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α’ 야권 합당 시나리오

‘원팀’이라더니 독불장군 입맛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로 표류하는 가운데 미래한국당과 합당하지 않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미래한국당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꾸린다면 실리를 얻는 지점도 분명 있지만 국민들로부터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일각에선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하 한국당)의 합당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만약 한국당이 독자 세력화에 나서면 교섭단체를 꾸린 후 원내 3당이 돼 통합당의 아군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초선으로 구성된 한국당이 통합당보다 더 개혁 보수다운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초선 파워
어느 쪽으로?

지난달 한국당은 통합당 측 인사를 초대하지 않고 20대 현역의원·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초선 워크숍을 함께 치른 것과는 대비돼 일각에선 한국당이 개별 정당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워크숍서 한국당 원유철 당 대표의 발언 역시 논란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당시 원 대표는 “한국당은 야당으로서 정치적 공세가 아닌 실질적 대안과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해 하나의 독립된 정당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

정치권서 한국당의 독자 노선 시나리오가 계속해 제기되자 원 대표는 지난 4일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정비되면 합당을 진행하겠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통합당 지도체제에 대한 최종적 상황이 정리가 안 됐다”며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할지, 비상대책위가 들어설지 등 지도체제가 정리되면 당연히 시기와 절차, 방식을 협의해 합당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이 총선 참패로 인해 지도부 공백 및 내분이 계속되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한국당은 독자 노선의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국당 지도부가 21대 총선서 컷오프 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된 일부 의원에게 물밑서 한국당 이적 의사를 살피는 등 교섭단체 구성의 움직임이 있었다.

한국당 독자노선? 또 기승부리는 꼼수
통합당 중진 “빠른 시일 내에” 목소리

하지만 무소속 당선인 4명(홍준표·윤상현·권성동·김태호) 모두 중량급 인사들이라 포섭이 녹록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들은 한국당 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통합당에 이미 복당 신청서를 낸 상태고, 윤상현 의원은 복당 신청에 있어 “예의상이라도 주민들의 뜻을 묻고 의견수렴하는 절차를 가져야 된다”며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볼 예정이다.

통합당 일각에선 무소속 의원의 합류가 어렵다면,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통해서라도 한국당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향후 국회서 진행될 각종 협상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보수 쇄신 분위기가 형성되는 와중에 통합당이 굳이 꿔주기를 강행하는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민주당이든 통합당이든 (의원 꿔주기)테이프를 끊으면 추태가 나오는 것”이라며 “의원 꿔주기는 단순히 연대 합당과는 다른 차원의 편법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 테이프를 끊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총선서 비례대표 19석을 얻어 당선인을 한 명만 더 당으로 영입하면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을 충족할 수 있다. 만약 통합을 하지 않는다면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한국당이 교섭단체 역할을 한 후, 대선 전 통합당과 합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실상 통합당이 21대 국회 전반기에 우군 역할을 할 교섭단체를 따로 두는 격이기에 당 입장에선 국회 논의는 물론 당 살림 차원서도 실리가 더 크다.

각종 협상
선점 싸움

먼저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현재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위원 추천권 등의 권한을 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야당 몫 2명을 통합당과 한국당이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 아울러 원 구성 때 상임위원장 배분에 참여할 수 있고, 한국당 몫으로 국회부의장 자리도 가져갈 수 있다.

특히 국가가 정당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당은 이번 총선에 앞서 통합당 여상규·박맹우·백승주 의원을 영입해 55여억원의 보조금을 더 확보해 총 61억원을 챙겼다. 이 외에도 정책 및 입법을 보좌하는 정책연구위원을 국가 비용으로 둘 수 있고, 별도의 입법지원비도 받을 수도 있다.
 

