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특집> ⑤아듀! 20대 국회 사건사고 총정리

다산다난 여의도 뒤죽박죽 의원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0대 국회가 곧 막을 내린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여의도발 미투, 패스트트랙 정국, 조국 사태 등 바람 잘 날 없었던 20대 국회. <일요시사>는 지난 4년 정치권의 사건·사고들을 짚어봤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박근혜정부의 집권 4년차였던 지난 2016년,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출범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한 반면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122석을 확보하면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여론조사 예측에 따라 새누리당이 과반석을 얻어 가뿐히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지만, 여당 참패, 야당 압승이라는 예상외의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지난 4년
돌아보니…

당시 새누리당은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당 지도부의 내홍이 극에 달하면서 이른바 ‘옥새파동’ 사건을 겪었다. 계파 갈등, 막말 논란, 살생부 등 보수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도 대단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전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제3지대 세력을 구축했다. 안 대표는 거대양당 정치에 이골이 난 민심을 잘 파고들어, 신생 정당이 원내 38석을 얻는 기염을 토했다.

새누리당의 패배는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으로 이어졌고 탄핵이라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총선이 6개월 지난 2016년 10월,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민간인 최순실씨가 국가 중대사를 배후서 쥐락펴락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들이 연이어 터진 것이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다.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규탄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매주 열리면서, 2016년 12월 국회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됐다. 이로부터 3개월 후에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정치권 내 보수 세력은 갈기갈기 분열됐다. 탄핵소추안 찬반 의견으로 내재됐던 당내 계파 갈등이 더 극심해지면서다. 지난 2017년 1월 새누리당 내에서 비주류로 꼽혀왔던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들은 탈당 후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을 창당하기에 이른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크게 반발한 세력이 창당한 우리공화당은 현재까지도 탄핵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척을 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선거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중요하다.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당은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에 대한 상당폭의 물갈이를 단행했다. 당내 실세로 꼽혀왔던 친박계 인물들이 공천 과정서 대거 컷오프되면서 현재 친박 세력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여의도발 미투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 뒤에 정치권을 포함해 사회 전 분야에선 거센 미투 바람이 불었다. 첫 주자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였다. 안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문 대통령에 이어 경선 2위를 차지했던 유력 정치인이었다.

헌정 사상 초유 대통령 탄핵 ‘보수 분열’
안희정, 정봉주, 민병두…여의도발 미투

하지만 안 전 지사의 비서였던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2017년 6월부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과 6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크게 논란이 일었다. 미투 파문이 터진 후 안 전 지사는 도지사직서 사퇴했다. 이후 대법원은 안 전 지사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그는 정치권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역시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중 미투 의혹에 휘말리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기자 지망생 A씨를 강제 키스하려 했다는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피해자를 호텔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했지만 사건 당일 호텔서 사용한 카드 내역이 확인되자 고소를 취하했다.
 

▲ ‘미투 운동’의 중심에 섰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후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명예훼손 및 무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정 전 의원을 기소했다.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지난해 10월 민주당에 복당했지만 공천서 컷오프 된 후, 친여권 비례 정당을 표방하는 열린시민당을 창당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 역시 지난 2018년 미투 의혹에 연루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민 의원이 2008년 총선 낙선 이후 알게 된 여성 사업가 A씨를 노래방서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민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도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 두 달 뒤, 민 의원은 민심을 핑계로 사퇴를 철회했다. 현재 민 의원은 당에서 컷오프 된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동대문을에 출사표를 냈다가 지난 9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성평등을 강조해온 민주당의 정치인들에 대한 계속되는 미투 논란으로 인해 야권에서는 ‘위선 정당’ ‘더듬어 민주당’이라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20대 국회는 저조한 법안 통과율로 인해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안을 통과시키려는 여당과 이를 막으려는 야당이 정면으로 대치하면서 1년 내내 국회의 정쟁은 끊이질 않았다.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국회 내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는 ‘빠루’가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 개의를 저지하기 위해 ‘인간 바리게이트’를 만들어 바닥에 누워있는가 하면, 법안을 반대하는 한국당이 민주당의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국회 의안과 사무실을 몸으로 막으면서 9시간 동안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하기도 했다.

