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특집> ②잠룡들의 ‘최고·최악’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4.10 11:57:07
  • 호수 12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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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자락은 누구 품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승천이냐, 추락이냐. 4·15총선은 잠룡들에게 운명의 날이다. 대권행 티켓을 확보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이날 결정된다. 총선 이후 예정된 정치 이벤트가 바로 20대 대선이다. <일요시사>는 잠룡들의 최고·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 (사진 왼쪽부터)21대 총선에 출마하는 이낙연(더불어민주당)·황교안(미래통합당)·홍준표(무소속)·오세훈(미래통합당) 후보 ⓒ문병희 기자

21대 총선은 20대 대선의 전초전이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차에 열리는 선거다. 분위기는 자연스레 2022년 3월9일로 예정된 20대 대선으로 옮겨간다. 선수로서, 또는 감독으로서, 21대 총선을 뛰는 잠룡들의 정치적 명운은 이번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낙연
주류 친문

21대 총선서 최대 관심 지역을 꼽으라면 서울 종로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권에 가장 근접한 두 잠룡이 맞붙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그 한 축을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은 대권에 가장 근접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서 오랜 기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현 시점서 민주당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이 위원장 입장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본인의 승리뿐 아니라 민주당의 승리도 견인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와 이 위원장이 ‘투톱’으로 선거를 이끌고 있다.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위해 전국을 누비는 중이다. 또 민주당 후보 20여명 이상의 후원회장이기도 하다.


대권을 위해서는 든든한 우군이 필수적이다. 바로 계파다. 정치권은 이 위원장의 대권에 걸림돌로 당내 부족한 기반을 꼽는다. 민주당 내 ‘이낙연계’의 세가 약하다는 뜻이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이후 이 위원장은 줄곧 중앙당서 떨어져 있었다. 20대 국회서 이낙연계로 통하는 국회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위원장은 대권을 위해 계파를 확장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후원회장직은 이 위원장 입장서 반길 만한 일이다. 만약 이 위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들이 대거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위원장은 든든한 우군을 다수 확보하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수많은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자청한 이유가, 차기 대선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병희 기자

즉, 대권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위원장은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어 당내 주류 계파인 친문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위원장이 자신의 승리는 물론 민주당의 승리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선거서 졌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 역시 계파의 문제다.

원외 잠룡의 한계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례를 통해 증명됐다. 대선주자 선호도는 빠르게 식어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의 총선 승리까지 좌절된다면, 친문은 이 위원장의 리더십에 문제 제기를 할 공산이 크다. 전쟁의 패배는 곧바로 패장에 대한 숙청으로 이어진다. 아직 주류 친문은 아니면서 선대위원장직을 맡았던 이 위원장이 친문의 타깃으로 부상할 위험성이 있다. 이 위원장 입장서 원내 진입과 민주당의 승리는 대권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선결과제다.

황교안
홀로서기

종로서 뛰는 또 다른 잠룡은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황교안 대표다. 이 위원장이 민주당을 대표하는 잠룡이라면, 황 대표는 통합당을 대표하는 잠룡이다. 그는 복수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서 야권 1위를 달리고 있다. 


황 대표의 최고·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위원장과 결을 같이 한다. 먼저 최고의 시나리오는 황 대표 본인의 당선과, 통합당이 제1당의 자리를 가져오는 일이다. 이는 ‘황교안계’의 부흥을 의미한다. 

다른 점이라면 황 대표 입장서 이번 총선은 ‘홀로서기’라는 것. 친문의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이 위원장과는 상황이 다르다. 박근혜정부서 법무부장관, 국무총리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은 황 대표에게는 줄곧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당 대표로 선출되고 1년3개월여 동안 황 대표는 원외 인사로서의 한계를 보여왔다. 패스트트랙과 조국 사태가 대표적이다. 황 대표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당내 불만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
 

▲ 선거 유세 펼치는 황교안 후보 ⓒ문병희 기자

정치권 일각에선 원외 인사로서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장외투쟁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황 대표에게 원내 진입이 절실한 이유다. 현행 당헌상 대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선거일 1년6개월 전부터 당 대표에 오르지 못한다. 황 대표가 대권에 도전한다면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만약 황 대표가 종로대첩서 패배한다면, 대선이 있는 2022년까지 어쩔 수 없이 원외 인사가 된다. 황 대표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안철수
비례1당

“비례대표 선거서 국민의당을 1당으로 만들어주면, 그리고 정당 지지율 20% 정도를 주면 어느 당도 50% 과반이 넘지 못해 국민의 눈치를 보게 된다. (중략)정치가 아무리 망가져도 위장 정당, 꼼수 정당까지 용인해서야 되겠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8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복귀해 바른미래당을 탈당,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이번 총선의 특징적인 흐름 중 하나는 비례정당의 난립이다. 민주당·통합당 등 거대양당도 비례정당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안 대표는 이 같은 거대양당의 행태를 ‘꼼수’로 규정, 유권자들에게 꼼수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서 비례대표 선거에만 후보를 냈다.

이번 선거서 정당 득표율 20%를 획득하면 최소 10석의 의석 수를 확보할 수 있다. 비록 교섭단체 조건(20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과는 있다. 총 의석 수는 300석 중 국민의당이 10석을 가져가면 남는 의석 수는 290석이다. 민주당·통합당이 나머지 의석의 절반씩을 가져간다고 예상하면, 두 정당 모두 과반을 넘지 못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거대양당을 견제한다는 안 대표의 계획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 21대 국회에 들어서는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여지가 생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안 대표의 계획이 틀어지는 일이다. 이는 또 한 번의 선거 패배를 의미한다.


