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부광약품 이상한 지배구조

그래서 주인이 누구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과거 부광약품은 두 창업주가 공동으로 운영했지만, 현재 경영권은 한쪽으로 치우친 모양새다. 창업주 2세들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그렇다. 이들은 한 차례 충돌한 사례도 있다. 왜일까.
 

▲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 ⓒ한국기원

부광약품은 지난해 별도 기준 165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업계 가운데 60위권이다. 실적은 적자로 전환됐다. 직전년도 순이익 1510억원은 지난해 -3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창업주는 2명이다. 고 김성률 회장과 김동연 회장은 지난 1973년 부광약품공업을 인수, 사명을 현재의 부광약품으로 변경해 공동 경영했다.

2인 창업주
공동 경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최초 부광약품 사업보고서는 1998년부터다. 당시 임원을 살펴보면 두 공동 창업주는 상근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고 김성률 회장은 회장직을, 김동연 회장은 부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이었다.

지분율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고 김성률 회장 일가는 26.94%를, 김동연 회장 일가는 27.51%를 보유하고 있었다.

고 김성률 회장은 지난 2001년 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김동연 회장이 회장직에 올랐다. 고 김성률 회장의 동서인 정창수 상근이사가 부회장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6년 고 김성률 회장이 타계하면서 회사 전체에 변화가 있었다. 우선 김동연 회장의 장남 김상훈씨는 기획조정실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직급은 상무였다.

고 김성률 회장은 슬하에 3남3녀를 두고 있었다. 모든 자녀들이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차남 기환씨와 삼남 재환씨가 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별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김동연 회장 일가 쪽으로 경영 승계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듬해인 2007년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다. 우선 지분구조에 변동이 있었다. 최대주주가 ‘김기환 외 11인’서 ‘김동연 외 8인’으로 변경된 것. 김동연 회장 일가는 부광약품 지분 27.92%를 보유하면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섰다.

두 손 잡고 설립한 전통 제약사
창업주 타계 이후 뒤바뀐 판도

또 김동현 회장의 장남 김상훈 상무는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그는 그해부터 지분도 늘리기 시작했다. 방법은 주식배당이었다. 2007년에만 5만3811주가 늘었다. 이듬해인 2008년에도 2만3502주를 확보했다.

한동안 김상훈 전무는 지분이 그대로였다. 그러다 201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지분도 함께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상훈 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그해 2만4677주를 늘렸다.

김상훈 사장은 이후 ▲2013년 2만5911주 ▲2014년 42만4606주 ▲2015년 43만1263주 ▲2016년 14만주 ▲2017년 30만8000주 ▲2018년 218만4800주 ▲2019년 70만9840주 등 매년 주식배당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올해에도 23만7132주를 확보했다.


현재 김상훈 사장은 고 김성률 회장의 동서 정창수 부회장과 김동연 회장에 이어 부광약품 3대주주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41만6230주는 497만9772주로 크게 늘었다. 주식이 대량으로 늘어난 2014년, 2015년, 2018년은 김동연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다.
 

▲ 부광약품 아락실 TV 광고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부터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김상훈 사장은 유희원 부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상훈·유희원 공동대표이사 체제는 2017년 깨졌다. 김상훈 사장이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고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직책이 변동됐기 때문이다. 김상훈 사장의 담당 업무 역시 기존 경영총괄서 전략기획으로 변경됐다.

부광약품은 다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섰다. 현재 유희원 단독대표이사가 부광약품 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김상훈 사장은 2012년부터 단독대표이사, 공동대표이사를 거치다가 2017년 최고전략책임자 자리로 내려왔다. 사실상 김동연 회장 일가의 2세 경영 체제가 미완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김상훈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기 부광약품 실적은 이전과 많이 달랐다.

경영승계
한쪽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부광약품 실적은 상승세였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1475억원, 1307억원, 1413억원으로 변동이 있었지만 영업이익은 214억원, 229억원, 27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165억원, 183억원, 23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였다. 매출액은 1415억원, 1420억원, 1500억원으로 지속 증가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영업이익은 241억원, 164억원, 151억원으로 매년 하락했다. 순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341억원, 204억원, 147억원으로 매년 앞자리가 바뀌었다.

이후 김상훈 사장은 2018년 3월 공동대표이사 자리서 내려오게 된다. 공교롭게도 유희원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 부광약품 실적은 1년 만에 회복됐다.

2018년 부광약품 매출액은 1925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28.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345억원이 됐다. 순이익 역시 151억원으로 증가했다.

대표이사 자리서 물러난 김상훈 사장은 현재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직급은 최고전략책임자 사장이다.

김동연 회장 일가는 2세 경영을 완전히 안착시키지 못한 채 다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승계 자체가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 김상훈 사장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3세까지 부광약품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사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이들은 올해로 만 20세인 동환씨와 만 19세인 민정씨다. 동환씨는 장손이기도 하다. 이들은 각각 30만9654주(0.48%), 6만4655주(0.1%)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에 동환씨 이름이 오른 때는 지난 2007년이다. 동환씨는 그해 9월 김동연 회장으로부터 3000주를 증여받았다. 이후 주식배당과 매수, 증여를 번갈아가면서 오늘날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민정씨 역시 동환씨와 같은 날 김동연 회장으로부터 3000주를 증여받은 뒤 꾸준히 지분을 확보했다. 동환씨와 민정씨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대략 따져보면 74억원, 1억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김동연 회장의 동업자였던 고 김성률 회장의 자녀들은 어떻게 됐을까. 김성률 회장의 차남 기환씨와 삼남 재환씨는 부광약품 내에서 주주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광약품의 법인 등기부등본서도 기환씨와 재환씨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이들의 최초 지분은 70만9150주다. 각각 같은 수량을 가지고 있었고, 지분율은 3.64%였다.

