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이후…> ⑨‘아슬아슬’ 외줄 타는 당선인들

될 때까지 된 게 아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이번 총선의 대외적 분위기는 코로나19 여파 탓으로 예전 같지 않았다. 다만 선거전은 여느 때만큼 치열했다. 당선인을 둘러싼 고소·고발을 보면 그렇다. 견제 차원서 발생한 변죽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후폭풍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당선인들이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 (사진 왼쪽부터)이낙연(서울 종로)·고민정(서울 광진을)·안민석(경기 오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21대 총선 당선인 90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선거법 위반 혐의다. 대검찰청 공공수사부(부장 배용원)는 총선 당일인 지난 15일 자정 기준 당선인 94명이 입건됐고, 불기소 처분 4명을 제외한 90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 신속하고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소시효는 오는 10월15일까지다.

당선 90명
검찰 수사

4·15총선 최대 관심 지역은 단연 서울 종로구였다. 여야 유력 대선주자가 정치 1번지서 격돌했다. 승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었다. 이 당선인은 황교안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 당선인은 대권에 한 걸음 가까워졌지만, 황 후보자는 대표직 사퇴와 함께 대권무대서 멀어졌다.

이 당선인은 총선 하루 전 황 후보자 측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비즈조선>은 이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종로 낙원상가 근처 소재의 한 라이브 재즈카페서 상인회 주민들과 간담회를 주최했고, 상인회가 식음료값 전액을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황 후보자는 통합당 김연호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장을 통해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김 단장은 “종로 구민 수십 명을 모아놓고 제3자 기부행위제한에 관한 선거법 제115조와 제257조를 위반해 고발장을 접수하러 출석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15조는 ‘누구든지 선거에 관해 후보자를 위해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동법 제257조에 따르면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당선인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민주당 허윤정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해당 모임은 ‘종로인문학당 정례회의’로 인문학회 회원들이 친목을 위해 정례적으로 마련하는 자리”라며 “이 당선인이 주최했단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진흙탕 선거전고소고발 난무
초선부터 중진까지 예외 없어

이어 “상인회가 모임 찻값을 대납할 리가 없다”며 “식음료값은 인문학회 회원들이 갹출한 회비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고, 통상 월말 지출을 했기에 아직 지출도 안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는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였다. 민주당 고민정 당선인은 통합당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개표 막판까지 다투며 진땀승을 거뒀다. 다만 고 당선인은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고 당선인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광진구 선관위는 선거 하루 전 서울 동부지방검찰청에 고 당선인과 선거사무장 등 3명을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 공표)와 동법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앞서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선관위에 신고한 바 있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문제는 고 당선인의 공보물이었다. 공보물에는 주민자치위원인 상인회장의 사진과 고 당선인을 지지하는 발언이 실려 있다. 통합당 측은 현행법상 주민자치위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는 데다가 지지 발언 자체도 허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상인회장은 고 당선인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4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상인회장은 “고 당선인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실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당선인과 접전을 펼쳤던 오 후보자도 투표 당일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오 후보자는 유권자들이 해당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반면 고 당선인은 같은 날 “선거는 민주주의 꽃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줬으면 좋겠다”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면서도 수사 의뢰에 대한 질문에 답을 피했다.

선관위 조사
속속 검 의뢰

여당 출신 중진 의원들도 고발을 피해가진 못했다. 민주당 안민석 당선인은 경기도 오산시에 출마해 통합당 최윤희 후보를 넘었다. 안 당선인은 이번 승리로 경기도 오산서만 내리 5선에 등극하게 됐다.

지난 14일 최 후보자 측은 안 당선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미성년자 연예인을 선거운동에 동원했다는 이유에서다.

최 후보자 측에 따르면 안 당선인은 지난 12일 경기 오산시 오색시장과 오산천 등지서 선거운동을 했다. 당시 ‘리틀 싸이’로 활동 중인 황모군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90분가량 벌였다는 것이다. 당시 황군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안민석 파이팅”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또 미성년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안 당선인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안 당선인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황군은 지난 12일, 안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가수 남진을 보러 현장에 온 것일 뿐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4선 고지를 넘은 민주당 윤호중 당선인도 선거 과정서 고발을 당했다. 윤 당선인은 경기 구리시에 출마해 통합당 나태근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윤 당선인은 16대 총선부터 해당 지역에 내리 출사표를 던지며 당선의 기쁨과 낙선의 슬픔을 번갈아 맞았다.
 

▲ ▲ (사진 왼쪽부터)고소·고발전에 휘말린 김기현(울산 남구을)·김정재(경북 포항북)·박대출(경남 진주갑) 미래통합당 당선인

지난 13일 나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공직선거법 제250조와 관련해 윤 당선인에 대한 고발장을 의정부지검에 접수했다. 나 후보 측은 윤 당선인의 선거공보물을 지적했다.

