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특집> ①정당별 의석 수 고차방정식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4.10 15:59:26
  • 호수 12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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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냐? ‘스톱’이냐? 문의 운명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함수가 복잡하다.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자체 과반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정의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 군소정당들은 양당 사이서 세력 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총선 결과는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의 ‘운명’과도 직결된다. 
 

130석을 두고 벌이는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9일,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무슨 일이 있어도(민주당은) 제1당이 돼야 한다”며 130석 이상 이길 것 같다는 예상을 내놨다. 

옛 영광
재현할까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지금 사태는 과거 여당들이 총선을 맞이해 선거를 치렀던 것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며 “그런 측면서 봤을 때 통합당이 이번 선거서 확실한 과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과반과 130석이지만, 두 총선 감독의 말은 결과적으로 같다. 이 대표가 주장한 130석에 더불어시민당(이하 더시민당)의 의석 수가 합쳐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메시지서 “어쩌면 16년 만에 과반을 넘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에 열린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은 과반인 152석 확보에 성공하며 제1당마저 차지했는데 그 시절의 재현을 언급한 것이다.


양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결국 한 개의 정당, 또는 두 정당이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양당의 감독은 왜 과반을 언급한 것일까. 

통상 선거판에선 의석 수와 관련해 두 가지 전략이 존재한다. 하나는 당내 싱크탱크서 예상한 의석 수보다 적게 말하는 것. 유권자들에게는 자만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자당 후보들에게는 방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또 하나는 싱크탱크서 예상한 의석 수보다 부풀려서 말하는 전략이다. 이는 상대를 속이는 이른바 ‘연막작전’인 셈이다. 불리한 상황을 모두 알리면 기세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바람이라는 정치권의 속설은 이를 의미한다.

양당은 지난 8일 자체 의석 수 전망을 내놨다(비례대표 의석 47개 제외). 민주당은 지역구 253개 의석 중 130석+α를 전망했다. 통합당은 110∼130석 사이를 예상했다. 

앞서 양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예상 지역구 의석 수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의 예상은 130석, 통합당의 예상은 124∼130석이었다. 당시보다 민주당은 긍정적으로, 통합당은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민주당·통합당 과반 자신…진짜?
심판론→탄핵론, 계획은 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 민주당서 내세운 ‘정부·여당 지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수도권은 물론 그동안 야당이 강세를 보여 왔던 부산·경남(PK), 강원도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통합당은 수도권 7∼8곳에서 보였던 우세가 경합 또는 경합 열세로 바뀌면서 당초 목표치를 낮췄다. 이는 최근 통합당 후보들이 보인 막말 논란이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토론회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해 파장을 낳았다.

황 대표 이외에도 김대호 후보는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없다”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등의 말로 세대비하 논란을 불러왔다. 차명진 후보는 토론회 도중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해 3자 성관계를 뜻하는 단어를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통합당 선대위는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두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키고 화나게 한 점에 정말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통합당이 21대 국회서 하려던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정권 심판론’은 이번 총선서 통합당이 내건 핵심 프레임이다. 통합당은 이를 통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합해 과반 이상을 확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문재인정권이 추진하려던 정책들의 입법화에 제동을 걸어 21대 국회를 주도하려 했다. 

‘탄핵’은 통합당의 궁극적인 목표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통합당은 곧바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을 들고 나왔다. 문 대통령이 해당 의혹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에서다.

지원론
심판론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지금은 우리가 소수당이어서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탄핵론은 비단 문 대통령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야권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예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추 장관의 탄핵 추진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은 추 장관의 탄핵소추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바 있다. 

두 정당은 추 장관이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지휘한 검찰 간부들을 의도적으로 전보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 제65조에 따르면, 국무위원의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 문재인 대통령

반면, 민주당의 과반은 문재인정부의 순항을 의미한다. 집권 후반기에 나타나는 레임덕 증상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친문’의 힘이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 총선서 과반 또는 1당에 오른다면, 지난 20대 총선부터 19대 대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내리 4연승이다. 이는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 문재인)의 힘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21대 총선 결과는 친문 권력의 연장이냐, ‘비문’ 반격의 서막이냐를 결정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역시 이번 총선 결과로 운명이 결정된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서 “대통령 친위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수처법을 되돌리고, 무너져가는 경제를 살리고, 반시장 경제를 되돌려놓기 위해서라도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과반을 넘으면, 통합당 입장서 공수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어려워진다. 공수처는 오는 7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지원유세장서 “이 사람(조국 전 장관)은 대한민국 자유경제 질서 속에서 자기가 향유할 건 다 향유하면서 본인 스스로 뭐라고 하는가. 사회주의자라고 얘기한다”며 “(문) 대통령이 임명하니까 아무 소리 안하는 게 민주당 의원이다. 이런 거수기가 다수를 이루면 대한민국 미래가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운명도…

