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논란의 후보들 백태

강간에 살인까지…전과 18범도 나왔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청렴’은 정치인의 선결 조건 중 하나다. 하지만 21대 총선에도 어김없이 살인, 아동·청소년 성범죄, 음주운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들이 선거판에 당당히 나서고 있다. 막말을 일삼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인물들도 보란 듯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 오는 15일, 자격미달 후보들과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필요하다. <일요시사>가 총선에 출마하는, 이 논란의 후보들을 전수 조사했다.
 

▲ (사진 왼쪽부터)최혜영(더불어민주당), 조수진·정경희(미래한국당) 후보

21대 총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서 1423명(지역구 1116명·비례대표 307명)의 후보가 선거에 나선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53명,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237명의 후보를 냈다. 눈에 띄는 건 18대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씨가 대표로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하 배당금당)이다. 배당금당은 지역구 235명·비례대표 22명으로 총 257명이 등록하면서 정당 중 가장 많은 출마 후보를 배출했다.

듣보잡
군소정당

이번 선거서 지역구 후보의 경쟁률은 4.4대 1, 비례대표 후보는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례대표 후보의 경쟁률은 20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2배에 가까운 기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서 최초로 도입되면서 위성비례정당 꼼수 및 군소정당의 난립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어떤 총선 시즌보다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 막말 및 과거 논란이 크게 일었다.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후보자 가운데 벌금 100만원 이상의 전과가 있는 후보는 총 509명으로 전체 후보의 35.7%에 달한다. 10명 중 3∼4명꼴인 셈이다.


중앙선관위에 접수된 후보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정당 순으로는 민주당이 100명, 배당금당이 100명, 통합당이 52명이었다. <일요시사>취재 결과 살인 및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와 같은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를 저지른 후보가 포진돼있는 당은 배당금당 등 다소 생소한 군소 정당 출신들이 많았다.

일각에선 후보자의 적격성 검증을 정당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공직선거법 개정이 자체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중 가장 많은 일탈행위를 한 후보는 18건의 전과를 신고한 한국경제당 최종호 비례대표 후보다. 최 후보는 사기, 음주운전은 물론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여러 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01년에 사기죄로 200만원을 선고받고, 같은 해 사기죄로 또다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과 2008년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15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개나 소나 출사표 “무슨 자격으로?”
살인범, 아동 성폭행범도 공천 논란

그는 현재 <시사포커스>의 주필이자 평론가로, 당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됐다.

다음으로 최다 전과자는 민중당 김동우 후보(안산 단원갑)로 10건의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김 후보는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경기본부 사무국장 출신으로, 노동운동 과정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주로 위반해 징역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노동운동을 했다가 집시법 위반을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갈린다. 대한민국 민주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를 했다는 이유로, 전과보다는 훈장에 가깝게 보는 시선도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전과 4범으로 최다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송 의원은 1988년 집시법 위반,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2003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고, 같은 해 사기죄로 벌금 500만원을 납부했다.


살인죄나 살인미수 혐의와 같은 흉악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자도 있다. 배당금당 김성기 후보(부산 서·동구)는 살인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배당금당의 비례대표 7번에 배정된 박경린 후보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악질적인 범죄로 꼽히는 성범죄 전과가 있는 후보자도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들도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금당의 조만진 후보(전남 나주시화순군)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 강간)으로 지난 2007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게다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 흉기 등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차량) 등의 전과가 있었다. 조 후보는 1962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벌금은 기본
악질 범죄도

또 같은 당의 안종규 후보(경남 김해시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으로 지난 2015년에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당 신방호 후보(서초구갑)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으로 지난 2013년에 벌금 100만원, 강덕수 후보(송파구병)는 폭행과 준강제추행으로 지난 2009년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제주시을)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 포스터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인물 역시 이번 총선서 다수 나왔다. 음주운전 또는 무면허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후보자는 총 134명으로 전체 후보의 무려 9.4%에 달한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22명, 통합당에서는 2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거대 양당 모두 음주운전 전과를 후보자 평가 기준으로 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에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번 이상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건 상습범죄다. 민주당에서는 이상호(부산 사하을), 김현정(경기 평택을), 이용선(서울 양천을),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김철민(경기 안상상록을) 후보가, 통합당에서는 한상학(서울 성북갑), 김철근(서울 강서병) 후보가 음주운전 전과를 두 번 신고했다.

