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망사고 ‘배째라’ 대처법
현대중공업 사망사고 ‘배째라’ 대처법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5.20 14:44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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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면 돼’ 벌금만 내면 땡?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에선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사업주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고용노동부의 감독은 진행됐고, 수많은 위법 사항이 적발돼도 벌금만 내면 모든 것은 끝이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항의집회를 열고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 현대중공업 전경
▲ 현대중공업 전경

 

올해 들어 현재까지 현대중공업서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지난 2월 하청 물량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4월16일에는 정규직 노동자가 잠수함 어뢰발사관 유압문에 끼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21일 새벽에도 정규직 노동자가 야간작업 중에 도장공장 대형 전동문에 끼어 숨졌다.

죽음의 공장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12건의 산재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후로도 매년 한 해에 1∼3명씩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았는데 올해에는 연초부터 잇달아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관할 고용지청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부실한 감독을 비난하고 사업주를 엄중 처벌하고 사업장에 특별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작업 중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중대재해의 심각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달 28일, 사고 현장서 추모집회를 가진 후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 가서 항의집회를 열고 관할 울산지청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울산지청이 중대재해가 발생함에 따라 작업중지할 범위를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실효성 없는 작업중지로 노동자들을 속이고 사고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축소했다고 봤다. 울산지청은 사고가 발생한 후 부분중지 명령 또는 작업 중지 범위를 축소하다 노조의 항의로 작업중지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노조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현장점검과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전체 작업장 전면 작업중지가 원칙이라며 보여주기식 작업중지 명령은 제대로 된 중대재해 대책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또 다른 산업재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살인행위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울산지청이 사업주 처벌에 미온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사업주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올해 들어 3건 중대재해 발생
사업주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아

현대중공업노조는 “올해만 벌써 세 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매년 현대중공업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사업주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며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고용노동부의 감독은 진행됐고, 수많은 위법 사항이 적발돼도 벌금만 내면 모든 것은 끝이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산업재해 예방과 감독을 소홀히 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산하기관에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묻고, 현대중공업 사업주를 구속하고, 현대중공업 사업장에 당장 강력한 특별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회사는 3건의 중대재해가 연달아 발생하자 노동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4월23일 하루 전면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 대토론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3000여명의 하청 물량팀은 출근하지 않았다. 
 

조작 후 제출됐다는 표준작업지도 ⓒ금속노조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안전관리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며 다단계 하청 고용구조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공장 안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당연히 전체 작업장은 일손을 멈추고 함께 일한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고 사고 내용을 공유하며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 뒤 작업에 임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지만, 현대중공업서 사고가 발생하면 노동부는 극히 제한적으로 일부 업무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업주의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업주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내용을 축소·은폐해 사고로 인한 사업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7년 5월1일 노동절 날 삼성중공업서 한꺼번에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 뒤에도, 2018년 12월11일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이후에도 근본적인 재해예방을 위한 선제적인 제도는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제 왜 정부가 연간 2000여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데도 이토록 미온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더 강력하게 물어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미온적 처분”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3일 전사적으로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전사 안전점검 및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며 “작업 현장의 위험 요소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제거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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