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이후…> ⑪‘벼랑 끝’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

칼 들고 바람 앞 등불 신세

[일요시사 장지선 기자] = 4·15총선이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국 정치사에 유례없는 승리다. 선거 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정치권은 당분간 후폭풍에 휩쓸릴 전망이다. 검찰 역시 선거 이후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를 두고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말이 나온다.
 

▲ 발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 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300) 5분의 3에 달하는 180석을 확보했다. 그야말로 슈퍼 여당, 공룡 여당의 탄생이다. 민주당은 지역구서만 과반(163)을 얻었고,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차지했다.

슈퍼 여당
견제 없다

단일 정당 기준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정당이 직접선거를 통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지역구 84,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을 얻어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정의당은 6(지역구 1), 국민의당 3, 열린민주당 3석 등이다.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면서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이 무력화됐다. 야당이 법안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진행해도 합법적으로 저지가 가능하다. 헌법을 고치는 일 빼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절대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보수 궤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참패를 기록한 통합당을 비롯해 정치권은 상당한 후폭풍에 휘말리게 됐다. 검찰 역시 그 후폭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윤 총장은 선거기간 내내 유독 여야 인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윤 총장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4·15총선서 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특히 야권서 자주 언급됐다.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선거 전날인 지난 14일 종로 보신각 기자회견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서 180석을 내다본다며 기고만장하고 있다“(180석이 되면)경제가 더 나빠지고 민생은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반기업 친노조 정책도 그대로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쫓겨나고 조국 부부는 미소를 지으며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지난 12일, 수도권 유세를 돌면서 검찰서 조국 전 장관과 주변 수사를 시작하니까 못마땅해서 수사팀을 해체하는 인사를 했다. 이런 행위가 공정하다고 보시냐. 한때 가장 칭송했던 검찰총장이 지금 와서는 가장 두려워하면서 싫어하는 총장이 됐다” “윤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통합당이 꼭 국회서 과반의석을 해야 한다등의 언급을 했다.

총선 결과 한쪽으로 크게 쏠려
청와대 겨냥 수사들 난항 예상

여권에선 열린민주당이 윤 총장 비판에 앞장섰다. 범여권 비례 위성정당을 표방한 열린민주당은 윤 총장 퇴진, 사퇴 등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라디오에 출연해 윤 총장 부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최강욱·황희석·조대진 비례대표 후보들은 주가조작 및 사문서 위조혐의로 김씨를, 최씨는 사기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황 후보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생략한다면 올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직무태만 등 여러 문제를 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병희 기자

선거기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윤 총장은 지난 15일 투표를 마치고 대검찰청 공공수사부 검사들과 만나 국민들께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인근 식당서 대검 공공수사부 검사들과 만나 정치적 중립은 펜으로 쓸 때 잉크도 별로 안 드는 다섯 글자이지만 현실서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 언급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4·15총선의 후폭풍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 청와대는 물론 민주당과도 각을 세워 왔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에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선거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이 역학구도는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개혁
날개 달 듯

당장은 청와대 관계자의 관여 의혹이 있는 사건들이 관심을 모은다. 검찰은 지난 1월 최강욱 전 비서관을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두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관련자 13명을 무더기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달 30일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에 관한 수사 중 숨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 A씨의 휴대폰 잠금장치를 4개월 만에 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씨는 백 전 비서관 아래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121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폰은 사인 규명을 비롯해 사건들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다. A씨의 휴대폰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기도 했다. 변사사건을 수사하던 경찰로부터 검찰이 휴대폰을 가져가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이 A씨의 휴대폰을 돌려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문제는 검찰이 수사 과정서 기소한 인사들이 이번 선거서 여럿 당선됐다는 점이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각각 전북 익산을과 대전 중구서 당선됐다. ‘날치기 기소라고 검찰을 비판했던 최 전 비서관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선 이후로 미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도 남아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지난 13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우리 검찰이 좀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왜 손에서 물이 빠져나가는지 아프게 돌아봤으면 좋겠다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소 인사
대거 당선

여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198812월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됐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다. 검찰청법 12조는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검찰청법 37조에 따라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지 않는 이상 검사 신분이 보장된다.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면 발의가 가능하고 재적 과반수가 찬성하면 탄핵소추가 이뤄진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 검찰총장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구본선 대검 차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한다. , 이 경우 윤 총장이 위법을 저질렀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
 

아내와 장모 등 처가 문제가 불거졌지만 윤 총장과의 연관성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MBC의 보도로 측근 논란도 불거졌지만 이 또한 윤 총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적 압박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오히려 윤 총장에게 더 위협이 되는 부분은 공수처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선거기간 동안 공수처를 중심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공수처의 조속한 연내 설치를 약속한 반면 통합당은 공수처가 위헌적이라며 폐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공수처의 기소권을 폐지하고 타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의 삭제 등 일부 법 개정을 공약으로 삼았다.

이번 선거서 승패가 확연하게 갈리면서 민주당은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정부와 민주당은 오는 715일로 정한 공수처 출범 목표 시기에 맞춰 검찰 개혁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이달 말 2차 자문위원회를 열고 공수처장 인선 등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7월 출범할 공수처
새 처장에도 밀릴라

공수처장은 국회 추천을 받아 문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있는 만큼 제1당을 차지한 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서 원내3당이 캐스팅 보터로 떠올랐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법무부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여당과 야당이 2명씩 추천하도록 돼있다. 사실상 여당 성향 위원 5명과 야당 성향 2명으로 나뉘는 셈이다. 이들 7명 중 6명이 동의하는 후보자에 한해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다.

야당 추천 몫 위원 2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당의 경우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범여권 야당이 제2야당으로 올라서 야당 몫 2명 중 1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제1야당인 통합당의 의사와 관계없이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병희 기자

반대로 통합당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제2야당이 되면 야당 몫 2명에 대한 추천권을 모두 갖게 돼 공수처 출범에 제동을 걸 수 있다. 4·15총선서 미래한국당은 19,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얻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여야가 의원 꿔주기나 군소 정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등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검찰과 법무부의 대결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부서 MBC가 제기한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면서 윤 총장 힘빼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윤 총장에게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도
사퇴 없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총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선거일에 대검 검사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언급했고, 이전에도 취임사와 신년사 등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2년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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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