지난 2018년 ‘윤창호법’이 국회서 통과된 이후에도 음주운전을 한 후보들은 특히 국민적 지탄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이용주 후보(전남 여수시갑)는 지난 2018년 12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무소속 노남수 후보(광주 북구을)는 지난해 3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물었다. 또 민생당 노승일 후보(광주 광산구을) 역시 지난해 9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내야 했다.

비례대표 후보들 역시 음주운전 전과기록으로 크게 논란이 됐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6번에 배치됐던 신장식 변호사는 음주운전 1회, 무면허 3회 전력으로 비난이 일자, 후보직서 스스로 물러났다.

비례대표
검증 부실

반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6번으로 이름을 올린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본인의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심각한 결격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열린민주당 후보 면접서 2008년에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받은 사실을 밝혔다. 이 외에도 더불어시민당 최혜영 후보의 무면허 운전, 미래한국당 허은아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 역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후보들의 출마 역시 화제가 됐다. 통합당 민경욱(인천 연수구을) 의원은 20대 국회서 수차례 막말로 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포털사이트에 ‘민경욱 막말’이 그의 연관 검색어로 항상 뜰 정도였다. 그는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대변인을 맡으며 북유럽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을 두고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민 의원은 공천 번복으로 겨우 기사회생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 정진석·나경원 후보

경기 부천시병에 출마하는 통합당 차명진 후보 역시 ‘세월호 막말’로 유명하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며 “자식 시체 팔아 내 생계 챙긴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당시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이라며 차 후보의 의견에 동조해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이후 차 후보와 정 의원은 모두 당 윤리위에 회부됐고, 차 후보는 당시 당원권 3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정 의원은 21대 총선서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 단수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됐다.

윤창호법 통과 후에도 음주운전
막말 파문 의원들도 다시 심판대

이뿐만이 아니다.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통합당 정태옥 의원은 대구북구갑에 출사표를 냈다. 이외에도 ‘달창’ ‘문빠’ 발언을 했던 통합당 나경원 의원은 동작을서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판사 대첩’을 벌일 예정이다.

미래한국당서 비례대표 7번에 배정된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제주 4·3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표현해 그의 그릇된 역사 인식 역시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사편찬위원을 지냈다. 당시 정 교수는 <한국사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서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이 주도한 좌익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었다. 도민들이 궐기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라고 적시했다.

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5번을 배정받은 조수진 전 논설위원은 방송서 ‘대깨문’ ‘대깨조’라고 표현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선거운동을 하는 도중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들도 있다. 민주당 송재호 후보(제주시갑)는 한 TV토론회서 “평화와 인권이 밥 먹어주냐”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통합당 정승연 후보(인천 연수갑)는 ‘인천 촌구석’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과를 했다.

21대 총선은 문정부의 중간 평가적 성격이 강해 여야의 치열한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꼼수, 군소 정당 난립 등으로 어느 때보다 혼탁한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15일은 국민으로서 주권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로, 막말과 혐오 정서를 조장하는 정치판의 악순환을 심판할 수 있는 날이다.

거르지 못한
관대한 기준

<부산일보> 총선 자문단 가운데 이남국 부경대 교수는 “후보자 청렴성을 우선 살펴야 한다”며 “뇌물이나 횡령, 정치자금 사건 등에 관여됐다면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정치를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들, 혐오를 키우는 사람들, 막말을 하는 인물을 제외 1순위로 꼽으며 “막말을 동원해서 자신의 지지를 끌어오려는 것이 가장 나쁜 정치”라고 말했다. 자문단은 “공천 과정서 거르지 못한 막말 정치인을 유권자들이 꼭 걸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총선 출마자 정보 어디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선택도우미’ 사이트를 지난 2일 개설해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에 나섰다.

유권자들은 경실련이 만든 후보선택도우미를 통해 기존 국회활동을 했던 초선 이상의 의원들의 입법 성향과 자산 현황, 전과, 비리, 막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경실련 황도수 주권실현운동본부장은 후보선택도우미를 만든 취지에 대해 “국민이 갑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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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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