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이후…> ⑦파란의 당선자

생각지도 못한 대반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이번 21대 총선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국회에 입성한 화제의 당선자들이 있다. 초선이 다선 의원을 꺾으며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으며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도 탄생했다. <일요시사>에서는 파란을 일으킨 화제의 당선자들에 대해 살펴봤다.
 

▲ 배현진 미래통합당 당선자

‘초선 파란’의 중심엔 ‘문재인 키즈’가 있었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당선자가 대표적이다. 양 당선자는 6선의 민생당 천정배 후보를 4년 만의 리턴매치 끝에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신인들의 반란
세대교체 바람

문재인대통령의 영입인사, 이른바 ‘문재인 키즈’로 불린 양 당선자는 ‘고졸신화’에 이어 이번에는 호남 유일의 지역구 출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새로운 정치사를 썼다.

지난 2016년 문재인 당 대표의 인재영입 7호로 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20대 총선서 ‘국민의당 돌풍’에 5선 중진 천정배 후보에게 석패했으나 4년간의 ‘와신상담’ 인고의 시간 끝에 정치적 설욕을 이루고 화려하게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홍준표 키즈’도 이변을 일으켰다. 서울 송파을에 출마해 당선된 미래통합당 배현진 당선자다. 배 당선자는 4선의 최재성 민주당 후보를 따돌렸다. 


최 후보의 낙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 당선자는 지난 201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서 최 후보에 패배한 바 있다. 이후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기반을 다진 것이 이번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전남 목포에서는 정치 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당선자가 ‘정치 9단’ 민생당 박지원 후보를 물리치는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김 당선자는 선거 출마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지 5개월여 만에 금배지의 주인공이 됐다.

목포는 5선 도전에 나선 박지원 후보와 정치 신인 간 대결로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높은 민주당 지지율을 등에 업은 김 당선자는 선거 기간 9차례 여론 조사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양당 ‘키즈들’ 선방… 4·6선 꺾어
탈북·소방관 출신 최초 국회 입성

그러나 선거 막판 민주당이 순천대에 의대를 설치하는 동남권 의대 유치 협약 등이 불거지면서 한때 고전했다. 선거 기간 내내 김 당선자는 새로운 목포의 획기적 도약과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목포서부터 이끌어내자고 외쳤다.

미래통합당 태구민 당선자가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탈북자 중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이다. 

태 당선자는 득표율 58.4%를 기록해, 39.6%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김성곤 후보를 18.8%포인트 차로 이겼다. 김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해당 지역서 낙선 후 ‘재도전’을 위해 일찌감치 지역 표밭을 닦아온 상태였다.


그럼에도 북한 출신 태 당선자는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어 승리했다.  

태 당선자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영사를 지냈으며 2016년 남한으로 탈북했다. 강남갑은 지난 16대 총선 이후 내리 보수정당이 차지할 정도로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태 당선자가 탈북자 출신인 탓에 자격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처음으로 소방관 출신 당선자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당선자다. 정치 신인으로 텃세가 강한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 미래통합당 강세창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는 2010년 서울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으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다.

사상 최초 당선
출신 성향 다양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그를 ‘영입인재 5호’로 발탁했다.

전무했던 소방직군을 영입해 국민 생명·안전 분야 정책 기조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의정부갑에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한 문 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시의원 3명이 동반 탈당하는 바람에 선거 운동이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꿋꿋하게 선거 운동을 펼치면서 지역구민에게 다가갔다. 지역구민들은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결국 그를 선택했다.

부산 해운대을 선거구서 현역 의원을 꺾은 정치 신예 미래통합당 김미애 당선자는 역경을 이겨낸 인생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남다른 성장 과정을 겪었다.

어부와 해녀의 딸로 태어난 김 당선인은 14세 때 모친의 여읜 후 가난으로 인해 고등학교 1학년인 17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 양향자 당선자

그가 사회에 첫발을 디딘 곳은 해운대구 반여동 태광산업 방직공장이었다. 선거 사무실이 있는 곳이 바로 그가 여공으로 일했던 방직공장 터 인근이다. 이후 봉제공장과 잡화점 판매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식당을 차려 운영하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던 김 당선인은 29세 때 동아대 법대 야간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김 당선인은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도서관을 지켰고 34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4개 지역구서 1000표도 되지 않는 차이로 승패가 엇갈렸다. 심지어 100여표 차이로 당선되는 등 개표 막판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53개 지역구 중 가장 적은 표로 승패가 엇갈린 곳은 인천 동구미추홀을이다.

