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이낙연의 한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5.04 10:55:31
  • 호수 12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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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도 당했었는데…추락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서울 종로 당선인은 대권 레이스서 독주하고 있다. 당장 그의 자리를 위협할 잠룡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2년. 길어도 너무 길다. 친문(친 문재인)의 견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서 11개월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독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서 2위 그룹에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조사하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40.2%를 기록했다. 

전국구로
떴지만…

11개월 연속 1위이자, 개인 최고 기록이다.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14.4%)에 비해 약 26% 포인트 앞선 수치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예상된 결과였다. 이 당선인은 ‘종로 대첩’을 통해 자신을 추적하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를 낙마시켰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를 제거한 셈이다. 황 전 대표의 지지율은 21대 총선 이후 큰 폭으로 추락했다.

황 전 대표가 재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이 당선인을 견제할 야권 후보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대권 레이스서 이 당선인의 ‘독주’를 의미한다.


종로서의 승리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만 3명을 배출한 지역이 종로다. 이 때문에 대권을 노리는 후보라면 누구나 종로를 탐내 한다. 정치권서 종로가 ‘대권의 교두보’로 불리는 이유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승리는 물론, 민주당의 압승도 견인했다. 이 당선인은 앞서 같은 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투톱’을 결성,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전을 치렀다. 종로서의 승리로 이 당선인은 자신이 당내 가장 경쟁력있는 잠룡이라는 인식을 친문 지지층에게 각인시켰다.

이 당선인은 이번 21대 총선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이전까지는 이 당선자에게 ‘호남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전남 영광서 태어났으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또 역대 총선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서만 4선을 했다. 이후에는 전남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종로서의 승리, 전국 지원유세라는 대선주자급 행보로 이 당선자는 ‘호남 정치인’이라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이미지를 완전히 뗄 수 있게 됐다. 이를 증명하듯 21대 총선 과정서 유 권자들은 이 당선자가 나타나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이 당선자에게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지지율 40%↑“막을 자 없다”
포용리더십? 지금부터 줄서나 

이번 21대 총선은 이 당선자의 전국적 인지도를 확인하는 선거기도 했다.

가히 ‘이낙연 대세론’이라 말할 만하다. 이는 민주당 내부서 이 당선인에 대한 활용가치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이 당선인에게 구애를 보내는 일이 이를 증명한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 중 상당수가 이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은 이미 이 당선인과 티타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이 당선인의 지지를 받기 위함이다. 이 당선인의 존재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이 당선인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정치권 내 대표적인 ‘신사’로 통한다. 그간 안정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여왔다. 문재인정부서 최장수 총리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의 리더십 덕분이다.

포용적 리더십은 이 당선인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두루두루 잘 지낼 수는 있지만, 한 세력의 열성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서도 정치권은 이 당선인이 특정 인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일요시사>를 통해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비쳐지느냐의 문제”라며 “총선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특정 (원내대표 경선)후보를 언급했다가 괜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특정 후보 지지가 자칫 ‘세 가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사방이 적
내편 어디에?

이 당선자는 친문·비문(비 문재인) 중 어느 한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반면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 대리전으로 불릴 만큼 세 대결이 치열한 선거다. 대세론까지 언급되는 잠룡 1위가 특정 후보를 언급하는 순간 반대쪽 진영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은 이 당선인의 약점으로 당내 지지 세력이 약하다는 점을 꼽아왔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이 당선인은 줄곧 여의도서 멀어져 있었다. 20대 국회만 봐도 ‘이낙연계’라 할 만한 국회의원은 설훈, 이개호, 오영훈 의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문병희 기자

대권을 위해서는 열성 지지 세력이 필수적이다. 정치권은 이 당선인이 자신의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1대 총선 과정서 민주당 후보 38명의 후원회장을 자청했다고 평가한다. 

