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이낙연의 한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5.04 10:55:31
  • 호수 12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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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도 당했었는데…추락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서울 종로 당선인은 대권 레이스서 독주하고 있다. 당장 그의 자리를 위협할 잠룡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2년. 길어도 너무 길다. 친문(친 문재인)의 견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서 11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독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서 2위 그룹에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조사하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40.2%를 기록했다. 

전국구로
떴지만…

11개월 연속 1위이자, 개인 최고 기록이다.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14.4%)에 비해 약 26% 포인트 앞선 수치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예상된 결과였다. 이 당선인은 ‘종로 대첩’을 통해 자신을 추적하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를 낙마시켰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를 제거한 셈이다. 황 전 대표의 지지율은 21대 총선 이후 큰 폭으로 추락했다.

황 전 대표가 재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이 당선인을 견제할 야권 후보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대권 레이스서 이 당선인의 ‘독주’를 의미한다.


종로서의 승리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만 3명을 배출한 지역이 종로다. 이 때문에 대권을 노리는 후보라면 누구나 종로를 탐내 한다. 정치권서 종로가 ‘대권의 교두보’로 불리는 이유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승리는 물론, 민주당의 압승도 견인했다. 이 당선인은 앞서 같은 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투톱’을 결성,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전을 치렀다. 종로서의 승리로 이 당선인은 자신이 당내 가장 경쟁력있는 잠룡이라는 인식을 친문 지지층에게 각인시켰다.

이 당선인은 이번 21대 총선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이전까지는 이 당선자에게 ‘호남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전남 영광서 태어났으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또 역대 총선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서만 4선을 했다. 이후에는 전남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종로서의 승리, 전국 지원유세라는 대선주자급 행보로 이 당선자는 ‘호남 정치인’이라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이미지를 완전히 뗄 수 있게 됐다. 이를 증명하듯 21대 총선 과정서 유 권자들은 이 당선자가 나타나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이 당선자에게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지지율 40%↑“막을 자 없다”
포용리더십? 지금부터 줄서나 

이번 21대 총선은 이 당선자의 전국적 인지도를 확인하는 선거기도 했다.

가히 ‘이낙연 대세론’이라 말할 만하다. 이는 민주당 내부서 이 당선인에 대한 활용가치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이 당선인에게 구애를 보내는 일이 이를 증명한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 중 상당수가 이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은 이미 이 당선인과 티타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 당선인의 지지를 받기 위함이다. 이 당선인의 존재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이 당선인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정치권 내 대표적인 ‘신사’로 통한다. 그간 안정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여왔다. 문재인정부서 최장수 총리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의 리더십 덕분이다.

포용적 리더십은 이 당선인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두루두루 잘 지낼 수는 있지만, 한 세력의 열성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서도 정치권은 이 당선인이 특정 인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일요시사>를 통해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비쳐지느냐의 문제”라며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특정 (원내대표 경선)후보를 언급했다가 괜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특정 후보 지지가 자칫 ‘세 가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사방이 적
내편 어디에?

이 당선자는 친문·비문(비 문재인) 중 어느 한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 대리전으로 불릴 만큼 세 대결이 치열한 선거다. 대세론까지 언급되는 잠룡 1위가 특정 후보를 언급하는 순간 반대쪽 진영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은 이 당선인의 약점으로 당내 지지 세력이 약하다는 점을 꼽아왔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이 당선인은 줄곧 여의도서 멀어져 있었다. 20대 국회만 봐도 ‘이낙연계’라 할 만한 국회의원은 설훈, 이개호, 오영훈 의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문병희 기자

대권을 위해서는 열성 지지 세력이 필수적이다. 정치권은 이 당선인이 자신의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1대 총선 과정서 민주당 후보 38명의 후원회장을 자청했다고 평가한다. 

