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황태자의 승계 숙제

아버지 잘 만나…금수저 든 쌍두마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스맥스그룹이 2세경영을 시작한다. 창업주의 두 아들이 키를 잡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은 상황인 만큼 데뷔전도 만만치 않다. 과연 두 형제는 잘 해낼 수 있을까.
 

▲ 코스맥스

코스맥스그룹은 세계 1위 ODM(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 기업이다. 창업주는 이경수 회장. 그는 지난 1992년 회사를 세워 연구개발(R&D)과 해외진출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은 2000년대 초반 코스닥에 상장됐고, 성장을 거듭한 끝에 ‘1조 클럽’ 고지를 밟았다.

세계 1위
1조 클럽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2세경영에 진입했다. 창업주 이 회장은 지난 3월20일, 대표이사직을 내려놨고 경영권은 두 아들에게 넘어갔다. 장남은 이병만 코스맥스 부사장, 차남은 이병주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이다. 두 형제는 그룹 핵심사 ‘코스맥스’와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를 각각 이끌게 됐다.

코스맥스그룹은 지난 2014년 3월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분할했다. 신설된 코스맥스는 사업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존속법인으로 지주회사가 됐다.

그룹은 두 회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코스맥스는 14개 법인에, 코스맥스는 12개 법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형제는 앞으로 이 두 곳을 이끌며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직서 물러났지만 등기임원직은 유지했다. 다각도서 2세경영을 조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장남 이병만 신임 코스맥스 대표이사는 1978년생으로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코스맥스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 대표는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경력 대부분을 중국서 쌓았다. 이 대표 입사 당시 그룹은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었다.

그룹은 중국 상해시 정부서 외국인 투자승인을 받아냈다. 공장은 2005년 4월 가동됐는데 국내 ODM 업계 중 최초였다.

이 대표는 회사 태스크포스(TF)서 ‘코스맥스차이나’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코스맥스 중국 법인서 물류·구매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중국 대학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경수 회장 대표이사 물러나
두 아들 지주·핵심사 대표로

이 대표는 2014년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이사와 코스맥스차이나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지냈고, 이듬해 코스맥스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차이나 전무로 올라섰다.

이 대표는 2016년 코스맥스비티아이 전무에 이어 2018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부사장이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차남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통’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1979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코스맥스 입사 시기는 지난 2008년이다. 대리로 입사한 이 대표는 그룹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코스맥스엔비티’서 미국 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2014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를 거쳐 2015년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상무와 코스맥스 미국 상무를 맡았다.
 

▲ 이병만 코스맥스 신임 대표이사와 이병주 신임 대표이사

이 대표는 이듬해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전무와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법인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코스맥스 엔비티 전무가, 2018년에는 코스맥스엔비티 미국 대표가 됐다.

지난해 6월 코스맥스엔비티 부사장을 맡다가 그해 10월부터 코스맥스미국 대표와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경영서 한 발짝 물러섰지만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최대주주는 이 회장(23.08%)이다. 부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은 2대주주(20.62%)로 있다. 장남 이병만 대표는 3%, 차남 이병주 대표는 2.77%를 지분을 쥐고 있을 뿐이다.

오너 일가를 비롯해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하면 61.04%다. 사실상 회장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통
미국통

눈길이 가는 건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라는 회사다.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 2세의 개인회사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믹스앤매치 주주 구성은 단 두 명으로 장남 이병만 대표와 차남 이병주 대표다. 이들은 믹스앤매치 지분을 각각 80%, 20%를 소유하고 있다.

레시피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장남이 20%, 차남이 8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는 사실상 ‘형제회사’와 다름없는데 두 회사 사업 영역도 대동소이하다. 믹스앤매치는 ‘화장품 개발, 주문 화장품 생산’을, 레시피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를 영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믹스앤매치 재무상황은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액은 48억원, 50억원, 72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3년간 믹스앤매치는 특수관계자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발생했다. 내부거래는 레시피 등 코스맥스그룹 관계기업과 이뤄졌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 매출은 87억원, 132억원, 168억원, 198억원 등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내부거래 비중은 4.9%를 시작으로 10.8%, 27.7%로 늘었지만, 지난해 21.2%로 감소했다.