▲ 회동 갖는 미래통합당 중진 의원들 모임

하지만 통합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합당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서 한국당을 내세운 것은 지난해 ‘4+1 협의체’가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항하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했기에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당은 선거 시즌에 ‘꼼수정당’이라는 국민들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통합당과 원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총선 후 합당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금 와서 한국당이 독자적인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명분도 없을 뿐더러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은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이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비쳐선 안 된다”며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하며 정당방위로 급조한 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계열사를 거느릴 형편이 못 된다. 본사인 통합당으로 빨리 합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합당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도 “미래한국당과의 즉각적인 합당을 촉구한다”며 “정무적 판단이니, 공수처장 추천위원 수니, 정당 보조금이니 이런 말로 국민들께 또다시 꼼수로 보이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각에선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로 전환할 경우 향후 자매정당으로서 원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 내에서 당권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의 사심이 들어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통합당 한 의원는 “합당이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미래한국당서 당 대표·원내대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사심이 들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현재 비대위 출범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원내대표가 새로 뽑히더라도 비대위 전환 여부까지 확정이 되어야 하고, 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성사되며 이에 대한 권한은 비대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에 합당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시갑)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앞으로 원내대표가 뽑히면 5월 또는 6월 중에 국회의 원구상 협상과 함께 통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공조 시나리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서 3석을 확보한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 것이 의원 꿔주기나 무소속 당선인의 합류보다 대외적으로는 더 나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당 역시 이번 총선서 3석을 얻는 데 그쳐 안철수 대표가 홀로 중도실용 노선을 지키는 일은 무망한 공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선거철 ‘형제 정당’ 자처
3석 얻은 국민의당과 케미?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연합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방송서 “통합당 출신 무소속 당선인의 한국당 입당과는 별개로 국민의당 같은 경우도 미래한국당과의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범야권을 향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 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서자”며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합동 총선평가회 제안이 연대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발언으로 보고 있다. 다른 범주의 정당과 총선 결과를 함께 평가하는 일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는 미래한국당 자체를 거대 양당의 불법과 꼼수로 탄생한 정당으로 본다”며 “연합해 교섭단체를 만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라며 “논의(진행)된 건 없다”며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한국당 조수진 대변인은 이 최고위원을 향해 “다른 정당의 한 최고위원이 연일 한국당에 대해 이런저런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각을 세웠다. 조 대변인은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이 지난 연말 ‘선거악법’으로 인해 분가가 불가피했지만, 현재는 법률적으로 다른 정당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총선서 두 정당이 합당을 전제로 형제 정당임을 자처하며 선거 전 공동 선언식서 ‘둘째 칸 찍기’ 퍼포먼스를 진행해 표심을 유도한 것과는 사뭇 결이 다른 행보다.

반면 통합당에선 꼼수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한국당의 독자 행보설을 일축하고 있다. 5선의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역시 “미래한국당과는 빨리 합칠수록 좋다”는 의견을 냈다.

“여러 가능성
열려 있어”

한국당 합당 논의는 통합당의 새 원내지도부에 넘겨진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1대 총선서 통합당은 84석을 얻으며 굴욕적인 참패를 당했지만 한국당은 비례대표 19석으로 비례대표 의석 수 1등을 차지했다. 총선 참패 후 한국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결성한다면 통합당의 쇄신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통합당 차기 지도부에 대해서도 명분없는 형제 정당에 대한 책임론과 국민적인 비난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당 독자노선, 술렁이는 정치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6일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하 한국당)서 독자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그런 일이 없도록, 정상적 국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항간에 한국당서 교섭단체 구성 여부로 여러 논의가 있는 모양인데 제발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지난 선거 과정서 꼼수 비례정당을 만들었다고 여야가 엄청난 지탄을 받았다. 달게 받아야 할 지탄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지탄을 받지 않도록 국회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민주당은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법률이 정한 시한 내에 개원하고 6월 첫 국회부터 본격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며 “통합당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데 21대 국회의 출발이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생당은 지난 7일 한국당과 국민의당의 연합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과 관련해 ‘바른미래당 창당 당시의 예로 보건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한국당과 통합을 결정해도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생당 이연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대표는 언제나 일구이언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한솥밥을 먹어본 이들로서는 실소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늘 자기중심적이고 자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만 해도 그렇다.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서도 굳이 이번 총선은 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당의 패배라고 규정한다’며 ‘여당의 승리에 공감하는 민심은 천심서 제외해버릴 태세다. 선거 결과에 대해 나라 망하는 길이라고 저주를 퍼붓고 떠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설>
 



<기사 속 기사> [반론보도문] ‘85만원 의혹 노웅래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관련

본지는 지난 3월17일자 보도에서 ‘<단독>‘85만원 의혹’ 노웅래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제하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노웅래 의원 측은 “신년하례식과 관련해서는 마포갑 지역구 국회의원 경쟁후보 측의 악의적인 고발”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신년하례식 행사는 노웅래 의원이 주관한 행사가 아니며, 핵심당원으로 단순 참석한 행사”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웅래 의원은 현재 피고발인 신분일 뿐이며, 수사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조사나 수사대상이 전혀 아니며, 출석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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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