이들이 향후 ‘이낙연계’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이 당선인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후보들 중에는 청와대 출신은 물론,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영입한 인사도 있다. 이들은 향후 친문행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이 당선인의 대권 가능성은 맷집과 비례한다. 2년 동안 친문의 견제를 얼마나 견뎌내느냐에 따라 대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례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고 전 총리는 한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대권에 더욱 가까웠다. 그의 대중적 인기는 지금의 이 당선인 못지않았다. 그러나 참여정부 국무총리직을 내려놓은 이후 관료 출신의 한계를 드러내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친문 견제
견뎌내나

부침을 겪던 고 전 총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마디로 대권가도에 치명적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06년 12월21일 노 전 대통령은 고 전 총리를 참여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기용한 것에 대해 ‘실패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에 고 전 총리 측은 “고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며 반박했다. 친노(친 노무현)와 고 전 총리 간의 갈등은 고 전 총리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 고 전 총리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당선인은 비노(비 노무현)·비문 성향에 가깝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누구를 꼽느냐는 질문에 이 당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곧잘 답해왔다. 이 당선인을 정치계로 발탁한 사람도 다름 아닌 김 전 대통령이다. 
 

▲ 홍준표 미래통합당 당선인

김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과 노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사이서도 이 당선인은 새천년민주당의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정치권이 이 당선인을 친노·친문이라고 분류하지 않는 이유다. 

원내대표 경선과 8월 전당대회 사이가 친문 견제의 분수령이다. 이 당선자인은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 외에도 홍영표·우원식·이인영·송영길·김두관·김부겸 의원 등이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 당선인 입장에서 당권은 ‘독이 든 성배’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당선인이 당권을 차지해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일각에선 ‘문재인식’ 대권 모델을 제시한다.

고건 VS 친노 재현?
친문과의 불편한 동침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1년여간 민주당 당 대표를 역임한 뒤,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표직서 물러났다. 이후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에 출마해 대권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이 당선인 역시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서 민주당 당권을 잡았다가 2021년 3월 대표직을 사퇴, 20대 대선으로 직행한다면 대권까지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임기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대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대선 1년 전부터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에 열린다. 즉 이 당선자가 당권을 잡더라도 2021년 3월 이전에는 대표직을 내려와야 한다. 7개월짜리 ‘시한부 당 대표’인 셈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반면 이 당선인이 당권을 건너뛰고 곧바로 대권으로 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당선인이 당권에 도전하면 다른 당권주자들 사이서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이 당선인의 당권 도전이 과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친문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선만큼 당권 경쟁도 진흙탕 대결이다. 역대 가장 무난했다고 평가받는 8·25전당대회 때도 이해찬·송영길·김진표 등 당권주자들은 선거일이 다가오자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친 바 있다.

21대 총선서 ‘친문의 힘’이 증명된 만큼, 오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후보들 간 친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친문 경쟁의 포화 속에서 계파색이 옅은 이 당선자가 자칫 타깃이 될 수 있다. ‘집안 대결로 생긴 상처가 더욱 쓰리다’는 말은 정치권의 오래된 속설 중 하나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당선인은 친문과 당권-대권을 분리하는 ‘전략적 제휴’로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당내 주류 계파의 지원을 받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통과하는 시나리오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반면 이 당선인이 주인공으로 나서서 당권은 물론, 대권까지 잡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럴 경우 친문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이 당선인과 함께 유력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비문이다. 당내 지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친문이 ‘친문 대권주자’를 표방하며 세 결집에 나선다면 대권 지형도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낙연 ‘거리 두기’ 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서울 종로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 이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당선인 측은 지난달 26일 “이 당선인이 지난달 24일 자신의 첫 공약인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의 추진 상황을 서울시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뿐 아니라 지난달 25일에는 ‘홍제천 산책로 조성’ 공약 관련 소식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렸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등 당의 민감한 사안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17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 당과 관련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당내 기반이 약한 이 당선인이 섣불리 당내 현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한동안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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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