또 한국당 의원 10명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교체된 채이배 의원이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사무실의 소파 등으로 막아 채 의원을 감금하면서 6시간여 동안 대치 상황을 이어갔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지며 ‘동물 국회’라는 오명까지 썼으나 사실상 이는 발단에 불과했다. 11월에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들의 본회의 상정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택했다. 하지만 포항 지진 피해자를 위한 법안을 포함해 여러 민생 법안들까지 필리버스터로 다 묶여버리면서 한국당은 정쟁을 위해 민생을 볼모 잡았다는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아이들 안전과 관련된 법안까지 막혀버리게 되자, 국민들의 거센 분노와 동정 여론이 일어났다. 당시 국회에선 입법 미비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부모들이 모여 법안 촉구를 직접 요구하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스쿨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김민식군의 이름을 딴 ‘민식이법’은 문 대통령이 직접 조속히 국회 통과를 촉구하면서 가장 큰 화두가 됐다. 당시 나경원 의원은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민식이법을 통과시켜주겠다”고 말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뭉치자,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극우 세력인 태극기 부대의 힘을 빌리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태극기 부대는 통합당이 주최한 행사 참여를 핑계로 별다른 제지 없이 국회에 진입했다.

국회는 순식간에 이들에 의해 점령됐고,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아비규환이 연출됐다. 집회 참가자 일부가 민주당 설훈 의원의 목덜미를 잡아채 설 의원의 안경이 떨어졌고, 일부는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이던 정의당 관계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 이후 황 대표는 태극기 부대에게 “우리가 승리했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갖은 논란을 끝으로 지난 1월에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포함한 개혁 법안이 겨우 국회 문턱을 넘겼다. 이로써 문재인정부의 개혁 법안은 마무리가 됐고, 지난해 4월 시작된 패스트트랙 정국이 막을 내렸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이 남긴 상흔은 아직 아물지 않았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27명은 국회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져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 법안 제출 과정서 한국당 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10명에 대한 공판 심리 역시 진행 중이다. 이들에 대한 공판절차는 총선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막말 정치


20대 국회서 가장 큰 이슈가 된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검찰 개혁이 시대적인 과제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법무부장관에 내정했다. 이후 언론서 조 전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논란, 위장전입 의혹, 웅동학원 위장 소송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와 관련한 논란이 국내의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는 이른바 ‘조국 블랙홀’에 빠지게 된다.

화약고가 된 건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었다. 자녀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등 자녀의 각종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고, 시민단체와 야당은 조 전 장관 및 일가족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공정과 평등을 앞장서 외쳤던 진보 성향의 학자였던 만큼, 과거의 그의 행보와 위배되는 편법 행위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감과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 ‘미투 논란’에 휩싸였던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후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광화문과 서초동을 무대로 한 진영 간 세 대결로 비화되면서 국론이 크게 분열됐다. 서초동에선 진보 진영의 검찰 개혁 촛불집회가 열렸고, 광화문에선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 진영의 집회가 개최됐다.

당시 정치권은 국민들의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분열의 정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사라진 채 국민을 거리로 내몰며 위험한 ‘광장 정치’를 오히려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조 전 장관은 취임 직후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그는 취임 35일 만에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2개에 달한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위조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 받아 이를 자녀 입시 등에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도 부정하게 타낸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아들 대학 시험을 온라인으로 대신 봐준 걸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딸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이 아내 정경심 교수와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막말 정치’로 논란이 된 정치인들이 많았다. 통합당 민경욱 의원은 한국당 대변인 시절 국회서 수차례 막말로 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포털사이트에 ‘민경욱 막말’이 그의 연관 검색어로 항상 뜰 정도였다. 그는 북유럽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을 두고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패스트트랙 정국, 빠루 등장한 동물국회
광화문 VS 서초동 조국 사태로 국론 분열

경기 부천시병에 출마하는 통합당 차명진 후보 역시 ‘세월호 막말’로 유명하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며 “자식 시체 팔아 내 생계 챙긴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차 후보의 막말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OBS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느냐”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했다.

통합당 윤리위는 차 후보의 발언으로 파문이 다시 일자, 차 후보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공직 후보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로 가득 찬 광화문대로

통합당 나경원 의원 역시 막말 정치인으로 빼놓을 수 없다.

나 의원은 대구 장외집회서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KBS 대담을 언급하면서 “대담을 진행했던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하는 것 알고 있느냐”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문빠와 달창 두 단어 모두 성적으로 저급한 뜻을 내포하는 단어로, 극우 커뮤니티서 탄생한 신조어다.

비속어 사용 논란이 거세지자 나 의원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쓴 바 있다”고 사과했다. 그는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해 국회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통합당 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도 유명하다. 김 의원은 5·18 공청회서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란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후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에게 사과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컷오프된 후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입당했다.

20대 국회의 마지막은 비례위성정당 꼼수로 장식하게 됐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에 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이후, 공직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던 통합당이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를 위한 미래한국당이라는 별도의 위성정당을 들고 나오면서다. 민주당서도 이를 꼼수라고 맹비난했지만 똑같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혹시나?
역시나∼

21대 선거서 정책 공약은 고사하고 정당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됐다. 거대양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무너뜨리고, 제도적 맹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꼼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비례위성정당 난립으로 국민들의 혼란과 정치 혐오는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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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