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투어 코로나19 후폭풍

‘취소냐 연기냐’ 일정 전면 재수정

PGA 투어는 정규 투어를 6월 중순부터 재개해 잔여 시즌 일정을 진행한다고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LPGA 투어 또한 당초 6월에서 7월 중순으로 늦춰 재개한다는 일정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KLPGA 투어는 5월 개막전을 시작하고, 일본투어는 6월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다. 유러피언투어 역시 7월까지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한다. 이처럼 각 대륙, 나라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PGA 투어 새로운 일정에 따르면 내달 11일 찰스 슈와브 챌린지가 시즌 재개를 알리고, 원래 이 기간에 열릴 예정이던 캐나다 오픈은 취소됐다. 이어 RBC 헤리티지(6월18~21일), 트래블러스 챔피언십(6월25~28일), 로켓 모기지 클래식(7월2~5일)이 차례로 열린다. 단 초반 4개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겨우 열리는
반쪽 대회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윈덤 챔피언십은 8월13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이후부터 플레이오프 대회인 노던 트러스트(8월20~23일), BMW 챔피언십(8월27~30일), 투어 챔피언십(9월3~7일)이 열려 시즌 최강자를 가린다. 일정이 조정되면서 PGA 투어 2019~2020시즌은 당초 49개 대회에서 36개 대회로 축소됐다.

2020~2021시즌은 9월10일 세이프웨이 오픈으로 막을 연다. 또 유일한 한국 PGA 투어 대회인 CJ컵은 10월15일부터 예정돼 있다.

그러나 복잡한 문제가 있다. 연기된 메이저대회인 US오픈(9월17~20일)과 마스터스 토너먼트(11월12~15일) 때문이다. 원래 이번 시즌 대회가 연기된 것이지만 다음 시즌 일정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원래대로 마스터스, US오픈이 각각 4월과 6월에 치러진다면 대회가 한 시즌에 두 차례씩 열리는 초유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PGA, 6월부터 투어 재개
LPGA, 7월로 개막 미뤄

PGA 투어가 시즌 재개를 발표하며 골프팬들의 시선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대회 출전 스케줄에 몰리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우즈가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대회를 예상하며, 모든 메이저대회와 미국·유럽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 참가할 것으로 봤다. 또 메모리얼 토너먼트, 히어로 월드 챌린지, 조조 챔피언십도 출전 가능성이 높다고 꼽았다.

당초 6월부터 재개 예정이었던 LPGA 투어는 재조정된 스케줄로 21개 대회가 열린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여행금지 조치와 진단 가능 여부, 스폰서와 선수들이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지를 살피고, 이를 토대로 최대한 안전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 시즌 일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어 일정 재조정에 따라 6월19~21일에 아칸소주 로저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은 8월28~30일로 자리를 옮긴다. 7월9~12일에 오하이오주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마라톤 클래식은 7월23~26일로 조정됐다.

PGA 오브 아메리카(PGA of America)도 6월25~28일에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아로니밍크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10월8~11일로 옮긴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펠리컨위민스챔피언십은 11월19~22일로 연기됐다.

모든 선수가 출전하는 공식 풀 필드(full-field) 대회의 일정 제한에 따라 UL인터내셔널크라운이 2020년에는 열리지 않는다. 또 기존에 한 차례 연기됐던 볼빅 파운더스컵과 롯데챔피언십, 휴젤-에어프레미아 LA오픈, LPGA 메디힐 챔피언십 등도 2021시즌에 열린다.

LPGA는 많은 대회들의 상금이 증액돼 시즌 총상금은 5600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나며, 선수들은 대회당 평균 270만달러에 달하는 총상금을 놓고 대회를 치른다고 설명했다. 마크 완 커미셔너는 “일정 조정을 할 수 없었던 일부 스폰서들이 상금을 기부한 덕분에 2020시즌에 남아있는 많은 행사들의 상금이 올라갈 수 있었다”며 파트너들에 감사를 표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는 이달 개최 예정이던 일본골프투어 선수권대회와 던롭스릭슨 후쿠시마오픈을 취소한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한 바 있다. 일본골프투어 선수권대회는 지난 4일, 던롭스릭슨 후쿠시마오픈은 오는 25일에 각각 개막할 예정이었다. 