우선 기환씨는 꾸준히 지분을 확보했다. 2000년에는 23만5918만주를, 2004년에는 9만4514주를 추가로 얻어냈다. 부친이 타계한 이듬해인 2007년에는 상속을 통해 31만8823주를 추가로 확보했고, 같은 해 6만7920주는 주식 배당을 통해 취득했다. 2008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7만1316주를 늘렸다.


한동안 별다른 지분 소식은 없었다. 기환씨는 2012년부터 매년 지분을 확보했다. 세부적으로 ▲2012년 7만4882주 ▲2013년 7만8625주 ▲2014년 8만2556주 ▲2015년 17만3371주 ▲2016년 19만707주 ▲2017년 41만9556주 ▲2018년 25만1733주 ▲2019년 83만721주 등이다.

기환씨는 올해도 지분 확보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 17만9989주를 취득했지만 89만4883주를 매도했다. 지난달 18일 기준 기환씨는 288만4898주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지분으로만 봤을 때 고 김성률 회장의 동서 정창수 회장에 이어 김동연 회장과 김상훈 사장 다음으로 가장 많다.

양쪽 모두
지분 매입

재환씨 역시 기환씨와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확보했다. 다소 다른 점은 기환씨보다 더 많은 주식을 처분했다는 사실이다.

재환씨는 2000년 23만3818주를 취득한 뒤 2004년 6만7830주를 매도했다. 같은 해 재환씨는 8만7520주를 추가 취득하기도 했다. 재환씨 역시 부친이 타계한 이듬해 상속을 통해 31만8823주를 확보하고, 주식배당을 통해 6만4074주를 추가로 늘렸다.

눈길이 가는 시점은 2007년이다. 재환씨는 해당 연도에만 37만4308주를 팔았다. 2008년에는 3600주를 추가 매도한 뒤 4만8382주를 확보했다. 이후 재환씨도 한동안 매입, 매도 소식이 들려오지 않다가 기환씨와 같은 시점부터 주식을 사고팔았다.
 

세부적으로 ▲2012년 9만8696주 매입, 10만8930주 매도 ▲2013년 5만289주 매입 ▲2015년 10만5608주 매입, 73만2103주 매도 ▲2016년 4만2958매입, 9만주 매도 ▲2017년 7만6509주 매입, 4만5905주 매도 ▲2018년 4만5905주 매입, 12만5905주 매도 ▲2019년 9만9945주 매입, 10만주 매도 등이다.

재환씨는 기환씨에 비해 매도량이 더 많았다. 재환씨는 올해에는 1만6654주를 추가 획득해 현재 34만9750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은 미미하다. 김상훈 사장의 2000년생 아들과 비슷하다.

기환씨는 지난 2018년 3월 부광약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5개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기환씨는 공시를 통해 ‘현재 경영진이 수익성이 불확실한 신약개발에만 과도한 비용을 사용하면서 균형 잡힌 경영을 못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당시 기환씨는 부광약품 3대주주로 김동연 회장 일가와 고 김성률 회장 일가가 크게 충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상수로 남은 ‘후계 변수’
두 후손 경영 두고 다툴까

이때 부광약품은 김상훈 사장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운영 중이었다. 김상훈 사장은 당시 주총이후 대표이사직서 물러났지만, 기환씨가 언급한 경영진서 김상훈 사장은 빠질 수 없었다.

기환씨는 권유문을 통해 “회사는 현재 기존 사업 성장, 신사업 진출 등이 정체돼 브랜드, 역사 등에 비해 경쟁사나 유사업체에 비하면 매출이나 수익이 정체돼있고 주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전통 제약사의 장점인 병원과 약국에 대한 채널 영업을 등한시하면서 신약 개발에만 치중해 수년째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후보자 2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히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기환씨는 끝으로 ‘주주 여러분들께서도 동참하여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환씨는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기환씨가 반대 의사를 밝혔던 안건을 포함해 상정된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후 부광약품 주총서 기환씨는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환씨가 올해에도 지분을 매입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주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언제든 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기환씨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면서 경영 실적을 그 배경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해 보광약품은 별도 기준 34억원 순손실을 봤다. 직전년도에 1510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부친인 고 김성률 회장의 동서 정창수 부회장이 단일 최대주주인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같은 오너 일가인 정창수 부회장의 역할에 따라 지배구조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점쳐진다. 기환씨는 올해 89만주를 모두 4차례에 걸쳐 매도했다. 지금까지 지분을 확보한 적은 있었어도 처분한 적은 없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다시
충돌?

또 김상훈 사장과 지분이 역전됐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기환씨는 지난 2018년 주총에 앞서 입장을 피력했을 당시, 3대주주였다. 김상훈 사장보다 더 많은 부광약품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김상훈 사장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면서 3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현재로서는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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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