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에 놀아난 손석희 미스터리

단순 협박에 돈을 줬을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박사조주빈의 협박에 1000만원대 돈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서 신뢰받고 있는 언론인 가운데 한 명인 손 사장이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남성에게 휘둘린 것이다.
 

▲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으로 꼽힌다. <시사저널>‘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서 손 사장은 무려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목률은 72.1%에 이른다. 2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6.4%), 3위 유시민 작가(3.4%) 등과 비교해 압도적이다. 사실상 대항마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언론인
사기 피해자?

2013916JTBC서 첫 메인뉴스를 진행한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보도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스모킹 건이 된 태블릿PC’ 보도를 이끌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JTBC가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뢰도·영향력 조사서 2017년과 2018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손 사장의 존재감이 있다.

그는 지난 1JTBC 신년특집 토론을 끝으로 <뉴스룸> 앵커직서 물러났다. 손 사장은 저의 뉴스 진행도 오늘로 마지막이 됐다그동안 지켜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JTBC 기자들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여기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겠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뉴스를 맺었다.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 등 풍문이 떠돌았지만 손 사장은 JTBC 사장으로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당시 지금 돌고 있는 지라시가 대부분 음해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타사 이적설도 도는데 나는 제안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대중의 시야서 사라졌던 손 사장이 엉뚱한 곳에서 언급됐다. 성 착취 불법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조주빈이 경찰 포토라인서 손 사장의 이름을 거론한 것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텔레그렘에 N번방, 박사방 등이 생겨났다. 방을 개설하고 운영한 사람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이른바 N번방이나 박사방 등에서 판매하는 엽기적인 성 착취 행각을 벌였다.

조주빈은 박사방의 운영자 박사였다.

경찰 포토라인서 나온 이름
실시간 검색어 뜨고 추측 폭발

지난 17일 박사방의 박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찰에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두 청원에는 각각 262만명, 191만명(26일 기준) 450여만명이 동의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주빈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면서도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라고 밝혔다.
 

▲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문병희 기자

이어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을 25일 오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8시께 경찰서를 나선 조주빈의 얼굴이 취재진에 공개됐다. 목에 보호대를 차고 머리에는 밴드를 붙인 채였다. 그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찰도 놀란
박사의 발언

이 과정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이 조주빈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피해자들한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말은 경찰조차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의 발언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손석희’ ‘윤장현’ ‘김웅’이 올라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이 3명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찰은 조주빈이 언급한 3명이 성 착취물과는 무관한 다른 피해사실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과 윤 전 시장, 김 기자를 각기 다른 사건의 피해자로 조사 중이라며 이분들이 어떤 동영상을 본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드려야 할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섰다.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과는 무관하고, 조주빈이 연관된 다른 사건과 관계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조주빈과 손 사장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손 사장이 조주빈에게 협박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누리꾼들의 궁금증은 증폭됐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JTBC손 사장이 조주빈의 금품 요구에 응한 사실이 있고, 이는 증거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입장문에 따르면 조주빈은 손 사장에게 자신을 흥신소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접근했다. 이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김웅 기자가 손 사장과 그의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선생과 사장
친분 과시해

이 과정서 조주빈은 김웅 기자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한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제시했다.

텔레그램에는 김웅 기자가 손 사장이나 가족들을 해치기 위해 자신(조주빈)에게 이미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텔레그램 내용은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있어 수사하던 경찰조차 진본인 줄 알 정도였다고 한다.

JTBC손 사장의 가족들은 태블릿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을 받은 바 있어 불안에 떨었고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텔레그램 N번방 대화 내용

손 사장은 조주빈에게 주장이 사실이라면 계좌내역 등 증거를 제시하라고 했다. 그러자 조주빈은 금품을 요구했고 손 사장은 증거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했다는 것. 이후 조주빈은 증거들을 제시하지 않고 잠적했다 검거됐다.

JTBC“(손 사장은)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김웅 기자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신고를 미루던 참이었다정말 혹여라도 그 누군가가 가족을 해치려 하고 있다면 그건 조주빈 하나만 신고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더 근거를 가져오라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론보도를 통해 조주빈이 과거 텔레그램 대화방서 손 사장과 친분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주빈의 과거 대화내용에 따르면 그는 내가 손석희랑은 형 동생 하거든. 말은 서로 높이는데’ ‘(손석희와) 서로 이름을 아는 사이다. 나는 손 선생이라 부르고 그는 나를 박 사장이라고 부른다등의 발언을 했다.

“증거 확보하려 돈 줬다” 
공식 입장에도 의문 남아

대화방에 있던 다른 참여자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통화(녹음한 것) 깔까? 진짜인데. 전화는 내가 심심하면 목소리 들려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사적인 것이라 이야기는 못하는데 과천 주차장에 있는 CCTV와 블랙박스를 제거한 사람이 나라고도 주장했다.

조주빈이 언급한 과천 주차장은 손 사장이 2017416일 접촉사고를 낸 사건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과천시의 한 주차장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손 사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차량)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조주빈이 손 사장을 언급한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주빈이 손 사장의 실명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 성착취 범죄라는 초점을 벗어나려고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6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아마도 유치장 안에서 본인(조주빈)이 조만간 포토라인에 설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라며 “신상공개가 의논되고 있다고 경찰도 알려줬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문병희 기자

이어 그랬을 때 지금 수많은 카메라가 자기를 주목하는데 무슨 얘기를 해야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지, 좀 괜찮아 보이는지, 본질은 파렴치범인데, 비난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모습을 가릴 수 있을지,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을지, 아마 이런 것을 연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너희와 달라”
의도한 발언?

이 교수는 이런 사람들(손석희 등)을 언급하면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정치적 이슈가 아닌가, 정치적인 탄압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잘못된 의심을 만들면서 사실은 비난 가능성의 방향을 틀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간단히 이야기하면 나는 지질한 파렴치범이 아니야’ ‘노는 물이 달라이런 걸 어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건가라고 묻자 이 교수는 그렇게 해석하는 게 정확하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웅 재판 출석 손석희의 증언“36년 언론생활 끝이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5일 과거 차량 접촉사고 등을 기사화하겠다며 자신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웅 기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기자는 2018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손 사장에게 ‘2017년 차 사고를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24000만원의 금품을 요구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날 뜯어 먹으려는
사람 이렇게 많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 사장은 검사와 김웅 기자 측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는 한편 지난 시간 동안 제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2017416일 주차장서 있었던 일 때문에 나비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론계 생활 36년을 이렇게 마무리 하게 될 줄(몰랐다)”“(김 기자와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서로 속이 끓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나란 사람한테, 내가 얼굴 좀 알려졌다고 이렇게 뜯어 먹으려는 사람이 많나. 오늘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많은가?”라며 답답한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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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