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사라져가는 것들’ 라오미

과거와 환상의 콜라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단법인 송은 문화재단이 라오미 작가의 개인전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전을 선보인다. 라오미는 오래된 장소나 사진, 사물 혹은 그 시대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목적을 상실해 사라져 가는 것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 각 227×546cm, 아사에 분채, 2020

 

송은 문화재단은 신진 작가들의 자발적인 전시 개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21월 송은 아트큐브가 개관한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공간과 도록 제작을 지원 중이다. 라오미는 20192020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 작가로 선정됐다.

기억 있지만

라오미는 사라져가는 것들을 수집해 이것들이 현존했던 과거의 시간을 추정하고 상상의 이야기를 더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전에서는 역사적, 문화적 자료에 기반해 특정 장소나 사물 등을 둘러싼 사건과 연관된 이야기를 수집, 이를 바탕으로 상상의 서사를 구현했다.

그는 영화미술, 무대 미술 분야서 활동하며 시나리오 속 장소를 실제에 가깝게 연출하기 위해 인물과 공간을 분석하고 이와 연관된 이미지들을 수집한 경험이 있다. 당시의 경험은 근대 사진, 잡지, 조선화와 극장의 배경그림 등을 수집하고 활용하는 현재의 작업으로 이어졌다.

오래된 장소와 사물에
상상의 이야기를 더해


작업 초기에는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금강산 사진엽서와 조선 최초의 무대미술가 원우전의 그림서 발견한 이미지를 토대로 과거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물인 유람극장, 금강산 관광작품을 통해 금강산 관광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갈망을 소재로 삼고 작가의 환상을 더해 재구성했다.

이후 각각 1957년과 1969년 개관해 당시 성행했지만 현재는 폐관돼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 청계천 바다극장과 인천 미름극장서의 전시 동시상영을 소개했다. 극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인간의 욕망과 이상을 무대 위에서 구현했다.

라오미는 여전히 공동체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만 점차 본래의 의미를 잃고 잊히는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를 재조명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 짓고자 했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해항 도시의 지역적 특성에도 주목했다. 인천항서 중국 단둥항까지 떠났던 긴 여정서 시대성과 역사성을 지닌 특정 장소와 그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 Blue Yokohama, 64.5x130cm,아사에 분채, 2019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 작품은 떠나는 배의 뒷모습을 담았고 배에서 마주했던 실제 사건들과 유람 중에 각 도시서 우연히 발견한 사물, 건물 등에서 찾은 도상을 동일선상에 펼쳐냈다. 여기에 작가 본인이 직접 겪은 풍경을 더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다.

한 골동품 상가서 인쇄 병풍을 수집했고 1930년대 일본 신문과 조선오노다 포대자루 등으로 배접된 병풍의 뒷면에 주목해 일본과 서울, 함경남도, 신의주 등을 거쳐 왔을 병풍 그림의 행로를 추정했다. 또 수집한 병풍 그림을 작가의 시공간인 전시로 끌어들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문화가 공존하는 해항 도시
장소를 기억하는 사람들


단둥서 바라본 신의주 공장과 근대 건축물, 상징적 조형물을 한 화면 안에 중첩한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작품은 역사와 사건, 이야기 등이 혼재돼 실제와 상상이 공존하는 한 편의 현대적 설화로 재탄생됐다.

이 외에도 인천 북성포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과 그곳에서 출발했을 당시의 풍경을 담은 표류를 위한 항해술’, 근대사의 중요한 지점이자 각국의 역사를 지닌 개항 도시 인천과 요코하마의 풍경을 재현한 동시적 환상등도 선보인다.

의미를 잃은

송은 아트큐브 관계자는 이번 개인전은 라오미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역사적 사실, 추측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에 환상을 더해 상상의 정원을 만들어낸 전시라며 관람객들은 작가가 펼친 내러티브를 발견하면서 동시에 간접적인 개입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51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라오미는?]

학력

성균관대학교 동양학과 석사 졸업(2018)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2006)

개인전

간막극갤러리밈(2019)
동시상영바다극장/미림극장(2018)
밤보다 긴 꿈성북구립미술관(2017)
물구경 꽃구경쉼 박물관(2015)

그룹전

다중세계를 향해 작동하는 안테나화이트블럭아트센터(2019)
환대의 장소양지리 마을창고(2019)
안은미래서울시립미술관(2019)
인천에서 요코하마까지 잭앤베티&미림 프로젝트’(2019)
‘Brisas de Corea’ Art Galery Saro Leon(2019)
‘CRE8TIVE REPORT’ OCI
미술관(2019)
외 다수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