인천 동구미추홀을은 미래통합당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상대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인 곳이다. 윤 후보는 4만6493표(40.5%)를 얻어 4만6322표(40.4%)를 얻은 남 후보를 겨우 171표(0.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최다선은 6선
최고령은 72세

충남 아산갑에 출마한 이명수 통합당 후보도 564표 차로 가까스로 승기를 잡았다. 이 후보 득표율은 49.8%로 상대 복기왕 민주당 후보(49.0%)와 단 0.2%포인트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사하갑서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김척수 통합당 후보를 697표 차이로 이겼다. 최 후보의 득표율은 50.0%로 김 후보(49.1%)를 0.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서울에서는 용산서 역전 승부가 펼쳐졌다. 앞서 출구조사서 2위로 뒤졌던 권영세 통합당 후보(47.8%)가 정작 투표 결과에선 상대인 강태웅 민주당 후보(47.1%)를 겨우 890표(0.7%포인트)로 뒤집고 당선됐다.

득표 차를 최대로 벌려 압승한 후보도 있다. 이번 총선서 1위를 기록한 후보는 광주 북구을에 출마한 이형석 민주당 후보로 10만8229표를 얻었다. 상대인 최경환 민생당 후보와 9만2948표 차이가 난다. 이 후보가 득표율 78.8%로 싹쓸이를 한 결과 윤민호 민중당, 황순영 정의당, 노남수 무소속 후보는 각각 3.3%, 3.0%, 2.0%의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대전 서구갑 당선자가 6선 고지에 올랐다. 박 당선자는 미래통합당 이영규 후보를 누르고 충청권 최초로 낙선 없이 내리 6선을 하는 기록을 세웠다. 박 당선자는 개표 초반 이 후보에 뒤지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으나 개표 중반 이후 줄 곧 앞서면서 이날 자정께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오늘 선거결과는 대전 서구갑 주민 여러분이 한국 정치의 새로운 역사를 쓰신 결과”라며 “충청권 최초 낙선 없는 6선을 만들어 주셨다”고 밝혔다.

세 자리수 승부…9만표 차이도
아버지 따라…대 이은 당선자

박 당선자는 <중앙일보> 편집부국장 겸 경제부장, 서울시정무부시장, 국회정무위원장, 민주당정책위의장, 국회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만 72세로 경기도 내 최고령 지역구 당선자가 된 수원무 김진표 당선자는 이번 선거 승리로 5선 도전에 성공했다.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그는 지난 2014년 경기도지사 선거서 고배를 마셨지만 2016년 총선서 4선에 성공하면서 중진 반열에 올랐다.

2017년 대선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문재인정부의 청사진을 그렸고, 지난해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뒤를 잇는 총리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 경기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의 경기도 승리를 견인했다. 5선으로 국회에 재입성하게 된 만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유력 후보군이 됐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을 실현하는 데도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태구민 당선자

서울 마포갑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당선자가 미래통합당 강승규 후보를 제치고 4선에 성공했다. 노 당선자는 민주당서 5선을 지낸 고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이다. 

서울 서대문을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당선자가 미래통합당 송주범 후보를 꺽고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1967년 서울 출생으로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아버지는 동교동계 출신 김상현 전 의원이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충남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서 미래통합당 정진석 당선자가 당선되면서 충남지역 최다선인 5선 고지에 올랐다.

정치인 가족
지역 대물림

정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정 당선자는 충남 공주시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2000년 제16대 총선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충남 공주·연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6선 의원을 지낸 고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의 아들이기도 하다.

부상 사상구 유권자들은 미래통합당 장제원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장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장 당선자는 대표적인 문재인정부 저격수로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사상구서 당선됐다.

장 당선자는 19대 총선에선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20대 총선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배 후보를 불과 1869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는 경쟁력을 과시했다. 장 후보와 사상구는 인연이 깊다. 장 후보의 부친인 고(故)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은 과거 사상구(북구)서 국회의원을 두 차례 지냈다. 당시는 사상구가 북구에 속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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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