결국 국회의장을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의 대결이다. 지난 9일 이 대표는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합당에 국회의장을 내주면 안 된다. 문재인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 혼란을 일으키고 정권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20대 국회 후반기, 자당 출신 국회의장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 과정서 통합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사진행을 매우 편파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27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문 의장을 막기 위해 의장석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처리를 막지 못했다.

국회의장은 국내 의전서열 2위로 정치적 비중은 물론 권력도 막강하다. 국회법 제10조서 규정하는 국회의장의 권력은 크게 네 가지다. ▲국회의 대표자 ▲원활한 회의 운영을 위한 의사정리권 ▲회기 중 국회 안에서 경호권 행사 등 회의장 질서유지권 ▲국회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 사무 감독권이 그것이다.
 

여기서 의사정리권이 핵심이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휴회, 휴회 중 본회의 재개, 본회의 개의 시간 변경, 의사정족수 미달 시 본회의 중지 또는 산회 선포, 예산안과 결산의 심사기간 지정,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등을 의사정리권을 사용해 행사한다.

국회의장은 중립의 입장서 초당적으로 국정운영에 임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회의장으로 당선되면 당적도 내려놓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회의장이 정당의 이해관계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매 국회 때마다 제기되는 실정이다.

여기서 함수가 복잡해진다. 선거를 통해 국회의장이 선출되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15조는 국회의장의 선출 요건으로 재적의원 과반 투표를 명시한다. 민주당·통합당 중 어느 한쪽이 과반을 넘기지 못하면 결국 군소정당과의 연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1당과 2당의 의석 수 차이도 중요한 이유다.

정의당, 민생당, 국민의당 등 군소정당에게는 기회다. 만약 이들 군소정당이 이번 총선서 의미 있는 의석 수를 기록한다면 국회의장 선거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선 민주당이 통합당보다 조금 더 유리하다. 20대 국회에서 정의당, 민생당 등이 범여권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을 차지하라!
공수처·조국 운명도…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듦으로써 정의당과의 관계가 나빠졌다고 하더라도, 정의당이 거대양당과 손을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통합당보다는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통합당 입장에선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함께하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도 민주당과의 의석 수 격차가 크다면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통합당이 수도권 등에서 의미 있는 의석 수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다. 

통합당은 제1당을 차지하고도 국회의장직을 뺏기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16대 총선서 한나라당(통합당 전신)은 전체 273석 중 133석으로 1당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당시 야당이었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은 115석에 그쳤다. 

새천년민주당은 자민련과 민주국민당, 무소속 의원 등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에 새천년민주당은 이들 정당들과 연대해 자당의 이만섭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시켰다. 한나라당의 서청원 의원은 소속 정당이 1당임에도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17석의 자민련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한 결과였다. 

판세는 안갯속을 헤맨다. 총선 이후에도 정리해야 할 문제들이 거대양당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통합당은 자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친문 정통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시민당이 문재인정부의 두 날개라고 공언했다. 손혜원·김의겸·최강욱 등 친문 인사들이 속한 열린민주당을 배제한 발언이다. 또 이 대표는 탈당자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힌 상태다.

통합당 역시 자당을 떠난 무소속 후보를 다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선대위 회의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무소속 후보는) 영구 입당을 불허하고, 무소속 후보를 돕는 당원도 해당행위로 중징계를 내리겠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소정당
몸값 올라

실제 총선이 끝난 후에도 이들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을까. 만약 두 정당의 의석 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오히려 열린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몸값은 ‘금값’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정치권 안팎서 나온다.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적인가? 아군인가? 김종인 리스크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또 다시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 9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상봉터미널 팔각정 앞에서 진행된 지원유세서 그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민주당’ 후보자들을 많이 국회에 보내주면 현재 문재인정부의 모든 실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선대위원장이 민주당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이 위원장의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던 중 ‘민’을 썼다가 지우고 ‘미래통합당’으로 고쳐 썼다. 민주당을 쓰다가 급히 고쳐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 인천을 방문했을 때엔 “우리 ‘통합민’, 통합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야만…”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은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을 연상시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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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