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이시언·성훈, ‘찐 얼간이’가 되지 않으려면
<나혼자 산다> 이시언·성훈, ‘찐 얼간이’가 되지 않으려면
  • 함상범 기자
  • 승인 2020.04.03 14:36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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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인기 예능 프로그램 MBC <나 혼자 산다>의 이시언과 성훈이 동시에 실망스러운 영화를 내건다. 이시언은 스릴러 장르물인 <서치 아웃>, 성훈은 로맨틱 코미디 <사랑하고 있습니까>다. 두 배우 모두 예능에선 뛰어난 활약을 매주 금요일 최고의 화제성을 잡고 있지만, 본업의 영역에선 실망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문병희 기자, Kth
▲ 배우 성훈과 이시언 ⓒ문병희 기자, Kth

배우 성훈과 이시언은 MBC <나 혼자 산다>의 간판이다. 매주 스튜디오서 새로운 게스트의 영상을 보면서 입담을 발휘하며, 격한 리액션으로 분위기를 살린다. 중심축을 맡았던 전현무와 한혜진이 갑작스럽게 하차했음에도 불구, 두 사람과 기안84, 박나래의 활약으로 인해 빈자리는 잘 메워진 편이다. 그 덕분에 <나 혼자 산다>는 여전히 MBC 간판 예능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내에서 이시언과 기안84, 헨리, 성훈은 ‘얼간이’로 불린다. 이시언이 얼간이의 대장이라고 해서 ‘얼장’으로 불렸고, 뒤늦게 합류한 성훈은 ‘뉴 얼간이’가 됐다. 됨됨이가 모자르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얼간이로 희화화하는 부분은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처참한 작품성

두 사람이 예능서 캐릭터화한 ‘얼간이’ 이미지는 예능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배우 본연의 부분서 두 사람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다. 선택한 작품이 적당히 못 만든 영화의 수준을 넘어 처참할 정도로 형편없기 때문이다. 두 배우 모두 새로운 작품으로 나서지만, 차갑게 얼어붙은 영화계에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먼저 성훈이 주연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지난 3월 25일 개봉했다.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평단의 혹평이 이어졌다. 

이 영화는 제작사 강철필름과 중국의 한 OTT업체가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한 기획물이었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돼 개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봉을 미룬 영화들로 인해 영화관 내 신작의 공백이 생기자 개봉에 성공했다. 
 

▲ ⓒ강철필름
▲ ⓒ강철필름

굳이 개봉이 꼭 좋은 결과였는지는 의문이다. 너무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판타지 성향이 짙은 설정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영화적인 개연성이 매우 떨어진다.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이 억지스러우며, 설명도 미흡하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부분이나, 가택 침입 등 현실에서는 범죄나 다름없는 행위가 서슴지 않게 발생한다. 

애초 취향이 다른 중국 관객을 목표로 했다고 하더라도, 용납되지 않을 수준의 작품성이다. 

이 과정서 성훈의 연기 역시 어색하다. 성훈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뒤에서 은근히 직원을 챙기는 카페 오너 승재 역을 맡았다. 초반부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인 소정(김소은 분)에게 다그치는 장면을 비롯해 일부 장면에서는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다. 캐릭터의 감정선이 연결되지도 않는다. 성훈뿐 아니라 출연진 대부분이 현실감 없이 어색하고, 과잉된 행동을 보인다. 

실망스러운 작품 행보
출연작 모두 처참한 완성도

초반에 감정을 차곡히 쌓는 데 실패한 영화는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 영화를 향해 평단의 혹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2009년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이시언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내를 죽였다>나, 오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서치 아웃> 역시 작품성을 논하기 어렵다. 두 영화 모두 이시언이 전면에 나서는 스릴러 장르물인데, 영화 내내 서스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릴러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는 과정서 긴박감이 느껴지면서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을 때 높은 평가를 받는데, 이시언이 주연한 영화 모두 이 부분서 실패한다.

술만 마시면 발생하는 블랙아웃으로 인해 아내를 죽인 살인자로 내몰린 정호(이시언 분)가 이를 해결한다는 줄거리의 <아내를 죽였다>와 SNS로 사람을 죽이는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내용의 <서치 아웃> 모두 조소가 나올 법한 장면이 곳곳서 나온다. 영화 내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두 작품 모두 몰입하기 쉽지 않다.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아내를 죽였다>의 경우 경찰을 피해 도망가는 부분이나, 악당의 가방을 갑작스럽게 뺏는 장면 등 상황적인 측면서 어색했는데, 최근 온라인 배급 시사회를 진행한 <서치 아웃>에서는 이시언의 연기 자체가 어색하다. 

경찰을 준비생인 성민 역의 이시언의 얼굴은 <나 혼자 산다>서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대동소이하다.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예능서의 이시언이 그대로 나오는 느낌이다. 애드리브로 보이는 일부 대사들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 

극중 성민이 철이 아직 들지 않은 준비생이라고는 하나, 장난기가 지나치다. 이는 후반부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캐릭터를 가볍게 설정해놓은 탓에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선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 이야기에 깊게 빠지기 어렵다. 

일종의 ‘떡밥’을 던지고 회수해가는 부분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나, 쓸데없는 농담으로 영화가 늘어지는 대목 등 영화의 질적인 문제가 꼭 이시언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연기 자체도 좋은 평가를 주긴 어렵다.

예능과 연기는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작품서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가 캐릭터로 보이지 않고 예능하는 모습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가깝다. 

고(故) 김주혁은 KBS2 <1박2일>에 오랜 기간 출연했지만, 영화 <비밀은 없다>나 <독전>서 엄청난 연기력으로 극복했다. 애초에 SBS <런닝맨>으로 인지도를 높인 이광수 역시 영화 <좋은 친구들> <돌연변이>, tvN <디얼 마이 프렌즈>서 맹활약하며 배우로서도 성장했다. 예능이 ‘변명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양날의 검

앞서 성훈은 2016년 방송된 <아이가 다섯>을 통해 우수 연기자상을 받았으며, 이시언은 2018년 방송된 tvN <플레이어>서 감초 역할은 물론 깊이 있는 연기로 시선을 끈 바 있다. 재능을 증명한 바 있었던 만큼 최근 이들의 선택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선택받는 위치에 있는 배우다 보니 운신의 폭이 좁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 작품에 출연해, 기대 이하의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는 건 배우에게도, <나 혼자 산다>에도 득이 되지 못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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