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의 출구전략

‘사방이 적’ 동네북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한쪽에선 윤 총장을 추켜세우고 다른 한쪽에선 사퇴하라고 윽박지르는 중이다. 처가서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언론 역시 윤 총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졌다.
 

▲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은 박근혜-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인물로 꼽힌다. 한직을 전전하던 좌천 검사는 국정 농단 사태 특검 수사팀장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된 데 이어 검찰총장에까지 올랐다.

신뢰받다
공적으로

박근혜정부 당시 윤 총장은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요청으로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에 투입됐다. 그는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 여파로 1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았고 인사 과정서 한직으로 꼽히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2013년 국정감사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 과정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정부서 한직을 전전하던 윤 총장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특검 당시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뒤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윤 총장을 문무일 검찰총장에 이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다. 윤 총장은 전임 문 전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5기나 낮은 기수 파괴인사였다.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윤 총장(당시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윤 후보자의 적격성이 증명됐다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당은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맞섰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25일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서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와 대립 때도 버텼는데…
가족·측근 논란으로 최대 위기

이어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국민은 검찰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길 바라고 있다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보여왔던 정치 검찰의 행태를 청산하고 무소불위 권력이 아니라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을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문정부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검찰총장 임기를 시작한 윤 총장은 불과 두 달 만에 집권여당은 물론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조국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부터다. 사모펀드, 웅동학원, 입시비리 등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검찰이 수사에 뛰어들면서 판이 커졌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고 검찰도 수사를 계속하면서 대립각이 커졌다. 집권여당과 청와대서 윤석열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조국 수호, 조국 퇴진을 외치는 집회가 열리는 등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에도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무뎌지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 수사 의혹,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을 수사하면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서 조 전 장관의 후임인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추 장관이 인사권을 무기로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면, 검찰이 기소권을 내세워 청와대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식이다. 그 사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의 힘을 빼놓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장모·아내
가족 논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채 검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문제는 사건 수사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퇴 압박이 들어왔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윤 총장 주변서 불거진 여러 의혹이 그에게 칼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 언론 심지어 검찰 내부서까지 윤 총장을 비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시작은 장모 최씨와 아내 김건희씨 등 윤 총장의 처가를 둘러싼 논란이다. 윤 총장의 처가 논란은 언론,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에서 이미 수차례에 걸쳐 불거진 바 있다. 그때마다 윤 총장은 “관여하지 않았다” “잘 모른다” 등의 말로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해당 논란이 한 번 더 불거지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검찰은 최씨의 예금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을 두고 수사에 나섰고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부동산 설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재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설상가상으로 한 검찰 수사관이 윤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 대검찰청

수원지검 강력부 A 수사관은 지난 7일 오후 “총장님과 가족분들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서 우리 조직과 총장님이 사랑하시는 일부 후배 검사님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또한 총장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그만 직에서 물러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는 “총장님이 받는 의심은 다른 직원들이 받는 의심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총장님은 우리 조직의 대표이고 얼굴이시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장님의 장모님과 사모님이 의심받는 상황서 누가 조사를 하더라도 총장님이 조사를 하신 것”이라며 “설령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검언유착?
휘말린 측근?


이날 비례 위성정당 열린민주당 최강욱·황희석·조대진 비례대표 후보들이 윤 총장의 아내 김씨와 장모 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축소하거나 생략한다면 올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직무 태만 등 여러 문제를 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자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했던 과정에 김씨가 쩐주로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이다.

최강욱 후보와 황희석 후보는 이전부터 윤 총장과 검찰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 왔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최 후보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2017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후보는 검찰의 기소를 날치기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30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총장이 저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 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청와대 ⓒ문병희 기자

윤 총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MBC서 채널A 기자의 녹취록을 보도하면서 측근 논란이 불거졌다.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법조팀 기자 B씨가 금융사기죄로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라젠의 전 대주주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칠 수 있는 비위사실을 제공해줄 것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서 B 기자는 윤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B 기자의 취재 과정서 언급된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3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언론을 컨트롤하는 고위 검사와 법조 출입기자는 같이 뒹군다이렇게 막장으로 치닫는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의 협잡에 대한 특단의 조치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 직접 감찰 가능성 나와
추미애 장관과 대놓고 싸우나?

법무부 전 인권국장 출신의 황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B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일부 공개하고 편지에 드러나는 것처럼 윤 총장이 등장한다모종의 기획에 윤 총장이 개입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이 B 기자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C 검사장에 대한 감찰 착수 의사를 밝히자 자체 조사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녹취록 전문 내용을 파악하고 감찰 혐의가 있으면 감찰 여부를 결정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앞서 대검찰청은 채널AC 검사장이 의혹을 부인했다는 내용의 1차 보고를 법무부에 전달했다이후 채널AMBC에 기자와 제보자와의 녹음파일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채널A와 검사장의 입장만 전달하는 수준의 1차 보고가 불충분한다고 판단하고, 지난 2일 재조사를 지시했다.

재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법무부서 직접 감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은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감찰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법무부 감찰규정 제52검찰서 자체 감찰을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감찰 대상자가 대검 감찰부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일 때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설 경우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상 조사
수사 확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7일, B 기자와 C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철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시 형사상 불이익을 암시한 점이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민언련은 B 기자가 아직 신원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C 검사장과 논의해 이 같은 일을 진행했다고 보고 함께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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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