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발’ 충무로 딜레마

기지개 켜다 줄줄이 연착?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서울 이태원 클럽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제 겨우 막 기지개를 켜려 했던 영화계가 다시 얼어붙었다.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인해 극장가는 배를 쫄쫄 굶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개봉 예정작들마저도,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 ▲ 영화 침입자·결백 ⓒ에이스메이커

매년 4∼5월만 되면 국내 언론에선 일제히 ‘한국 영화 위기론’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쏟아내왔다. 그만큼 4월과 5월은 국내 극장가서 비수기로 점치는 시기다. 마블사를 비롯한 굴지의 해외 영화들이 이때 한국시장을 노렸다. 이 시기 개봉하는 한국 영화가 대체적으로 저예산 제작 영화거나 다양성 영화 등 경쟁력이 약한 작품이 많았기 때문에 해외 블록버스터로서는 적기였다. 

성수기까지

엄청난 제작비에 히어로로 무장한 해외영화들이 국내 영화시장을 잠식했고, 그렇게 위기 아닌 위기론이 불거졌었다. 하지만 6월부터 8월에는 흥행 스타와 거대 자본이 투입된 작품이 개봉돼 위기론은 금세 사라지곤 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영화계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위기를 맞고 있다. 하루 100만명 이상이 영화관을 찾던 과거 어린이날과 달리 이번에는 10만명 수준에 그쳤다. 황금연휴인 것까지 감안한다면 충격적인 스코어다. 영화관은 생존의 문제에 봉착했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역시 휘청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러 영화들이 상반기 개봉을 잠정 결정했다가 슬며시 미루고 있다.


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매년 ‘한국영화 위기론’에 대해 질문을 받았었다. 사실 그때의 위기론은 6월이나 7월이 되면 사그라드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전에 없던 위기다. 영화관은 물론 영화 콘텐츠 산업도 힘들다. 배급사 대부분 각 2∼5월 중 개봉하기 위해 준비했던 영화들을 자체적으로 미뤘다. 이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장을 찾은 일일 총 관객 수는 사흘째 2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황금연휴 이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던 때로 회귀한 모습이다. 천문학적 숫자의 경제적 타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CGV 관계자에 따르면 CGV 1/4분기 실적은 예년에 비해 약 50%가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716억원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작년 4월에는 1300만 관객이 들었는데, 올해 4월은 97만명만이 영화를 봤다. 1/13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금 나아지나 했는데,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 사태가 6~7월 성수기까지 이어지면 정말 아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4월 말부터 코로나19가 보완세로 접어들면서 5월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특히 3월 개봉을 예정했다가 한차례 미룬 <침입자>와 <결백>은 5월 개봉을 결정했으나,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또 개봉을 미루게 됐다. 

오는 21일 개봉을 결정했던 <침입자>는 내달 4일로 개봉을 재차 미뤘다. 이 영화는 제작비 50억원 안팎의 중형 영화 중 가장 발 빠르게 개봉을 결정했다. 배우 송지효와 김무열이 출연하는 공포 장르의 <침입자>는 지난 14일 언론·배급시사회에 이어 배우 및 감독 인터뷰도 진행하려 했었으나 어쩔 수 없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어린이날 총 관객 10만, 1/10토막
“한국영화 위기” 극장가 얼어붙나


<침입자> 측은 “당초 심사숙고 끝에 21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영화 개봉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우 배종옥과 신혜선이 출연하는 영화 <결백>도 개봉을 연기했다. 아빠의 장례식장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의 결백을 밝힌다는 내용의 <결백>은 배종옥의 파격 변신이라는 측면서 관심을 받으며, 오는 27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논의 끝에 6월 중으로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결백> 측은 “제작진 및 관계자는 현 사태를 끊임없이 예의주시할 예정이며 관객 분들을 가장 적기에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20일 진행 예정이었던 언론배급 시사회 및 일반 시사회 일정 역시 연기된다.
 

▲ 프랑스 여자 영웅 ⓒ롯데엔터테인먼트

같은 날 개봉 예정이었던 <프랑스의 여자>도 내달 4일로 개봉을 연기했다.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가 서울로 돌아온 미라(김호정 분)의 얘기를 담은 영화로, 국내외 영화제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8회 롯데크리에이트브 공모전서 수상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집필한 김희정 감독이 연출도 맡았다.

<프랑스의 여자> 측도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새로운 일정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5월 개봉하는 영화는 배우 조민수와 래퍼 치타가 출연하는 <초미의 관심사>가 유일하다.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예정된 일정으로 진행된다. <초미의 관심사> 관계자는 “오는 27일 예정대로 개봉한다. 18일 진행되는 언론 대상 시사회도 정상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에 오는 것 자체를 주저하기도 하지만 볼 만한 신작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소규모 영화 입장에서는 지금이 개봉 기회일 수 있지만, 영화관에 가는 사람이 없어 개봉을 추진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6월 개봉을 예정한 영화들도 고민이 커졌다. 회복세에 접어들었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추세가 되자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 윤제균 감독의 <영웅>,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등이 이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현재까지는 큰 여파 없이 영화 제작에 몰두하고 있지만, 6월에도 코로나19가 이어질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특히 거론된 영화들은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다. 2월부터 5월까지는 비수기여서 그렇다 쳐도, 성수기마저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영화계를 엄습하고 있다.  

또 연기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이례적인 사건이다. 레퍼런스로 할 만한 사안이 없다. 모든 것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어떤 예견을 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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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