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라젠 문은상 일가 수상한 부동산 투자 추적

속초 호텔·독산 타워에 260억 썼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 2017년 말 주식을 대거 처분해 1325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세금 납부와 채무변제를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문 대표 일가는 주식 매각 후 부동산사업에 착수했다. 사용된 자금 규모만 260억원대. 막대한 사업자금은 어디서 나왔을까.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미공개 정보로 보유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손실을 회피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발단은 ‘펙사백(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임상시험 중단 공고’였다. 펙사벡은 신라젠을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려준 일등공신이었다. 한때 신라젠 주가는 13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 사실이 공개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그 많은 돈 
어디서 났나

신라젠 관계자들은 의혹에 휩싸였다. 문 대표 등은 펙사벡 중단 공시 전까지 신라젠 주식 292만765주를 매각한 바 있다. 모두 2515억원어치였다. 이 가운데 문 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28일부터 이듬해인 2018년 1월2일부터 3일 동안 신라젠 주식 156만2844주를 팔았다. 매각대금은 1325억원이었다.

최대주주 매각 소식에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신라젠은 진화에 나섰다. 문 대표가 주식을 처분한 목적은 세금 납부와 체무변제였다고 설명했다. 펙사벡 임상 과정에 이상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주식 매각 직후 부동산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었다.

문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과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문 대표 부인 곽모씨는 그 다음달에 부동산 개발·공급업체 ‘람다홀딩스’를 설립했다. 주식 처분 4개월 안에 발생한 일이었다.


일각에선 문 대표의 신라젠 주식 매각 배경을 부동산 투자로 꼽았다. 다만 별다른 추가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문 대표를 향한 의심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관련 의혹에 무게가 실릴 만한 근거가 확인됐다.

임상 중단 전 주식 매각 1325억 확보
부인·특수관계 부동산 회사 속속 설립

문 대표 부인 곽모씨는 람다홀딩스를 설립한 뒤 ‘주상복합단지 상가 분양권’을 취득하고 ‘호텔 신축사업’에 투자금을 유치했다. 람다홀딩스가 뛰어든 2건의 부동산사업은 ‘오르페움’을 브랜드로 내세우는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람다홀딩스 임원은 2명으로 대표이사 곽모씨와 감사 김모씨다. 오르페움을 앞세운 회사들의 대표이사는 다름 아닌 람다홀딩스 감사 김모씨다. 람다홀딩스와 오르페움 관련 회사들은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공교롭게도 관련 회사들은 문 대표가 신라젠 주식을 처분한 이후 설립됐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람다홀딩스는 ‘독산 오르페움 타워’서 분양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독산 오르페움 타워는 주상복합단지다. 주변에는 지하철역과 고속도로가 위치해 있어 강남권 진입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산 오르페움 타워의 위탁사는 ‘㈜오르페움독산’이다. 대표이사는 김모씨다. 오르페움독산은 상가 일부를 람다홀딩스에 분양했다. 람다홀딩스는 지난 2018년 분양대금으로 67억2000여만원을 오르페움독산에 지급했다. 오르페움독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특수관계자 거래로 명시됐다. 람다홀딩스는 상가 일부를 분양 받은 만큼, 분양사업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오르페움독산은 지난 2018년 ‘오르페움제이차’라는 회사에게 117억1000만원을 투자 받기도 했다. 이곳 대표이사 역시 김모씨다.

특수관계 회사
손잡고 함께

람다홀딩스는 호텔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강원도 속초시에 신규 설립될 ‘오르페움호텔’이 그 대상이다. 호텔은 지하2층에서 지상20층 크기의 생활숙박시설로 모두 150세대를 수용할 수 있다.

공사 발주는 ‘오르페움제일차’서 맡았다. 김모씨가 대표이사인 회사다. 오르페움제일차는 지난 2018년 4월 호텔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한 신탁회사가 수탁한 상태다. 오르페움제이차도 호텔사업과 관련이 있다.

람다홀딩스는 오르페움제일차, 오르페움제이차와 투자약정을 맺었다. 람다홀딩스는 지난해 오름페움제일차에 7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8년에는 오르페움제이차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모두 195억원이다.

투자 내용에 따르면 람다홀딩스는 총사업비와 기타 제반 지출 경비 일체를 제외하고 발생 경상이익의 85%를 지급받게 된다.
 

람다홀딩스의 투자는 특수관계자 거래로 분류됐다. 오르페움제일차 등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람다홀딩스에게 받은 투자금을 특수관계자 거래에 적시했다.

