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논란의 후보들 백태

강간에 살인까지…전과 18범도 나왔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청렴’은 정치인의 선결 조건 중 하나다. 하지만 21대 총선에도 어김없이 살인, 아동·청소년 성범죄, 음주운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물들이 선거판에 당당히 나서고 있다. 막말을 일삼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인물들도 보란 듯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다. 오는 15일, 자격미달 후보들과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필요하다. <일요시사>가 총선에 출마하는, 이 논란의 후보들을 전수 조사했다.
 

▲ (사진 왼쪽부터)최혜영(더불어민주당), 조수진·정경희(미래한국당) 후보

21대 총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총선서 1423명(지역구 1116명·비례대표 307명)의 후보가 선거에 나선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53명,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237명의 후보를 냈다. 눈에 띄는 건 18대 대선 후보였던 허경영씨가 대표로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이하 배당금당)이다. 배당금당은 지역구 235명·비례대표 22명으로 총 257명이 등록하면서 정당 중 가장 많은 출마 후보를 배출했다.

듣보잡
군소정당

이번 선거서 지역구 후보의 경쟁률은 4.4대 1, 비례대표 후보는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례대표 후보의 경쟁률은 20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2배에 가까운 기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서 최초로 도입되면서 위성비례정당 꼼수 및 군소정당의 난립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어떤 총선 시즌보다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 막말 및 과거 논란이 크게 일었다.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후보자 가운데 벌금 100만원 이상의 전과가 있는 후보는 총 509명으로 전체 후보의 35.7%에 달한다. 10명 중 3∼4명꼴인 셈이다.


중앙선관위에 접수된 후보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정당 순으로는 민주당이 100명, 배당금당이 100명, 통합당이 52명이었다. <일요시사>취재 결과 살인 및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와 같은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를 저지른 후보가 포진돼있는 당은 배당금당 등 다소 생소한 군소 정당 출신들이 많았다.

일각에선 후보자의 적격성 검증을 정당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공직선거법 개정이 자체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중 가장 많은 일탈행위를 한 후보는 18건의 전과를 신고한 한국경제당 최종호 비례대표 후보다. 최 후보는 사기, 음주운전은 물론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여러 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01년에 사기죄로 200만원을 선고받고, 같은 해 사기죄로 또다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과 2008년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15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개나 소나 출사표 “무슨 자격으로?”
살인범, 아동 성폭행범도 공천 논란

그는 현재 <시사포커스>의 주필이자 평론가로, 당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4번에 배정됐다.

다음으로 최다 전과자는 민중당 김동우 후보(안산 단원갑)로 10건의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김 후보는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경기본부 사무국장 출신으로, 노동운동 과정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주로 위반해 징역 및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노동운동을 했다가 집시법 위반을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갈린다. 대한민국 민주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를 했다는 이유로, 전과보다는 훈장에 가깝게 보는 시선도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전과 4범으로 최다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송 의원은 1988년 집시법 위반,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2003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고, 같은 해 사기죄로 벌금 500만원을 납부했다.


살인죄나 살인미수 혐의와 같은 흉악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자도 있다. 배당금당 김성기 후보(부산 서·동구)는 살인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또 배당금당의 비례대표 7번에 배정된 박경린 후보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악질적인 범죄로 꼽히는 성범죄 전과가 있는 후보자도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들도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금당의 조만진 후보(전남 나주시화순군)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 강간)으로 지난 2007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게다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 흉기 등 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차량) 등의 전과가 있었다. 조 후보는 1962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벌금은 기본
악질 범죄도

또 같은 당의 안종규 후보(경남 김해시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으로 지난 2015년에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당 신방호 후보(서초구갑)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으로 지난 2013년에 벌금 100만원, 강덕수 후보(송파구병)는 폭행과 준강제추행으로 지난 2009년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제주시을)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 포스터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인물 역시 이번 총선서 다수 나왔다. 음주운전 또는 무면허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후보자는 총 134명으로 전체 후보의 무려 9.4%에 달한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22명, 통합당에서는 2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거대 양당 모두 음주운전 전과를 후보자 평가 기준으로 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에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번 이상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건 상습범죄다. 민주당에서는 이상호(부산 사하을), 김현정(경기 평택을), 이용선(서울 양천을),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김철민(경기 안상상록을) 후보가, 통합당에서는 한상학(서울 성북갑), 김철근(서울 강서병) 후보가 음주운전 전과를 두 번 신고했다.