윤 당선인의 공보물 중 ‘구리 발전 예산 1조3000억원’서 ‘구리∼안성 고속도로 건설 9648억원 확보’는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원래 명칭은 구리∼안성고속도로가 아닌 세종~포천 고속도로고, 확보했다는 예산은 구리시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나 후보 측은 “세종∼포천 구간 총 158㎞서 구리시와 관련된 구간은 구리한강대교-남구리IC에 이르는 약1㎞로 실제 이곳의 공사비는 61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안성∼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국토교통부 교통시설특별회계에 포함된 세부 사업”이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안성~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 예산은 9648억원에 달해 허위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리 관련 예산이 61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구리시 토평동과 강동구 고덕동을 연결하는 고덕대교(가칭) 14공구 사업예산만 2020년 예산을 포함해 1712억원이 집행되고 있으며 2021년 이후에도 188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 측은 나 후보와 선대본부를 공직선거법 제250조와 형법 제156조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이후에도 적잖은 후유증이 전망되는 까닭이다.

허위사실 등
종류도 다양

통합당 당선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기현 울산광역시 남구을 당선인도 고발을 당했다.

민주당 김영문 후보는 통합당 울산시당과 김 당선인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10일, 김 후보는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서 “통합당 울산시당과 김 당선인을 공직선거법 제 250조 2항, 제 251조, 형법 156조에 따라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 유포, 무고죄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 울산시당은 지난 2일, 김 후보에 대해 지지자들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진 것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신고했다. 선관위는 자체 조사를 거쳐 김 후보를 제3자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콩나물국밥집을 방문해 당원들과 식사했고 각자 밥값을 계산했다”며 “CCTV 등 관련 증거가 있기 때문에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울산시당은 김영문 후보의 맞고발에 “선관위가 조사해 검찰에 고발할 정도면 엄중한 사안”이라며 “제3자 기부행위는 공정선거를 해치고 건전한 선거문화를 혼탁하게 만드는 중대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포항지역을 석권한 김정재 당선인과 김병욱 당선인도 나란히 고발을 당했다. 임종백 포항흥해지진피해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김정재 당선인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김 당선인은 정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2017년 포항지진을 자연재해라고 주장했다”며 “이는 유권자들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미래통합당 김태흠·이명수 당선인

이어 “김 당선인은 정부합동조사단서 ‘포항지진은 촉발지진’이라고 발표하자 그제서야 세월호법을 베낀 알맹이 없는 포항지진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당선인이 지열발전소 운영 등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갖고 있다는 내용과 민주당은 포항지진특별법을 절대로 통과시키지 않는다 등의 주장도 명백한 허위”라고 강조했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되긴 됐는데 뒤가 찜찜

김 당선인은 이번 총선서 경북 포항시북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해당 지역서 재선에 성공했다.

포항시 남구울릉군에 출마해 당선된 김병욱 의원도 한 지역 시민에 의해 포항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을 당했다. 지역 시민은 지난 6일 “김 당선인이 예비후보 선거 기간 중 유권자들에게 SNS를 통해 보낸 내용에 ‘13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직을 수행했다’는 허위사실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서 경력이 부풀려진 것을 확인해 정확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 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당선인 측은 “국회의원 사무실에 근무할 경우 자신을 보좌관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김 당선인도 국회의원 사무실서 일한 경력 전체를 보면 13년이 넘는다. 일부 문구가 실수로 누락된 것이지 경력을 고의로 부풀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3선에 성공한 경남 진주갑 박대출 당선인은 무소속 김유군 후보에 의해 고소됐다. 김 후보는 지난 10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박 당선인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날 김 후보는 “지난 3월22일 통합당 진주당 디지털위원장이며 박 당선인 캠프서 일한다고 밝힌 정인태 전 경남도의원이 사퇴를 종용하는 전화를 했다”며 “정 전 도의원은 박 당선인이 직접 전화할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도 보냈으며 문자를 받기 6분 전 박 당선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지난 7일 박 당선인이 TV토론회서 ‘그 후보(김유근)를 알지 못한다. 전화번호도 모르고 아무런 인연 관계도 없다.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어떻게 전화를 하고, 어떻게 사퇴를 종용하는가’라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경쟁자인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낙선시키고자 한 것으로 선거법서 강력하게 금지하는 엄중한 선거법 위반사항”이라며 “박 당선인의 허위사실 공표는 너무도 명확하기 때문에 법정서 다툴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2라운드?
후유증 우려

지난 13일에는 민주노총진주지역지부와 진주시농민회 등 10개 시민사회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투표 전 ‘후보 사퇴를 종용한 진주갑 통합당 박대출 후보의 진실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당선인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와 통화한 적이 없고, 김 후보 문제와 관련해 누구에게 부탁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측은 네거티브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허위사실 유포 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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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