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많을수록 프리미엄

GTX, 신안산선, 신분당선 연장, 강북횡단선 등 굵직한 교통 호재들이 착공에 들어가거나 예정에 있어, 단일 역세권에서 더 나아가 더블·트리플·쿼드러플 역세권 인근 수혜지역 단지들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종전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도보 5분 이내면 ‘역세권’이라는 의미였다면, 이제는 어떤 노선이 몇 개 겹치느냐가 역세권을 결정짓는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데 그치지 않고 얼마나 많은 노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부각된다는 의미다.

도보 5분
경쟁력으로

직주근접, 워라밸 등 다양한 요구들이 늘면서 교통수단이 편리한 지역의 주택, 소형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9개 지하철노선 등 수도권에만 19개의 전철 노선이 지나는 만큼, 1개 노선만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보다는 더블역세권, 트리플역세권 등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에 더블, 트리플에 이어 4개의 지하철노선이 중복되는 쿼드러플 역세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나 수익형 부동산의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는 단연 ‘교통’이다. 지하철이 교통의 편리함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함에 따라 더 가까울수록, 또 더 많이 겹칠수록 역세권의 의미는 강력해진다.

멀티 역세권 단지들이 매매 수요를 꾸준히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대세다. 서울 강서구 ‘마곡엠벨리 7단지’의 전용면적 84㎡ 경우 올해 3월 KB시세는 11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3월 11억원에서 약 5000만원 올랐다. 2014년 6월 입주한 단지는 지하철 7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마곡나루역과 5호선 마곡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해당한다.

반면 이곳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M단지의 같은 면적은 올해 3월 10억6500만원으로 1년 전(10억9000만원)에 비해 오히려 2500만원 떨어졌다. 같은 2014년 6월에 입주한 이 단지는 9호선 신방화역 단일 역세권이다. 노선을 몇 개 이용할 수 있느냐에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더블, 트리플, 쿼드러플…
역세권 인근 단지 ‘각광’

상황은 수도권도 마찬가지. 2018년 5월 입주한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 롯데캐슬 더퍼스트’의 전용 84㎡는 올 3월 4억7250만원으로 1년 만에 약 8000만원 상승했다. 이곳은 지하철 4호선·서해선 환승역인 초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더블 역세권이지만 수인선·신안산선·인천발 KTX가 예정돼 있어, 이들 노선들이 개통되면 펜타 역세권으로 확장된다.

반면 한 정거장 떨어진 4호선 고진역 인근의 L단지의 같은 면적은 올해 3월 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018년 10월 입주해 롯데캐슬 더퍼스트보다 새 아파트임에도 상승폭은 절반에 머문 것이다.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도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서울 잠원동에서 분양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평균 82.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강남 재건축이기도 하지만, 멀티 역세권이라는 이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는 황금노선인 지하철 3·7·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 바로 앞에 위치한다.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료 수준도 환승역세권과 단일 역세권의 차이를 극명히 나타낸다. 서울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로역 인근 오피스텔인 ‘충정로 대우디오빌’ 전용 29㎡의 임대수익률은 연 5.5%선이다. 매매가격이 1억8000만원선인 이 오피스텔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77만원선이다. 이에 비해 단일역인 3호선 경복궁역 역세권인 ‘경희궁의 아침’ 임대수익률은 연 3.4  %선으로 시세는 2억9000만원,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다.

실제 환승역에서 공급한 수익형 부동산의 분양 성적도 좋았다.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에 서 분양한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평균 13.7대 1로 분양개시 7일 만에 100% 계약했다. 또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선 환승역인 공덕역 일대에서 GS건설이 분양했던 공덕역 역세권 ‘공덕 파크자이’ 상가 역시 57실 공개청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약 68대 1, 최고 29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하루 만에 100% 분양을 완료했다.

매매 수요
꾸준히 자극

보미건설이 청약을 받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노량진 드림스퀘어’는 최고 1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 분양 마감했다. 단지는 전용면적 24㎡, 26㎡ 타입의 소형 원룸형으로 구성됐으며 지하철1호선과 9호선의 환승역인 노량진역이 단지 마로 앞에 있는 것을 비롯해 도보권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학원가, 수산시장, 동작구청, 동작경찰서 등의 관공서 및 생활편의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설노선이나 기존 지하철의 연장으로 단일역 신분에서 더블, 트리플, 쿼드러플 역세권이 속속 생기고 있다”며 “단일역보다는 멀티 역세권이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 떠오르면서 실거주자는 물론 투자자,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멀티 역세권에 분양(예정) 중인 단지.