람다홀딩스는 특수관계자 회사를 통해 분양사업과 호텔 투자에 나섰고, 모두 262억원이 사용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관련 회사들의 설립 시기다. 람다홀딩스는 지난 2018년 4월9일 설립됐다. 오르페움제일차는 같은 날 개설됐다. 오르페움제이차는 그 다음달인 5월29일에 세워졌다. 오르페움일차와 오르페움이차의 지점 설립일 역시 람다홀딩스와 동일하다.

매각 시점
사업 시점

종합해보면 문 대표는 지난 2017년 말 주식 매각으로 1325억원을 확보했고 ▲한남동 고가 단독주택 매입 ▲람다홀딩스 설립 ▲오르페움제일차 설립 ▲오르페움제이차 설립 등이 5개월 안에 차례로 이뤄졌다. 부동산사업도 진행됐다. 문 대표의 신라젠 주식 매각 배경에 부동산사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셈이다.

문 대표 일가가 부동산사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곽모씨는 지난해 11월21일 ‘라무스’라는 부동산 개발·공급업체를 추가로 설립했다. 라무스 임원은 람다홀딩스와 마찬가지로 대표이사 곽모씨, 감사 김모씨다.

 


눈길이 가는 건 라무스의 주소지다. 라무스는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김모 대표이사의 오르페움제일차, 오르페움제이차도 같은 주소를 사용한다. 이들의 지점마저 주소지가 같다. 5개 업체가 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들은 모두 소호 사무실에 주소지를 등록한 상태였다.

람다홀딩스도 소호 사무실에 주소지만 등록했다. 같은 주소지에 ‘오르페움㈜’라는 회사도 함께 있었다. 람다홀딩스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이곳 대표이사 역시 김모씨다.

추가로 확인된 라무스와 오르페움은 주상복합단지 분양사업과 호텔 신축사업에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 회사를 통한 별도의 부동산사업이 준비 또는 진행 중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일요시사>는 람다홀딩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전화번호마저 등록돼있지 않아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다만 람다홀딩스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오르페움은 전화번호가 등록돼있어 관계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관계자는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마자 “통화가 어렵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분양권 취득·호텔 투자에 262억 사용
사측 “신라젠·문 대표와 무관한 별건”


<일요시사>는 오르페움제일차, 오르페움제이차에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신호음만 계속될 뿐이었다. 오르페움독산과 연락이 닿았지만 김모씨는 출근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모씨의 연락처를 문의했지만 관계자는 자신을 분양대행사 직원이라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곽모씨의 부동산 사업에 대해 “별개의 건”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신라젠이나 문 대표와 연관이 있었다면 이미 검찰서 수사했을 것이고 언론에도 보도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표의 1325억원에 대해 “60∼70%는 세금 변제를 위해 사용됐고 일부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 관련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사용됐다”면서도 “세금과 부채 해결에 1325억원이 모두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문 대표를 비롯한 대주주 3인의 주식 처분에 대한 사적 이익 취득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라젠 측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부산지방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BW가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결정돼 당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세금 1700억원(증여세 1000억원+양도세 700억원)이 부과됐다”며 “이와 함께 BW 행사를 목적으로 의사 주주들에게 대여한 주식 부채가 총 310만주로 3000억원(2018년 1월 평가금액)에 해당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를 비롯한 신라젠 대주주 3인에게 부과된 세금이 모두 4700억원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개인 자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규모였기 때문에 보유주식으로 현물납세를 하고자 했지만, 주식으로 세금 납부가 불가하다는 부산지방국세청의 통보를 지난 2017년 12월24일 받았다”며 “세금 납부를 위해 부득이하게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세금 때문에
부득이 처분”

신라젠 측은 “일부 언론서 대주주 부당이익으로 거론하고 있는 수천억원은 국세청 요구에 따라 이미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라며 “사적 이익으로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3인 중 세금과 부채를 모두 해결한 사람은 없기에 항간에 떠도는 수천억원 부당 이익 취득이라는 허위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향후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은상 한남동 집 가압류 왜?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대량으로 주식을 처분한 뒤 매입한 한남동 소재 고가 단독주택이 현재 가압류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2018년 3월26일 해당 주택과 부지를 모두 매입한 바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건물과 토지 모두 지난 6일을 기준으로 가압류됐다.

등기원인은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추징보전명령에 의한 검사의 명령’으로 적시됐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추징보전액은 854억8570만1600원이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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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