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도쿄올림픽>최고 기대주 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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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5.11 10:23:29
  • 호수 12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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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타들을 주목하라!

▲ 일본 체조 선수 기타조노 타케루

[JSA뉴스] 도쿄올림픽 연기로 올림픽을 준비하던 수많은 선수들이 훈련과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올림픽 무대에 데뷔하고자 훈련해온 어린 선수들에게 1년이라는 추가 시간이 주어졌다.

지난 2018년 브라질 부에노스아이레스서 개최된 청소년올림픽(YOG, Youth Olympic Game)에 등장한 종목별 스타선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IOC가 최근 어떤 선수들이 떠오르는 별(Rising Star)’로 주목받고 있는지 평가했다.

[일본-체조]
[기타조노]

일본 체조선수 기타조노 타케루처럼 ‘2018 청소년올림픽에 큰 영향을 끼친 선수는 없었다. 당시 15세였던 기타조노는 6개 종목서 5개 금메달을 따내며 종합성적, 마루, , 평행봉, 철봉 부문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이어 열린 ‘2019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일본 체조 전설 우치무라 고헤이의 이름을 딴 고헤이 2기술을 구사하며 금메달 3개를 따냈다.

‘2021년 도쿄올림픽은 기타조노가 일본 남자 체조팀에 왕관을 선사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호주 수영선수 케일리 맥키운

[호주-수영]
[케일리]


수영의 배영 종목 50m서 금메달 등 4개의 메달을 딴 호주 수영선수 케일리 맥키운. 이후 그는 성인무대에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배영 200m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되기 전까지 인상적인 출발을 보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종목별 선수들 
‘떠오르는 별’ IOC 평가 보니…

18세의 케일리 선수는 20201월에 200미터 배영서 2583의 기록을 세웠고, 이 종목 거리서 역사상 7번째로 빠른 여성이 됐다.

같은 대회서 그녀는 또한 58.62초를 기록하면서 여자 배영 100m서 역대 9위에 올랐다.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1년 케일리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여자 배영 수영선수 중 한 명으로 등극할 것이 확실하다.
 

▲ 쿠바 3단뛰기 선수 조던 디아스

[쿠바-3단뛰기]
[조던]

3단 멀리뛰기 종목서 자신의 나라 쿠바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간 조던 디아스는 17.14m의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기록은 ‘2016년 리우올림픽결승에서 4위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기록이다. 디아스는 그 이후 더 높은 기록으로 나아갔다.

2019년에는 리마(페루)서 열린 범아메리칸 게임서 은메달을 따내며 첫 성인무대의 메달을 따냈고, 1985년 세워진 볼커말의 세계 청소년 기록서 불과 1cm 못 미친 17.49m로 개인 최고 기록을 냈다.


그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때면 스무 살이 될 것이고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들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 태국 배드민턴 선수 쿤라부트 비티사른

[태국-배드민턴]
[쿤라부트]

‘201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태국 출신의 떠오르는 배드민턴 스타 쿤라부트 비티사른은 남자 단식 톱시드로 2018 청소년올림픽에 진출했고, 조별리그를 순항한 뒤 프랑스 아르나우트 메르클레에게 8강전서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혼합 단체전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세계 주니어 타이틀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면서 다음 달에 더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2019년에는 다시 타이틀을 지키며 남자 단식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주니어선수권 3관왕에 올랐고, 아시아 주니어선수권대회서도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성인대회에 출전해 ‘BWF 인터내셔널 챌린지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시니어 세계 랭킹서 28위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올림픽 출전 자격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12개월의 추가 기록으로 2021년 올림픽에 데뷔할 자격과 가능성이 충분해졌다.

 

▲ 우크라이나 높이뛰기 선수 야로슬라바 마후치크

[우크라-높이뛰기]
[야로슬라바]

2018 청소년올림픽서 금메달을 수상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높이뛰기 선수 야로슬라바 마후치크는 이미 도하(카타르)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성인무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18살의 선수는 2010년 청소년올림픽의 챔피언 마리야 라시츠케네에게 패배했을 뿐이고, 올해 올림픽에서는 우승후보들 중 한 명이 될 것이 확실했다. 2021년까지 그녀는 세계 챔피언인 라시츠케네를 추월해 여자 높이뛰기의 여왕으로 추대될 수 있을 것이다.
 

▲ 인도 사격 선수 사우라브 차우드하리

[인도-사격]
[마누&사우라브]

혼합팀 10m 공기권총은 내년 도쿄올림픽서 처음 채택된 혼합팀 사격 3종목 중 하나로 인도의 마누 바커와 사우라브 차우드하리가 첫 금메달리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2018 청소년올림픽서 각각 여자 10m 공기권총과 남자 10m 공기권총 부문서 우승했고 이후 ‘ISSF 월드컵 서킷서 혼합팀 10m 공기권총을 장악하며 2019년 뉴델리, 베이징, 뮌헨,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 우승하고 도쿄올림픽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약 될까 독 될까
성인무대 데뷔 벌써 기대

 

▲ 인도 육상 선수 히루트 메세샤

[에티오-육상]
[히루트]

에티오피아의 히루트 메세샤는 2018 청소년올림픽서 육상 장거리 800m 동메달을 수상한 이후 이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니어 레벨까지 성공적으로 올라섰다. 2019년 당시 18세였던 그는 라바트(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 경기서 800m 금메달을 따내며 20316을 기록해 지난해 도하서 우승한 우간다 올림피 대표 할리마 나카야일과 같은 선수들을 물리쳤다. 그는 개인 최고 기록을 216으로 향상시켰고 2021년 올림픽에 데뷔하기 전에 자신의 기록을 더 단축시킬 계획이다.

[콜롬비아-다이빙]
[다니엘]

콜롬비아 다이빙 선수 다니엘 레스트레포는 이미 2019 팬아메리카 대회 3m 스프링보드 다이빙의 우승에 힘입어 2020년 도쿄서 입지를 굳혔다. 이제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린 3m 스프링보드 다이빙과 혼합 단체전서 모두 2018 청소년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했던 20세의 이 선수는 내년 도쿄서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올림픽 데뷔를 준비해야 하는 데 추가된 1년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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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