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과 붙을 초대 공수처장 파워게임

‘용호상박’ 범 잡는 용 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검찰 개혁을 천명한 문재인정부의 최대 화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근에는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성급한 하마평이 여의도와 서초동서 흘러나오고 있다. 공수처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지난해 12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안, 이른바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지 245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안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을 제외한 ‘4+1 협의체가 수정한 내용이 통과됐다.

법 통과
시행은?

공수처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일 뿐만 아니라 검찰 개혁의 상징적인 법안으로 여겨진다. 1996년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한 지 23년 만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공약으로 내건 지 17년 만에 입법화가 이뤄졌다.

공수처법 국회 통과 직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공수처 설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년이 흐르고서야 마침내 제도화에 성공했다.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함에 차질이 없도록 문재인정부는 모든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공수처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와 국무총리비서실 정무직 공무원·검찰총장··검사··도지사 등을 수사할 수 있다. 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도 갖는다.


범죄 수사가 중복될 경우에는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해 공수처가 이첩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검·경이 범죄 수사과정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통보를 받은 공수처는 자체 수사할지, 해당 기관에 계속 수사를 맡길지 여부를 결정해 회신하도록 규정했다. 다른 수사기관과 비교해 공수처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조항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 해당 조항은 원안을 수정하는 과정서 새로 들어간 내용으로, ‘독소조항이냐 아니냐를 두고 쟁점이 된 바 있다. 일각에선 해당 조항이 수사 착수 단계부터 검찰과 경찰 수사를 무력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여당 공수처 7월 출범 목표
후속 법안 처리 불투명, 미뤄지나

또 공수처가 특정 인사에 대한 선택적 수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해당 조항으로 인해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자율성이 크게 제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검찰청서도 해당 조항을 문제 삼았다. 대검은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닷새 전인 지난해 1226공수처에 대한 범죄 통보 조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대검이 공수처법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대검이 독소조항으로 지적한 부분은 검찰 수사 과정서 발견된 공직자의 범죄 정보를 모두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검찰은 수정안대로 법안이 시행되면 수사 기밀이 청와대나 여권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대검은 공수처는 단일한 반부패기구일 뿐 검·경의 고위공직자 수사 컨트롤타워나 상급기관이 아니다라며 ·경 수사 착수 단계부터 그 내용을 통보받는 것은 정부조직체계 원리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가 검·경의 수사 착수 내용을 통보받아야 할 이유도 없으며, 공수처와 검찰, 경찰은 각자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 대검찰청

검찰은 공수처가 수사 정보를 청와대나 여권과 공유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수사 밀행성을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에도 수사 착수를 사전 보고하지 않아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수사 착수부터 검·경이 공수처에 사전 보고하면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사건을 넘겨받아 자체 수사 개시해 과잉수사를 하거나 검·경의 엄정 수사에 맡겨놓고 싶지 않은 사건을 가로채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공수처장 내지 검사 임명에 관여하는 현 법안 구조서 공수처에 사건 통보는 공수처의 수사 검열일 뿐만 아니라 청와대, 여당 등과 수사 정보 공유로 이어져 수사의 중립성 훼손 및 수사 기밀 누설 등 위험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검찰보다
우위 포진?

대검의 반발에도 공수처법은 수정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정부는 공수처의 7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예상 이상의 압승을 거두면서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이르면 715일 출범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공수처설립준비단(이하 설립준비단)은 정부 서울청사서 2차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설립준비단은 남기명 전 법제처장을 단장으로 법무부·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법제처 등 관계 부처서 20여명을 파견받아 210일 구성됐다. 검찰은 국회나 법무부를 통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직접 설립준비단에 참여하진 않았다.

21대 총선 이후 처음 열린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는 상견례 성격을 띤 1차 회의와 달리 본격적으로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준비단은 공수처 조직구성, 법제 정비 등의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회의에도 검찰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제는 국회다. 국회서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출범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야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오는 1112일경 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가 어찌 갈 건가? 7월 공수처 설치 운영 개시, 미래통합당이 어떤 입장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 한국형 뉴딜로 일자리 만드는 게 최우선인데 (통합당이)또 다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공수처 이슈로 몰아간다면?’이라고 가정했다.
 

▲ 박영수 특검

이어 가장 큰 난제는 인사청문회법 처리 문제라며 위헌과 무효를 주장하는 통합당 종전 기류상 합의처리 안 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수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돼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된 인사청문회법, 국회법, 공수처장 후보추천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등이 처리돼야 한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부터 공수처 수사관 배정까지 12개월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관련법이 처리돼야 예정대로 7월 출범이 가능한 셈이다.

7월 출범
가능할까


공수처법 후속 법안 처리나 출범 시기와는 별개로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초대 공수처장이 갖는 상징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치열한 검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서도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두고 셈법 따지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공수처장은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법인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거나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했던 사람 중에 임명해야 한다. 검사는 퇴직 후 3,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은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 정년은 65세로 임기는 3, 중임은 불가능하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하도록 돼있다. 이들 7명 중 6명이 동의하는 후보자에 한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사실상 여당 성향 위원 5명과 야당 성향 위원 2명으로 나뉘는 셈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은 야당 추천 몫 위원 2명이다. 2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제2야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수 싸움에 돌입했다.
 

▲ 김영란 전 대법관

민주당 입장에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범여권 야당이 제2야당으로 올라서 야당 몫 2명 중 1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제1야당인 통합당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반대로 통합당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제2야당이 되면 야당 몫 2명에 대한 추천권을 모두 갖게 돼 공수처 출범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군은 안갯속이다. 설립준비단 회의서도 초대 공수처장 인선 작업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의도와 서초동서 하마평은 솔솔 흘러나오는 중이다.


후보군은 아직 안갯속
민변 변호사 등 거론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다음달 초 상임이사회서 최종 후보 4명을 선정해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에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후보군으로는 검찰 출신인 신현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이명박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특별검사로서 수사한 판사 출신 이광범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부회장을 지낸 김진국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민변 출신으로는 민경한 변호사나 안상운 변호사, 백승헌 변호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설립준비단 등에서 여성 법조인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김영란 전 대법관,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도 거론됐다.

김 전 대법관은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청탁금지법) 도입을 추진했고,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서 선고 주문을 읽었던 인물이다.
 

▲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김 전 대법관과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언론과 인터뷰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검 등도 초대 공수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박 특검은 65세 연령 제한에, 김 전 차관은 검사 퇴직 기한(3)에 부합하지 않아 후보자가 될 수 없다.

공수처가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 만큼 초대 공수처장이 누가 되든 윤석열 검찰과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미 윤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윤 총장
1호 수사?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4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수처 출범 관련 수사의 성역은 검찰이라며 검찰을 수사한다면 여기는 황금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물만 내리면 범죄자들이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 황금어장서 이 물고기입니다, 이 물고기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고발인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제가 그런 역할을 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검찰 수뇌부에서는 제가 (윤 총장을)고발할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생기면 1호 고발하려고 그 전날부터 줄 서시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 저는 줄까지 설 생각은 없지만 해야 할 일은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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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