최근 안 대표는 선거서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질의해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이후 지난 2018년 열린 지방선거서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또 낙선했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의 복귀를 선언,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홍준표
영남 사수

무소속 홍준표 대구 수성을 후보는 자신의 고집에 이유가 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 앞서 홍 후보는 고향인 창녕이 속한 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에 출마하려 했다. 그러나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그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이에 홍 후보는 경남 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공관위는 홍 후보를 양산을 공천서 배제했다. 결국 홍 후보는 통합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수성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후보는 당선 후 통합당으로의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홍 후보는 “대구 총선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하겠다. 탈당이라 해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 후보 앞에 놓인 최고의 시나리오는 총선서 승리, 통합당으로의 ‘금의환향’이다. 금의환향 후에는 황 대표와 대권을 둔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이낙연 vs 황교안 한 명은 ‘삐끗’
안철수, 감독으로 성공하나?


최악의 시나리오는 ‘책임론’에 휩싸이게 될 경우다. 수성을에는 홍 후보와 통합당 이인선 후보, 민주당 이상식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3자 경합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통합당 출신인 홍 후보와 통합당의 이 후보 사이서 보수 표심의 분열이 일어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 같은 일이 현실화될 경우 홍 후보는 책임론의 중심에 서게 된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홍 후보 등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영구 복당 불허 조치를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오세훈
험지 생환

통합당 오세훈 서울 광진을 후보는 험지서의 생환이 1차적 목표다. 광진을 현역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다. 통합당 입장에선 광진을이 험지 중의 험지다. 실제로 통합당이 광진을에 깃발은 꽂은 사례는 전무하다. 항상 진보 정당이 차지해왔다. 추 장관은 광진을서만 5선(15·16·18·19·20대 국회)에 성공한 바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만약 오 후보가 광진을 총선서 승리한다면, 황 대표, 홍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트로이카로 발돋움할 수 있다. 제20대 대선서 대권을 노려봄직한 위치다.
 

민주당은 오 후보 상대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선택했다. 정치 신인과 전 서울시장의 대결이다. 정치적 중량감으로만 따지면, 오 후보가 고민정 후보보다 위다. 그러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중량감서 앞서는 오 후보가 만약 총선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한 번의 패배 이상의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당장 잠룡으로서의 경쟁력을 의심받을 수 있다. 이는 다가올 대선 레이스서 좋은 먹잇감이다. 오 후보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유승민
소신 증명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과 거리를 두던 유 의원은 지난달 29일, 침묵을 깼다. 불출마 선언 후 49일 만이었다. 그는 선수가 아닌, 통합당 후보 지원자로서 총선판에 뛰어들었다. 

통합당은 반색했다. 유 의원은 통합당 내 중도개혁을 상징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의 등장은 통합당 입장서 천군만마다. 특히 중도층 표심 공략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권 총선서 유 의원의 가치는 빛난다. 통합당은 수도권 총선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유 의원 입장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수도권 총선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일이다. 이는 수도권에 출마한 유승민계의 생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서울 중·성동을의 지상욱, 송파갑의 김웅, 동대문을의 이혜훈 후보 등이 있다. 유 의원은 앞서 계파에 상관없이 통합당 소속 수도권 후보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은 소신의 대명사다. 친박(친 박근혜)계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프레임에 휩싸였을 때도 유 의원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 총선서도 유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침묵을 깼을 당시 유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긴급 재난소득 지급에 대해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했다. 
 

▲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유 의원의 소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전 국민 5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을 제안하자, 유 의원은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는 없다”며 황 대표의 제안을 비판했다. 

문제는 유 의원의 이 같은 소신이 내부갈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이 합당하는 과정서 봉합하지 못한 두 사람(황교안·유승민)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원금에 대한 주도권 대결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 의원의 소신 발언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총선 이후 책임론이 불거진다면, 통합당 내 소수인 새보수계가 숙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심상정
교섭단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번 총선서의 목표를 올렸다. 지난 9일 국회서 열린 선대위 회의서 심 대표는 유권자들에게 정당 지지율 30%를 호소했다. 앞서 심 대표는 지난달 30일 총선 기자간담회서 20%를 총선 목표로 잡은 바 있다.

심 대표의 목표대로 정의당이 득표율 30%를 달성한다면, 정의당은 의석 20석 이상을 확보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 교섭단체는 정의당의 오랜 숙원이다. 교섭단체가 되면 정의당은 민주당·통합당 등과 대등한 위치서 협상을 펼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심 대표가 경기 고양갑 총선서 승리한다면, 정의당 최초의 4선 국회의원이 탄생한다. 지난 19대 대선서 득표율 6.17%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냈던 심 대표이기에, 대권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 대표는 고 노회찬 의원의 죽음 이후 외로움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힘을 합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 교섭단체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선 순간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반년 만에 뒤집혔다. 거대양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의당이 현 의석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군소정당의 난립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김부겸
지역 타파

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갑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장이다. 지난 20대 총선서 세 번의 도전 끝에 대구 지역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다. 김 후보는 단숨에 민주당이 자랑하는 잠룡으로 거듭났다.

김 후보는 이번에도 대구 수성갑을 선택했다. 수성전이다. 상대는 수성을서 이사 온 통합당 주호영 후보다. 김 후보 입장서도 만만찮은 상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후보가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킨다면, 같은 당 이낙연 선대위원장을 위협할 수 있는 잠룡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반대의 상황이 김 후보 입장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열리지 않는다면, 곧바로 대선으로 직행해야 될지도 모른다. 김 후보는 지난 2일 총선서 승리한 후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이 직접 대권 도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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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