재와 자동차내장재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는 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분율 79.83%로 최대주주다.

한국파파존스에 대한 코오롱글로텍의 지분 참여는 2005년 이뤄졌다. 당시 코오롱글로텍은 한국파파존스 주식 7만7140주를 3억9570만원에 사들였다. 보유 지분은 9.67%, 1주당 취득금액은 약 5130원이다. 당시 한국파파존스의 총발행주식수는 약 79만7720주 수준으로 파악된다.

코오롱글로텍은 2년 후 또 한 번 한국파파존스 주식 취득에 나섰다. 2007년 코오롱글로텍은 3만8570주에 달하는 한국파파존스 주식을 추가 매입했고, 1주당 5000원씩 총 1억9285만원을 투입했다.

이 시점서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한 한국파파존스 주식은 11만5710주, 총 취득원가는 5억8855만원으로 불어났다. 대신 지분율은 8.20%로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파파이스의 총발행주식수가 141만1200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후 코오롱글로텍은 한국파파존스 주식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2010년 한국파파존스 총발행주식수가 147만7867주로 증가하면서 지분율이 기존 8.20%서 7.83%로 소폭 감소했을 뿐이다.

지워진 처갓집 출자금 
투자했지만 회수 불가능

눈여겨볼 부분은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한 한국파파존스 주식이 2010년경부터 금전적 가치가 전무한 것으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이는 보유 주식에 대한 순자산가액, 장부가액 평가서 여실히 드러난다.

코오롱글로텍이 최초 한국파파존스 주식 취득에 나섰던 2005년에 한국파파존스 보유주식에 대한 순자산가액과 장부금액은 각각 2억9774만원, 3억9570만원이었다. 하지만 2년 후 순자산가액과 장부금액은 동일하게 1억6799만원으로 하락했다.

해당연도에 한국파파존스 주식을 4만주 가까이 사들였던 코오롱글로텍 입장서 보자면 사실상 손해를 보면서까지 주식을 늘린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급기야 2010년에는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한 한국파파존스 주식의 순자산가액과 장부금액이 0원으로 표기되기에 이른다.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당기 재무제표에는 한국파파존스 주식의 순자산가액이 현저히 하락해 회복 가능성이 없고,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고 명시돼있다. 코오롱글로텍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파파존스 주식 취득에 나섰던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건 없다. 코오롱그룹 측도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 파파존스 매장 ⓒ고성준 기자
▲ 파파존스 매장 ⓒ고성준 기자

대신 유추할 만한 힌트는 존재한다. 두 회사 오너를 잇는 끈끈한 연결고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큰누나 이경숙씨의 소개로 이화여대서 불문학을 전공했던 서창희씨를 만났고, 두 사람은 1983년 결혼했다. 서창희씨는 2000년 6월 코오롱그룹 임직원 부인들이 창단한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의 총단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외부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시아버지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02년에 설립한 어린이 장학재단 ‘꽃과어린왕자’의 이사장까지 맡았다. 그룹 사회공헌 재단의 운영을 서창희씨에게 맡긴 부분에서 며느리에 대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서창희씨는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대표의 친동생이다. 달리 말하면 서창우 대표가 이웅열 전 회장의 처남이고, 코오롱그룹과 한국파파존스는 사돈기업으로 묶인다.

회사만 손해

재계 관계자는 “한국파파존스에 대한 코오롱글로텍의 지분 투자는 그룹사 차원의 밀어주기로 이해된다”며 “이웅열 전 회장의 처가 챙기기로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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