이들이 향후 ‘이낙연계’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이 당선인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후보들 중에는 청와대 출신은 물론,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영입한 인사도 있다. 이들은 향후 친문행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이 당선인의 대권 가능성은 맷집과 비례한다. 2년 동안 친문의 견제를 얼마나 견뎌내느냐에 따라 대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례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고 전 총리는 한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대권에 더욱 가까웠다. 그의 대중적 인기는 지금의 이 당선인 못지않았다. 그러나 참여정부 국무총리직을 내려놓은 이후 관료 출신의 한계를 드러내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친문 견제
견뎌내나

부침을 겪던 고 전 총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마디로 대권가도에 치명적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06년 12월21일 노 전 대통령은 고 전 총리를 참여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기용한 것에 대해 ‘실패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에 고 전 총리 측은 “고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며 반박했다. 친노(친 노무현)와 고 전 총리 간의 갈등은 고 전 총리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 고 전 총리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당선인은 비노(비 노무현)·비문 성향에 가깝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누구를 꼽느냐는 질문에 이 당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곧잘 답해왔다. 이 당선인을 정치계로 발탁한 사람도 다름 아닌 김 전 대통령이다. 
 

▲ 홍준표 미래통합당 당선인

김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과 노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사이서도 이 당선인은 새천년민주당의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정치권이 이 당선인을 친노·친문이라고 분류하지 않는 이유다. 

원내대표 경선과 8월 전당대회 사이가 친문 견제의 분수령이다. 이 당선자인은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 외에도 홍영표·우원식·이인영·송영길·김두관·김부겸 의원 등이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 당선인 입장에서 당권은 ‘독이 든 성배’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당선인이 당권을 차지해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일각에선 ‘문재인식’ 대권 모델을 제시한다.

고건 VS 친노 재현?
친문과의 불편한 동침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1년여간 민주당 당 대표를 역임한 뒤,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표직서 물러났다. 이후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에 출마해 대권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이 당선인 역시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서 민주당 당권을 잡았다가 2021년 3월 대표직을 사퇴, 20대 대선으로 직행한다면 대권까지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임기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대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대선 1년 전부터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에 열린다. 즉 이 당선자가 당권을 잡더라도 2021년 3월 이전에는 대표직을 내려와야 한다. 7개월짜리 ‘시한부 당 대표’인 셈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반면 이 당선인이 당권을 건너뛰고 곧바로 대권으로 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당선인이 당권에 도전하면 다른 당권주자들 사이서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이 당선인의 당권 도전이 과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친문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선만큼 당권 경쟁도 진흙탕 대결이다. 역대 가장 무난했다고 평가받는 8·25전당대회 때도 이해찬·송영길·김진표 등 당권주자들은 선거일이 다가오자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친 바 있다.

21대 총선서 ‘친문의 힘’이 증명된 만큼, 오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후보들 간 친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친문 경쟁의 포화 속에서 계파색이 옅은 이 당선자가 자칫 타깃이 될 수 있다. ‘집안 대결로 생긴 상처가 더욱 쓰리다’는 말은 정치권의 오래된 속설 중 하나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당선인은 친문과 당권-대권을 분리하는 ‘전략적 제휴’로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당내 주류 계파의 지원을 받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통과하는 시나리오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반면 이 당선인이 주인공으로 나서서 당권은 물론, 대권까지 잡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럴 경우 친문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다는 점이다. 이 당선인과 함께 유력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비문이다. 당내 지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친문이 ‘친문 대권주자’를 표방하며 세 결집에 나선다면 대권 지형도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낙연 ‘거리 두기’ 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서울 종로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 이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당선인 측은 지난달 26일 “이 당선인이 지난달 24일 자신의 첫 공약인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의 추진 상황을 서울시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사업뿐 아니라 지난달 25일에는 ‘홍제천 산책로 조성’ 공약 관련 소식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렸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등 당의 민감한 사안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17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 당과 관련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당내 기반이 약한 이 당선인이 섣불리 당내 현안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한동안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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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