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박따박’ 월세 챙기세요

역대급 최저 금리와 베이비부머 은퇴, 그리고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 등으로 부동산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 투자수요가 아파트 대신 월세 받는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린다면 당연히 거듭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등 주택 관련 투자가 아니면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수익형 부동산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레지던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메디컬 전문상가, 지식산업센터과 섹션 오피스 등이 있다. 공실 위험이 적은 지역 선택은 물론 대체재, 향후 공급 물량 등을 종합한 고려는 물론 투자 전 매매가격 대비 수익률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주거용

정부 규제로 대출이 막히면서 아파트 청약이 힘겨워졌다. 그럼에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면서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여러모로 아파트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주거용 오피스텔과 레지던스(생활숙박시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데다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 설계도 선보인다.

오피스텔이나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아파트로 가는 길이 막혀서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시세 9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억원 초과분 20%로 제한하고 15억원 이상은 대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사기 위한 돈줄이 막히자 대안을 찾던 수요자들이 주목한 것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이다. 이 경우 최근 9억원 이상의 고가 오피스텔도 거래량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9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7건)보다 약 3배 이상 늘었다. 그중에서도 올 2월에만 35건이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8건)보다 4배 이상 증가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높아 당첨 확률이 낮은 것도 오피스텔로 관심이 쏠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상업용

상가도 인기가 상승 중이다. 가장 주목받는 상가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메디컬 전문상가가 있다. 먼저 주거시설이 완판(완전판매)된 단지 내 상가다. 주거시설의 분위기를 이어 완판행진을 이어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데, 완판된 주거시설의 고정수요를 갖춰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임차인들의 선호도가 높고,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주거시설 분양을 통해 사업성이 검증되었다는 점도 수요자가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단지 내 상가는 일반적으로 단지 내 입주민을 겨냥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음식점, 세탁소, 미용실, 학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을 중심으로 입점해 경기의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입주민 고정수요 및 주변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단골고객과 가족단위 고객을 잘 유치하면 안정적인 매출유지도 가능하다.

대출 막히면서 진입 장벽 높아져
아파트 대신 수익형 부동산 눈길

다음으로 메디컬 전문상가. 업계에 따르면 ‘의세권’ ‘병세권’ 등 신종어가 등장할 정도로 대형병원 인근이나 탄탄한 배후세대를 기반으로 한 역세권 입지에 병·의원 전문상가들이 투자 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병원 수요를 고정으로 확보한 상가는 공실 걱정 없이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 방학 등 비성수기에 따라 수요 공백이 생기는 곳에 비해 더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의세권의 큰 장점이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메디컬 전문상가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최근 병·의원 개원의 최상의 입지조건으로 배후세대, 역세권, 주차편리성 등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공급 중인 메디컬 전문상가들은 원스톱 의료쇼핑 공간으로,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환자들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기 위해 내·외부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효율성과 실용성도 두루 갖추고 있다. 

업무용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지식산업센터도 투자자들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 규제가 수도권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대체 투자상품으로 수요자들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지식산업센터에 몰리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지식산업센터의 인기가 좋은 이유로는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분양가의 최대 70~80%까지 대출이 지원돼 자금이 다소 부족해도 진입장벽이 낮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일반 개인의 입주가 아닌 기업체를 고정수요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산업단지, 업무지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면 기업체 이전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법인(기업)과의 임대차 계약이 대부분이어서 잦은 임차인 교체로 인한 공실 및 임대료 연체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취득세(50%), 재산세(37.5%)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초기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매매가격 대비 수익률 보니…
규제 덜한 데다 특화 설계

소형 업무시설인 섹션 오피스도 마찬가지다. 사무실 등의 업무 공간에 대한 관심이 대형에서 소형 오피스 시장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섹션 오피스는 규모가 큰 업무용 빌딩과 달리 전용면적 40㎡ 이하의 모듈형으로 설계된 점이 특징으로, 이에 따라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로 분양 받는 게 가능하다. 회의실, 라운지 등 부대시설을 공유해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도 높다. 한 건물 안에 업무와 상업 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단지는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 인기를 얻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규제와 초저금리 바람을 타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익형 부동산은 역세권을 기본으로 인근에 공원이나 학교, 관공서 등 집객효과가 높은 입지에 있거나 신설 교통호재 등이 있는 경우 투자가치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부산 등에서 분양(예정) 중인 수익형 부동산.
 

▲우장산 아덴하임(주거용 오피스텔)= 코리아신탁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24-92 일대에서 ‘우장산 아덴하임’을 분양 중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업무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마곡지구 내 배후수요가 풍부한 데다 지하철 5호선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또 주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전 실 초소형의 풀퍼시드 시스템으로 설계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하 2층~지상 17층 전용면적 26~29㎡ 189실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26㎡ 141실, 29㎡ 48실 등 1~2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로 꾸며졌다.
 

▲해운대 엘본 더 스테이(레지던스)= 부산의 강남인 해운대에 생활숙박시설인 ‘엘본 더 스테이’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에 지하 3층~지상 34층 1개 동, 전용면적 28~36㎡ 총 329실 규모로 조성되는 생활숙박시설이다. 부산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의 역세권이자 해운대 해수욕장을 도보 5분대로 이용할 수 있는 바다생활권, 풍부한 인프라를 자랑하는 ‘젊음의 거리’ 구남로 최중심부를 차지한 알짜 입지가 강점이다.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스테이(레지던스)= 현대건설이 인천 중구 신흥동에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스테이’를 선보인다. 지하 6층~지상 최고 42층, 2개 타워, 총 1267세대 규모로 선보이는 주거형 레지던스. 타입별로는 3~4인 가구를 위한 패밀리형 280세대와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987세대로 구성된다.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단지 내 상가)=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337-246번지 일대에 ‘신길 센트럴자이’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는 상가는 108동에 10개 점포, 103동에 4개 점포로 구성된다. 투자자 및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1층 상가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37.65~53.32㎡로 소규모 업종 위주의 면적으로 공급된다.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커피전문점, 문구점, 중개업소,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권장업종이다.
 


▲신사역 멀버리힐스(메디컬 전문 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신사역 멀버리힐스’ 메디컬 전문상가가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4층 근린생활 시설동 등 총 2개의 타워로 이루어진 복합건물이다. 지난해 5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전 세대, 상업시설 및 메디컬 1차분이 성공적으로 분양 완료됐다. 현재 상업시설 및 메디컬 2차분을 분양하고 있다.
 

▲가양역 데시앙플렉스(지식산업센터)=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지식산업센터 ‘가양역 데시앙플렉스’가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2층, 대지 5238㎡에 건축면적 3131.29㎡, 연면적 4만6741.37㎡ 규모다. 지상 1층은 테라스 브런치 카페, 레스토랑, 편의점 등 근린생활시설이 자리하게 된다. 발코니 면적 극대화로 서비스 공간도 충분히 확보했고 자연과 사람, 도시가 어우러진 오픈 스페이스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공개공지도 1085.11㎡로 넉넉하고, 조경면적은 790.08㎡에 달한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섹션 오피스)=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을 공급한다.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