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황태자의 승계 숙제

아버지 잘 만나…금수저 든 쌍두마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스맥스그룹이 2세경영을 시작한다. 창업주의 두 아들이 키를 잡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상황인 만큼 데뷔전도 만만치 않다. 과연 두 형제는 잘 해낼 수 있을까.
 

▲ 코스맥스

코스맥스그룹은 세계 1위 ODM(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 기업이다. 창업주는 이경수 회장. 그는 지난 1992년 회사를 세워 연구개발(R&D)과 해외진출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에 상장됐고, 성장을 거듭한 끝에 ‘1조 클럽’ 고지를 밟았다.

세계 1위
1조 클럽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2세경영에 진입했다. 창업주 이 회장은 지난 3월20일, 대표이사직을 내려놨고 경영권은 두 아들에게 넘어갔다. 장남은 이병만 코스맥스 부사장, 차남은 이병주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이다. 두 형제는 그룹 핵심사 ‘코스맥스’와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를 각각 이끌게 됐다.

코스맥스그룹은 지난 2014년 3월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분할했다. 신설된 코스맥스는 사업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존속법인으로 지주회사가 됐다.

그룹은 두 회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코스맥스는 14개 법인에, 코스맥스는 12개 법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형제는 앞으로 이 두 곳을 이끌며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직서 물러났지만 등기임원직은 유지했다. 다각도서 2세경영을 조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남 이병만 신임 코스맥스 대표이사는 1978년생으로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코스맥스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 대표는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경력 대부분을 중국서 쌓았다. 이 대표 입사 당시 그룹은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었다.

그룹은 중국 상해시 정부서 외국인 투자승인을 받아냈다. 공장은 2005년 4월 가동됐는데 국내 ODM 업계 중 최초였다.

이 대표는 회사 태스크포스(TF)서 ‘코스맥스차이나’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코스맥스 중국 법인서 물류·구매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중국 대학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경수 회장 대표이사 물러나
두 아들 지주·핵심사 대표로

이 대표는 2014년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이사와 코스맥스차이나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지냈고, 이듬해 코스맥스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차이나 전무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2016년 코스맥스비티아이 전무에 이어 2018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부사장이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통’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1979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코스맥스 입사 시기는 지난 2008년이다. 대리로 입사한 이 대표는 그룹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코스맥스엔비티’서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2014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를 거쳐 2015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와 코스맥스 미국 상무를 맡았다.
 

▲ 이병만 코스맥스 신임 대표이사와 이병주 신임 대표이사

이 대표는 이듬해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법인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코스맥스 엔비티 전무가, 2018년에는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대표가 됐다.

지난해 6월 코스맥스엔비티 부사장을 맡다가 그해 10월부터 코스맥스미국 대표와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영서 한 발짝 물러섰지만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최대주주는 이 회장(23.08%)이다. 부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은 2대주주(20.62%)로 있다. 장남 이병만 대표는 3%, 차남 이병주 대표는 2.77%를 지분을 쥐고 있을 뿐이다.

오너 일가를 비롯해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61.04%다. 사실상 회장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통
미국통

눈길이 가는 건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라는 회사다.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 2세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믹스앤매치 주주 구성은 단 두 명으로 장남 이병만 대표와 차남 이병주 대표다. 이들은 믹스앤매치 지분을 각각 80%, 20%를 소유하고 있다.

레시피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장남이 20%, 차남이 8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는 사실상 ‘형제회사’와 다름없는데 두 회사 사업 영역도 대동소이하다. 믹스앤매치는 ‘화장품 개발, 주문 화장품 생산’을, 레시피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를 영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믹스앤매치 재무상황은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액은 48억원, 50억원, 72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3년간 믹스앤매치는 특수관계자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발생했다. 내부거래는 레시피 등 코스맥스그룹 관계기업과 이뤄졌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은 87억원, 132억원, 168억원, 198억원 등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은 4.9%를 시작으로 10.8%, 27.7%로 늘었지만, 지난해 21.2%로 감소했다.

레시피서도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기업은 믹스앤매치다. 레시피는 상품 상당량을 믹스앤매치로부터 매입했는데 이는 원가 관리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레시피 재무상황은 2015년부터다. 레시피는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로부터 93억원, 124억원, 293억원, 285억원, 226억원어치 상품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레시피가 판매한 상품 원가서 75.3%, 91.5%, 98.9%, 71.4%, 93% 등을 차지한다.
 

▲ 코스맥스 본사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믹스앤매치는 기존 1만주를 소유한 상황서 2017년 7월14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7만8350주를 취득했다. 이어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매수했다. 2018년 12월27일에는 장외매수로 24만3000주를 매수했다.

레시피는 지난 2017년 7월14일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7만8350주를 매입했으며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사들였다. 레시피는 2017년 11월29일 24만3000주를 매입했다.

형제회사
몇 군데?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각각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5.58%(53만5480주), 52만5480주(5.47%)를 형성해둔 상태다. 두 형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회사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와 ‘코스맥스바이오’다. 두 회사는 코스맥스그룹 계열사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화장품 및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 형제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서 각각 25%, 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1%는 코스맥스서 소유한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코스맥스서 원료를 공급 받아 제품을 만들어 다시 코스맥스에 납품하는 구조다.

형제가 처음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의 지분 보유 시기는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이어갔다. 다만 규모는 크지 않았고 그마저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같은 기간 28.7%(63억원/220억원), 21%(71억원/339억원), 11.1%(43억원/394억원) 등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해 24.8%(111억원/447억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1.9%(191억원/456억원), 46.5%(216억원/465억원), 45.69%(229억원/502억원) 등으로 늘었다. 2013년 63억원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매출액은 지난해 229억원으로 뛰었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두 형제는 코스맥스바이오서 나란히 10.18% 지분을 갖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데 실적 전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5년간 (2015~2019년) 코스맥스바이오 연결 기준 매출액은 648억원, 798억원, 897억원, 1168억원, 153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51억원, 34억원, 44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8년에는 56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26억원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2억원, 36억원, 28억원, 26억원, 42억원이었다.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후폭풍을 맞았다. 마스크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화장품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룹 대규모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어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공장 가동률도 예전같지 않았다.

2세 경영 시작 지분 승계는 아직
코로나19로 만만치 않은 데뷔전 

다만 그룹은 손 소독제로 빈 구멍을 메우고 있다. 손 소독제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이른바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독제 관련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만큼 국내를 비롯한 해외서도 상당한 수요가 발생하는 추세다. 코스맥스 1분기 손 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세정제 매출 규모 역시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10%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 생산량을 끌어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코스맥스는 그해 초 손 세정제 시장에 진출했다가 때 아닌 특수를 맞기도 했다.

장남 이병만 대표가 이끌게 될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3306억원을 달성했다. 직전년도 대비 5.6%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53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 하락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차남 이병주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683억원을 기록했다. 6.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직전년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손실로 돌아섰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영업이익 241억원서 ‘-7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25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추락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기 전 세 가지 중점 추진 사항을 꼽았는데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사 글로벌 시장 진출 맞춤 지원’ ‘밸류 체인 구성원과 협력 강화’ ‘R&D·생산·영업 부문의 역량 강화’ 등이었다. 당시 그는 “지난 27년간 코스맥스는 ‘꿈은 오직 최고의 파트너’라는 목표를 가지고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모두가 동조하는 뷰티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영 지휘
과제는?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 추정치 대비 각각 1%, 29% 하향 조정한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되고, 정점을 1~3월서 4~6월로 가정했을 때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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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