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맛살’ 한성기업의 속살

수익은커녕 이자 막는 데 급급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성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의심받고 있다.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부담스러울 만큼 채무가 불어난 상태. 이런 와중에 계열사도 챙겨야 한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서라도 나서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임준호 한성기업 사장

한성기업은 수산물 가공업으로 인지도를 올린 회사다. 해당 분야서 60년 가까운 연혁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성장 한계치에 직면한 모습이다. 원양어선을 통한 수산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도 모자라, 국내 사업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요 실적지표서 이 같은 양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암담한 현실
출구 막혔나

한성기업의 최근 3년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이 회사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7년 3228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2869억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2701억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 낙폭은 한층 뚜렷하다. 2017년 6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7억6700만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3720만원이던 매출채권손상손실이 지난해 76억5400만원으로 책정된 여파가 컸다.

순이익 역시 처참하긴 마찬가지다. 2017년 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한성기업은 이듬해 26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순손실이 174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기타비용으로 지출 처리된 금액이 2018년 19억원서 지난해 113억원으로 6배 가까이 불어난 게 결정적이었다.


기타비용 중 91억원은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하는 선급금이었다. 한성기업은 이 금액을 기타자산손상차손으로 분류하고 기타비용에 포함시켰다.

2년 연속 순손실의 후폭풍은 이익잉여금 항목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한성기업의 이익잉여금은 32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지속된 순손실로 인해 이익잉여금은 2018년 274억원에 이어 지난해 92억원으로 급감했다. 2년 사이에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오너 회사 지분으로 얽긴 긴밀한 연결고리
성장 한계치 직면…과도한 부채 실적 부진

사업부문별로 보면 한성기업의 양대 축인 식품부문과 해외부문의 동반 부진이 눈에 띈다. 한성기업의 사업구조는 어획한 수산물 판매와 현지 법인과의 중계무역 등을 담당하는 해외 부문과 자사 공장 및 관계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식품 부문, 그리고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식품 부문은 매년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2017년 38억원이던 식품 부문 영업이익은 이듬해 27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순손실만 62억원에 달했다. 2017년 2000억대를 넘긴 매출액도 지난해에는 1799억원에 머물렀다.

해외 부문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7년 25억원대 영업이익이 발생한 해외 부문은 이듬해 25억원 손실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에에는 손실폭이 27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의 약 80% 수준인 881억원에 그쳤다.

동종업계 경쟁서도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2015년 국내 게맛살 시장점유율 40%가 깨진 한성기업은 2017년 사조에 추월당했다. 급기야 지난해 한성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7.4%까지 내려갔다. 반면 업계 1위인 사조의 점유율은 46%까지 치솟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불러온 재무건전성 악화를 단시일에 해소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이 같은 특징은 부채비율, 유동비율, 단기차입금비율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동반 부진
난관 봉착

지난해 말 기준 한성기업의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2336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총자본은 499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1837억원은 총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은 368.4%를 기록했다.

300%대 부채비율은 비단 지난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성기업은 최근 5년 가운데 2017년(283.5%)에만 20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역시 기준치를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한성기업의 유동비율은 71.81%에 불과하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각각 1159억원, 1627억원이다. 시장에선 유동비율 200% 이상을 유동성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차임금도 증가 추세다. 한성기업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1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1015억원, 차입금의존도는 48.1%로 집계됐다.

특히 단기차입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2017년 726억원이던 한성기업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이듬해 852억원, 지난해 912억원으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총차입금(1121억원) 대비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81.29%에 달했다.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 기업의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또 단기차입금은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 탓에 순이익 감소와 직결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성기업 단기차입금 항목을 보면 이자부담이 가장 큰 곳은 한국산업은행(단기차입금 166억원, 연이자율 3.87∼3.96%)에 이어 두 번째로 단기차입금 규모가 컸던 농협은행이었다. 한성기업은 농협은행으로부터 연이자율 6.58∼6.81%에 123억원을 단기로 빌렸다.

부채만 잔뜩
쌓이는 이자

여타 단기차입금의 이자율이 통상 3∼5% 수준임을 감안하면 농협은행을 통한 단기차입금은 이자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미 한성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으로 인해 매년 30억∼40억원 안팎의 순이자비용을 발생시키는 상황이다.

한성기업 단기차입금 내역에는 비케이에이스제삼차로부터 5% 연이자율로 빌린 110억원도 포함된다. 비케이에이스제삼차는 한성기업의 미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지난해 설립된 자산유동화회사다. 한성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지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해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행히 차입처가 제1금융권 위주라, 급격한 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출어자금대출로 분류되는 수협중앙회 단기차입금 150억원(연이자율 3%), 수출성장자금대출로 분류되는 수출입은행 단기차입금 45억원(연이자율 5.65%)은 매년 만기연장을 통해 상환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시키고 있다.

한성기업이 대내외서 난관에 봉착한 것과 별개로, 한성기업과 계열사 간 연결고리는 여전히 공고하다. 현재 한성기업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임우근 회장의 자녀인 임준호 사장과 임선민 이사가 있다. 이들은 극동수산 지분을 각각 53.37%, 46.63%씩 나눠 갖고 있다.

오너 3세는 극동수산을 지배함으로서, 한성기업 및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외형상으로는 임 회장이 상장사인 한성기업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는 방식이지만, 지분구조를 보면 임 회장의 두 자녀가 개인회사인 극동수산을 앞세워 한성기업과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수익은커녕 이자 막는 데 급급
이 와중에도 내부거래·지급보증

지난해 말 기준 한성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7.7%를 보유한 극동수산이고, 임 회장(16.75%)이 뒤를 잇는다. 임 회장 오너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지분율은 42.17%까지 치솟는다.

극동수산은 한성식품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기도 하다. 한성식품의 나머지 지분 62%는 ▲한성기업(37%) ▲임우근 회장(8%) ▲임 회장의 부인 박정숙씨(12%), ▲임우근 회장의 동생인  임범관씨(5%)가 나눠 갖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한성수산식품은 ▲한성식품(34.94%) ▲극동수산(30.00%) ▲한성기업(9.75%) ▲임우근 외(24.94%) 등이 99.64%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얽히고설킨 지분관계는 내부거래의 토대로 작용한다. 계열사들은 한성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매출의 대부분을 발생시키고 있다. 한성수산식품은 2017년 312억원 중 99.7%인 311억원, 2018년 363억원 중 98.6%인 358억원의 매출을 한성기업과의 거래로 만들었다.

한성식품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19억원, 110억원의 매출을 한성기업과의 거래로 만들었다. 내부거래 비율은 100%였다.

2015년 내부거래 비중이 99.3%까지 치솟았던 극동수산은 최근 내부거래 비중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의 내부거래 비율은 각각 37.5%, 31.5%로 나타났다.

한성기업과 계열사 간 돈독한 관계는 지급보증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성기업은 한성수산식품과 한성식품으로부터 각각 305억원, 48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았다. 대표이사가 제공한 지급보증액 333억원을 합하면, 한성기업이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지급보증액은 686억원에 이른다.

곳간 비는데
계열사 챙기기

반대로 한성기업 역시 계열사 지급보증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17년 162억원, 2018년 177억원, 지난해 234억원 등 한성식품이 극동수산과 한성식품에 제공한 차입금지급보증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극동수산에 대한 차입금지급보증은 192억원으로 전년(105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한성식품은 지난해 한성식품에 제공한 차입금지급보증액은 4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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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