여러 노선 동시에 이용 가능?
가격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더블 역세권 신풍역 일대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 내 상가)= GS건설이 시공한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337-246번지 일대에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신길뉴타운(신길재정비촉지구역) 12구역에 속하며 아파트 1008세대 배후로 한 독점상권으로, 기존 7호선 신풍역 역세권 입지에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 개통 시 환승 역세권이 되어 투자가치도 높다고 할 수 있다. 

역이 몇 개?
가치 달라져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는 신길 센트럴자이 상가는 108동에 10개 점포, 103동에 4개 점포로 희소가치가 높다. 투자자 및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1층 상가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기준 3만76553.32㎡로 소규모 업종 위주의 면적으로 공급되며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커피전문점, 문구점, 중개업소,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권장업종이다.

신길뉴타운 초입 상가로 1000여세대 고정 수요는 물론 인근 초·중·고 및 근린공원 조성으로 인근 유동인구까지 유입이 용이하다. 신길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신길뉴타운 완성 시 8733세대를 배후로 하는 항아리 상권형태로 소비력이 높은 3040대 젊은층이 많다. 여의도나 7호선 라인 강남권 출퇴근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초·중·고가 많아 학생수요도 많다는 장점을 지녔다. 

아파트는 지난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며 영등포, 여의도, 강남 지역 일대의 약 50만 임대수요를 품고 있는 만큼 공실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신안산선(확정)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는 데다 해군회관 사거리 경전철(신림선)이 예정돼 있다.
 

▲ 신사역 멀버리힐스/트리플 역세권 신사역 일대

▲신사역 멀버리힐스(메디컬 전문 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사역 멀버리힐스’ 메디컬 전문 상가가 분양 중이다. 10년간 공급이 없었던 신사역 일대에 공급되는 신축상가로 지하 8층~지상 14층 근린생활 시설동 등 총 2개의 타워로 이루어진 복합건물이다. 지난해 5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전 세대, 상업시설 및 메디컬 1차분이 성공적으로 분양 완료됐으며, 현재 상업시설 및 메디컬 2차분을 분양하고 있다. 

도보 1분 거리에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 위치한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신사역은 서울 중심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노선을 품고 있다. 압구정은 2분, 종로3가는 15분대, 광화문 20분대 등 서울 주요 지역 대부분을 30분 내로 이동 가능하다. 여기에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 사업’과 ‘위례신사선’등이 예고돼 있다. 

주거, 업무시설, 상업지구가 밀집한 핫플레이스에 위치해 있고 잠원동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본부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KCC건설, 셀트리온, 한국야쿠르트, 현대제철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자리해 고정수요 확보에 유리하다. 206대의 주차공간을 확보, 강남의 일반적인 건물보다 넓어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또 복합문화 시설로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들어서는 현장으로, 획일적인 박스형태가 아닌 독창적인 건축미가 반영된다.
 

▲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쿼드러플 역세권 청량리역 일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오피스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최대 65층의 아파트 4개 동, 오피스텔과 함께 업무시설·호텔·판매시설이 들어서는 42층 건물인 랜드마크타워로 이뤄진다. 오피스텔은 랜드마크타워 27~42층에 자리 잡게 된다. 

청량리역과 직접 연결된다. 청량리역의 경우 철도 노선 10개가량, 버스노선이 60개가량 지나가는 대형 역세권으로 오피스텔 단지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미 높은 수준의 교통 인프라를 보유한 청량리역에 또 다른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다. 청량리역(GTX) B노선이 현재 기본계획에 착수했으며, C노선의 경우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RFP)을 올 연말에 고시한다고 국토교통부에서 밝힌 상황이다. 

단일역보다
멀티 역세권

랜드마크타워는 쇼핑몰과 문화시설,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으로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단지다. 일부 세대에는 입주자 선호도가 높은 분리형 원룸으로 설계돼 보다 넓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코인 세탁실, 라운더리 라운지, 스카이 가든 등으로 편리하고 고급스러운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했다. 외부 오픈 데크, 입주자용 세대 창고가 설치돼 입주민들의 편리함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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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