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황태자의 승계 숙제

아버지 잘 만나…금수저 든 쌍두마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스맥스그룹이 2세경영을 시작한다. 창업주의 두 아들이 키를 잡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상황인 만큼 데뷔전도 만만치 않다. 과연 두 형제는 잘 해낼 수 있을까.
 

▲ 코스맥스

코스맥스그룹은 세계 1위 ODM(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 기업이다. 창업주는 이경수 회장. 그는 지난 1992년 회사를 세워 연구개발(R&D)과 해외진출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에 상장됐고, 성장을 거듭한 끝에 ‘1조 클럽’ 고지를 밟았다.

세계 1위
1조 클럽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2세경영에 진입했다. 창업주 이 회장은 지난 3월20일, 대표이사직을 내려놨고 경영권은 두 아들에게 넘어갔다. 장남은 이병만 코스맥스 부사장, 차남은 이병주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이다. 두 형제는 그룹 핵심사 ‘코스맥스’와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를 각각 이끌게 됐다.

코스맥스그룹은 지난 2014년 3월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분할했다. 신설된 코스맥스는 사업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존속법인으로 지주회사가 됐다.

그룹은 두 회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코스맥스는 14개 법인에, 코스맥스는 12개 법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형제는 앞으로 이 두 곳을 이끌며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직서 물러났지만 등기임원직은 유지했다. 다각도서 2세경영을 조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남 이병만 신임 코스맥스 대표이사는 1978년생으로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코스맥스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 대표는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경력 대부분을 중국서 쌓았다. 이 대표 입사 당시 그룹은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었다.

그룹은 중국 상해시 정부서 외국인 투자승인을 받아냈다. 공장은 2005년 4월 가동됐는데 국내 ODM 업계 중 최초였다.

이 대표는 회사 태스크포스(TF)서 ‘코스맥스차이나’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코스맥스 중국 법인서 물류·구매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중국 대학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경수 회장 대표이사 물러나
두 아들 지주·핵심사 대표로

이 대표는 2014년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이사와 코스맥스차이나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지냈고, 이듬해 코스맥스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차이나 전무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2016년 코스맥스비티아이 전무에 이어 2018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부사장이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통’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1979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코스맥스 입사 시기는 지난 2008년이다. 대리로 입사한 이 대표는 그룹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코스맥스엔비티’서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2014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를 거쳐 2015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와 코스맥스 미국 상무를 맡았다.
 

▲ 이병만 코스맥스 신임 대표이사와 이병주 신임 대표이사

이 대표는 이듬해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법인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코스맥스 엔비티 전무가, 2018년에는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대표가 됐다.

지난해 6월 코스맥스엔비티 부사장을 맡다가 그해 10월부터 코스맥스미국 대표와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영서 한 발짝 물러섰지만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최대주주는 이 회장(23.08%)이다. 부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은 2대주주(20.62%)로 있다. 장남 이병만 대표는 3%, 차남 이병주 대표는 2.77%를 지분을 쥐고 있을 뿐이다.

오너 일가를 비롯해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61.04%다. 사실상 회장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통
미국통

눈길이 가는 건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라는 회사다.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 2세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믹스앤매치 주주 구성은 단 두 명으로 장남 이병만 대표와 차남 이병주 대표다. 이들은 믹스앤매치 지분을 각각 80%, 20%를 소유하고 있다.

레시피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장남이 20%, 차남이 8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는 사실상 ‘형제회사’와 다름없는데 두 회사 사업 영역도 대동소이하다. 믹스앤매치는 ‘화장품 개발, 주문 화장품 생산’을, 레시피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를 영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믹스앤매치 재무상황은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액은 48억원, 50억원, 72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3년간 믹스앤매치는 특수관계자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발생했다. 내부거래는 레시피 등 코스맥스그룹 관계기업과 이뤄졌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은 87억원, 132억원, 168억원, 198억원 등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은 4.9%를 시작으로 10.8%, 27.7%로 늘었지만, 지난해 21.2%로 감소했다.

레시피서도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기업은 믹스앤매치다. 레시피는 상품 상당량을 믹스앤매치로부터 매입했는데 이는 원가 관리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레시피 재무상황은 2015년부터다. 레시피는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로부터 93억원, 124억원, 293억원, 285억원, 226억원어치 상품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레시피가 판매한 상품 원가서 75.3%, 91.5%, 98.9%, 71.4%, 93% 등을 차지한다.
 

▲ 코스맥스 본사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믹스앤매치는 기존 1만주를 소유한 상황서 2017년 7월14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7만8350주를 취득했다. 이어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매수했다. 2018년 12월27일에는 장외매수로 24만3000주를 매수했다.

레시피는 지난 2017년 7월14일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7만8350주를 매입했으며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사들였다. 레시피는 2017년 11월29일 24만3000주를 매입했다.

형제회사
몇 군데?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각각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5.58%(53만5480주), 52만5480주(5.47%)를 형성해둔 상태다. 두 형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회사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와 ‘코스맥스바이오’다. 두 회사는 코스맥스그룹 계열사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화장품 및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 형제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서 각각 25%, 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1%는 코스맥스서 소유한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코스맥스서 원료를 공급 받아 제품을 만들어 다시 코스맥스에 납품하는 구조다.

형제가 처음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의 지분 보유 시기는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이어갔다. 다만 규모는 크지 않았고 그마저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같은 기간 28.7%(63억원/220억원), 21%(71억원/339억원), 11.1%(43억원/394억원) 등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해 24.8%(111억원/447억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1.9%(191억원/456억원), 46.5%(216억원/465억원), 45.69%(229억원/502억원) 등으로 늘었다. 2013년 63억원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매출액은 지난해 229억원으로 뛰었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두 형제는 코스맥스바이오서 나란히 10.18% 지분을 갖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데 실적 전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5년간 (2015~2019년) 코스맥스바이오 연결 기준 매출액은 648억원, 798억원, 897억원, 1168억원, 153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51억원, 34억원, 44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8년에는 56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26억원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2억원, 36억원, 28억원, 26억원, 42억원이었다.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후폭풍을 맞았다. 마스크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화장품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룹 대규모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어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공장 가동률도 예전같지 않았다.

2세 경영 시작 지분 승계는 아직
코로나19로 만만치 않은 데뷔전 

다만 그룹은 손 소독제로 빈 구멍을 메우고 있다. 손 소독제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이른바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독제 관련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만큼 국내를 비롯한 해외서도 상당한 수요가 발생하는 추세다. 코스맥스 1분기 손 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세정제 매출 규모 역시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10%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 생산량을 끌어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코스맥스는 그해 초 손 세정제 시장에 진출했다가 때 아닌 특수를 맞기도 했다.

장남 이병만 대표가 이끌게 될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3306억원을 달성했다. 직전년도 대비 5.6%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53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 하락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차남 이병주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683억원을 기록했다. 6.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직전년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손실로 돌아섰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영업이익 241억원서 ‘-7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25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추락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기 전 세 가지 중점 추진 사항을 꼽았는데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사 글로벌 시장 진출 맞춤 지원’ ‘밸류 체인 구성원과 협력 강화’ ‘R&D·생산·영업 부문의 역량 강화’ 등이었다. 당시 그는 “지난 27년간 코스맥스는 ‘꿈은 오직 최고의 파트너’라는 목표를 가지고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모두가 동조하는 뷰티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영 지휘
과제는?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 추정치 대비 각각 1%, 29% 하향 조정한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되고, 정점을 1~3월서 4~6월로 가정했을 때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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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