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소나’ 챌린지 열풍 빛과 그림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5.11 11:20:32
  • 호수 12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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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운전 따라 해?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6년 전,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온라인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 이후 수많은 ‘챌린지 영상’이 등장했다. 참여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영상들은 본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종종 도가 지나쳐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 덕분에챌린지 ⓒ청와대 페이스북

‘챌린지’는 인터넷 놀이문화다. 한 주체가 특정 행위를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올리면 다른 이들이 따라 하는 방식이다. 게시된 챌린지 영상은 빠르게 퍼져나간다. 

목숨 건 도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참모들과 함께 ‘존경’이라는 의미의 수어 동작을 하며 “의료진, 덕분에! 국민, 덕분에!”를 외쳤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포함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4일 ‘덕분에 챌린지’를 하며 다음 주자로 문 대통령을 지정한 바 있다.

‘덕분에챌린지’는 SNS에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인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드는 모습을 사진·영상으로 올리고, 응원 메시지와 함께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 3개의 해시태그를 붙이는 릴레이 캠페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서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덕분에챌린지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시작으로,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참여했고, 지자체와 기관으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전에도 다양한 챌린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2014년부터 인기를 끈 ‘아이스버킷챌린지’다. 이 챌린지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기부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미국의 한 투자회사 매니저 출신인 코리 그리핀이 자신의 친구를 돕기 위해 처음 기획했다.

참가자가 차가운 얼음물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다음 주자 세 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지목을 당하면 24시간 안에 챌린지를 이어가거나 미국루게릭협회에 100달러(한화 12만2210원)를 기부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최근 챌린지 문화는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공익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의료인을 응원하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코로나19로 입학·졸업·결혼과 같은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급감한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꽃을 구매해 선물하는 ‘부케 챌린지’, 깨끗이 씻은 손으로 레몬을 먹고 19만원을 기부하는 ‘레몬 챌린지’도 있다. 

단순한 흥미 넘어 공익적인 의미
재미로 변질…유튜브도 자제 당부

하지만 챌린지의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해 눈을 가린 채 운전하는 영상을 올리는 ‘버드박스 챌린지’가 등장했다. 미국 유명 유튜버 모건 애덤스의 24시간 버드박스 챌린지 영상이 4일 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겼다. 


하지만 이 영상은 아찔한 장면을 유도하는 단초가 됐다. 한 아버지는 두 아이와 함께 버드박스 챌린지에 도전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영상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아이가 벽에 부딪히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운전 도중 모자로 눈을 가린 영상을 올리며 ‘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적기도 했다.

이에 심각성을 느낀 유튜브 측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사람을 죽게 할 수 있거나 이미 죽게 한 장난·도전 비디오의 업로드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롭고 위험한 콘텐츠를 금지해왔는데 이번에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간주했다’며 금지 대상을 더 구체화했다.
 

▲ 버드 박스 ⓒ유튜브

결국 넷플릭스 측은 ‘이 챌린지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하다’면서도 ‘보이와 걸(말로리가 보호하는 아이들)의 새해 소원은 단 하나다. 이 인터넷 유행 때문에 당신이 병원에서 한 해를 끝마치지 않는 것’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대중매체를 모방하는 챌린지 영상이 사회문제가 된 경우는 또 있다.

차도 한복판서 춤을 추는 ‘키키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가수 드레이크의 뮤직비디오를 따라하는 이 챌린지가 미국과 중동, 유럽의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유발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검찰은 2018년 7월 키키 챌린지 금지령을 내린 뒤 SNS에 관련 영상을 올린 3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국내서도 극한 챌린지가 이어졌다. 먹방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매운 과자 먹기가 그중 하나다. 세상에서 제일 매운 과자로 알려진 ‘캐롤라이나 리퍼 매드니스 칩’을 먹는 ‘원칩 챌린지’로 이 영상은 5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원칩 챌린지는 매운 과자를 입에 넣은 뒤 5분간 물이나 음료수 등 어떤 것도 먹지 않고 참아내는 도전이다. 해당 챌린지에 등장하는 캐롤라이나 리퍼 매드니스 칩은 미국 토르티야 칩 제조회사인 파퀴칩스서 만든 과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최고로 매운 고추 캐롤라이나 리퍼로 맛을 냈다.

이 고추는 매운 정도를 표현하는 스코빌 지수(SHU)가 무려 200만이며 국내의 청양고추보다 200배가량 더 맵다. 유튜버들은 이를 먹고 얼굴이 빨개지며 고통스러워하거나 복통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실려 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모방심리

전문가들은 “챌린지 형식의 도전이 또래문화서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동조하는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모방의 위험이 있다”며 “미디어 관련 제재나 디지털 매체와 미디어를 올바르게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욕먹는 WHO 사무총장, 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로 인해 그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는 세계 보건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중화보건기구, 최악보건기구, 우한보건기구와 같은 오명만 남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갑기만 하다.

코로나19가 아시아에 이어 북미와 유럽까지 번졌음에도 여전히 늑장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을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에도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유명인들의 ‘손씻기 챌린지’ 캠페인을 시작해 개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이 손씻기 챌린지 대상으로 지목한 아이돌 그룹 BTS는 그의 요청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그는 트위터에 자신이 11단계로 나눠 손을 씻는 2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사람들에게 올바른 손 씻기를 독려할 목적으로 ‘더 세이프 핸드 챌린지’라는 이름의 영상을 게재한 것이다.

이 영상은 비누를 활용해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사이를 깨끗하게 씻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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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