레시피서도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기업은 믹스앤매치다. 레시피는 상품 상당량을 믹스앤매치로부터 매입했는데 이는 원가 관리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레시피 재무상황은 2015년부터다. 레시피는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믹스앤매치로부터 93억원, 124억원, 293억원, 285억원, 226억원어치 상품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레시피가 판매한 상품 원가서 75.3%, 91.5%, 98.9%, 71.4%, 93% 등을 차지한다.
 

▲ 코스맥스 본사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믹스앤매치는 기존 1만주를 소유한 상황서 2017년 7월14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7만8350주를 취득했다. 이어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매수했다. 2018년 12월27일에는 장외매수로 24만3000주를 매수했다.

레시피는 지난 2017년 7월14일 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7만8350주를 매입했으며 그해 11월17일 20만4130주를 사들였다. 레시피는 2017년 11월29일 24만3000주를 매입했다.

형제회사
몇 군데?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각각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5.58%(53만5480주), 52만5480주(5.47%)를 형성해둔 상태다. 두 형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회사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와 ‘코스맥스바이오’다. 두 회사는 코스맥스그룹 계열사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화장품 및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들 형제는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서 각각 25%, 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1%는 코스맥스서 소유한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코스맥스서 원료를 공급 받아 제품을 만들어 다시 코스맥스에 납품하는 구조다.

형제가 처음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의 지분 보유 시기는 2013년부터다. 그해부터 2015년까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이어갔다. 다만 규모는 크지 않았고 그마저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같은 기간 28.7%(63억원/220억원), 21%(71억원/339억원), 11.1%(43억원/394억원) 등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내부거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해 24.8%(111억원/447억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1.9%(191억원/456억원), 46.5%(216억원/465억원), 45.69%(229억원/502억원) 등으로 늘었다. 2013년 63억원에 불과했던 내부거래 매출액은 지난해 229억원으로 뛰었다.
 

▲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두 형제는 코스맥스바이오서 나란히 10.18% 지분을 갖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데 실적 전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5년간 (2015~2019년) 코스맥스바이오 연결 기준 매출액은 648억원, 798억원, 897억원, 1168억원, 153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51억원, 34억원, 44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8년에는 56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고, 지난해에는 26억원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2억원, 36억원, 28억원, 26억원, 42억원이었다.

최근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후폭풍을 맞았다. 마스크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화장품 소비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룹 대규모 생산기지가 중국에 있어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공장 가동률도 예전같지 않았다.

2세 경영 시작 지분 승계는 아직
코로나19로 만만치 않은 데뷔전 

다만 그룹은 손 소독제로 빈 구멍을 메우고 있다. 손 소독제 소비가 대폭 늘어난 만큼 이른바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독제 관련 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만큼 국내를 비롯한 해외서도 상당한 수요가 발생하는 추세다. 코스맥스 1분기 손 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세정제 매출 규모 역시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10%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 생산량을 끌어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코스맥스는 그해 초 손 세정제 시장에 진출했다가 때 아닌 특수를 맞기도 했다.

장남 이병만 대표가 이끌게 될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3306억원을 달성했다. 직전년도 대비 5.6%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53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3% 하락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차남 이병주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683억원을 기록했다. 6.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직전년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손실로 돌아섰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영업이익 241억원서 ‘-7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25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추락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직서 물러나기 전 세 가지 중점 추진 사항을 꼽았는데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사 글로벌 시장 진출 맞춤 지원’ ‘밸류 체인 구성원과 협력 강화’ ‘R&D·생산·영업 부문의 역량 강화’ 등이었다. 당시 그는 “지난 27년간 코스맥스는 ‘꿈은 오직 최고의 파트너’라는 목표를 가지고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모두가 동조하는 뷰티 생태계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영 지휘
과제는?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 추정치 대비 각각 1%, 29% 하향 조정한다”며 “코로나19 영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되고, 정점을 1~3월서 4~6월로 가정했을 때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