취소 속출
수정 불가피

이로써 JGTO는 7월2일 개막하는 일본프로골프 선수권대회가 다음 일정이 됐다. JGTO는 1월 싱가포르 오픈으로 2020시즌 개막전을 치렀고, 지난달 16일 도켄 홈메이트컵으로 올해 일본에서 첫 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도 6월 첫 대회로 예정된 요넥스 레이디스를 취소했다. JLPGA 투어는 3월 초에 잡혀 있던 시즌 개막전부터 올해 14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다음 일정은 6월11일 개막하는 산토리 레이디스오픈이다.

만 50세 이상만 출전하는 PGA 시니어투어는 8월1일부터 사흘 동안 미시간주에서 열리는 앨리 챌린지부터 2020년 시즌을 다시 시작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6월12일 재개하는 PGA투어보다 7주나 늦다. 게다가 갤러리 입장을 허용하는 시점도 정하지 않아 무관중 개최 대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수만 뛰는
무관중 경기

8월 재개가 확정되면서 연기했던 3개 대회가 새로운 개최 일정을 받았다. 7월에 열려던 브리지스톤 시니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8월15~17일로 옮겼고, 5월 말 개최 예정이었던 프린시펄 채리티 클래식은 9월5~7일로 일정을 바꿨다. 

5월 초 열릴 예정이던 리전 트래디션은 9월25~28일에 치러진다. 다만 8월에 열려던 딕스 스포팅 굿즈 오픈은 취소됐다. 조정된 일정대로 진행해도 시니어투어는 올해 7개 대회가 없어진 셈이다. 5월부터 시니어투어 입성 자격이 생기는 최경주(50)는 8월에 개최하는 브리지스톤 시니어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골프채널>은 지난달 26일 “미국 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US여자주니어대회와 US주니어대회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US여자주니어대회는 7월13일부터 18일까지, US주니어대회는 7월20일부터 25일까지 열릴 계획이었다. 두 대회는 추후 일정이 잡히지 않아 올해 열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USGA는 공식 성명을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실망스러운 결정이겠지만,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KLPGA, 협회 기금으로 강행
유러피언투어 7월까지 휴업

유러피언투어는 6월25일부터 나흘 동안 독일 뮌헨에서 열 예정이던 BMW 인터내셔널 오픈과 7월2일~5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하려던 프랑스오픈 등 특급대회 2개를 모두 취소했다고 지난달 21일 공식 발표했다. 또 7월9~12일 예정이던 스코티시오픈은 무기한 연기했다. 7월16일 개막하려던 디오픈도 지난 3월 일찌감치 취소됐다. 


이에 따라 유럽프로골프투어는 7월에도 대회를 한 번도 열지 못하게 됐다. 7월30일~8월2일 영국에서 치르는 베트프리드 브리티시 마스터스가 다음 대회지만, 이마저도 일정대로 개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취소나 연기 결정을 미뤘던 BMW 인터내셔널 오픈과 프랑스 오픈은 최근 독일과 프랑스에 코로나19 사태가 7월에도 진정되기 어렵다는 방역 당국의 판단에 따라 취소했다. 독일 정부는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8월31일까지 연장했고, 프랑스 방역 당국 역시 7월 중순까지 일정 규모 이상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금지했다.

키스 펠리 유럽투어 사무총장은 “독일과 프랑스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며 “연기한 스코티시 오픈 개최 일정은 나중에 정하겠다”고 말했다.

올바른 선택
“1년 날렸다”

한편 KLPGA 투어는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5월14일 개막하는 K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20시즌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공식 타이틀 스폰서 없이 협회 기금으로만 치러지고, 총상금 23억원,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이 걸렸다. 총상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대회에는 144명이 출전하고 출전 선수 전원에게 상금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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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