지난 2018년 ‘윤창호법’이 국회서 통과된 이후에도 음주운전을 한 후보들은 특히 국민적 지탄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이용주 후보(전남 여수시갑)는 지난 2018년 12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300만원을, 무소속 노남수 후보(광주 북구을)는 지난해 3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물었다. 또 민생당 노승일 후보(광주 광산구을) 역시 지난해 9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내야 했다.

비례대표 후보들 역시 음주운전 전과기록으로 크게 논란이 됐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6번에 배치됐던 신장식 변호사는 음주운전 1회, 무면허 3회 전력으로 비난이 일자, 후보직서 스스로 물러났다.

비례대표
검증 부실

반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6번으로 이름을 올린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본인의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심각한 결격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열린민주당 후보 면접서 2008년에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받은 사실을 밝혔다. 이 외에도 더불어시민당 최혜영 후보의 무면허 운전, 미래한국당 허은아 후보의 음주운전 전력 역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후보들의 출마 역시 화제가 됐다. 통합당 민경욱(인천 연수구을) 의원은 20대 국회서 수차례 막말로 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포털사이트에 ‘민경욱 막말’이 그의 연관 검색어로 항상 뜰 정도였다. 그는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대변인을 맡으며 북유럽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을 두고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민 의원은 공천 번복으로 겨우 기사회생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 정진석·나경원 후보

경기 부천시병에 출마하는 통합당 차명진 후보 역시 ‘세월호 막말’로 유명하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 “세월호 유가족들. 가족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먹는다”며 “자식 시체 팔아 내 생계 챙긴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당시 “세월호 좀 그만 우려먹으라, 이제 징글징글(하다)”이라며 차 후보의 의견에 동조해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 이후 차 후보와 정 의원은 모두 당 윤리위에 회부됐고, 차 후보는 당시 당원권 3개월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정 의원은 21대 총선서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 단수 공천을 받아 출마하게 됐다.

윤창호법 통과 후에도 음주운전
막말 파문 의원들도 다시 심판대

이뿐만이 아니다.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통합당 정태옥 의원은 대구북구갑에 출사표를 냈다. 이외에도 ‘달창’ ‘문빠’ 발언을 했던 통합당 나경원 의원은 동작을서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판사 대첩’을 벌일 예정이다.

미래한국당서 비례대표 7번에 배정된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제주 4·3사건을 ‘좌익 폭동’이라고 표현해 그의 그릇된 역사 인식 역시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사편찬위원을 지냈다. 당시 정 교수는 <한국사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서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이 주도한 좌익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었다. 도민들이 궐기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라고 적시했다.

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5번을 배정받은 조수진 전 논설위원은 방송서 ‘대깨문’ ‘대깨조’라고 표현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선거운동을 하는 도중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들도 있다. 민주당 송재호 후보(제주시갑)는 한 TV토론회서 “평화와 인권이 밥 먹어주냐”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통합당 정승연 후보(인천 연수갑)는 ‘인천 촌구석’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과를 했다.

21대 총선은 문정부의 중간 평가적 성격이 강해 여야의 치열한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꼼수, 군소 정당 난립 등으로 어느 때보다 혼탁한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15일은 국민으로서 주권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로, 막말과 혐오 정서를 조장하는 정치판의 악순환을 심판할 수 있는 날이다.

거르지 못한
관대한 기준

<부산일보> 총선 자문단 가운데 이남국 부경대 교수는 “후보자 청렴성을 우선 살펴야 한다”며 “뇌물이나 횡령, 정치자금 사건 등에 관여됐다면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정치를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들, 혐오를 키우는 사람들, 막말을 하는 인물을 제외 1순위로 꼽으며 “막말을 동원해서 자신의 지지를 끌어오려는 것이 가장 나쁜 정치”라고 말했다. 자문단은 “공천 과정서 거르지 못한 막말 정치인을 유권자들이 꼭 걸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총선 출마자 정보 어디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선택도우미’ 사이트를 지난 2일 개설해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에 나섰다.

유권자들은 경실련이 만든 후보선택도우미를 통해 기존 국회활동을 했던 초선 이상의 의원들의 입법 성향과 자산 현황, 전과, 비리, 막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경실련 황도수 주권실현운동본부장은 후보선택도우미를 만든 취지에 대해 “국민이 갑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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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