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킹덤2> 김은희 작가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던 ‘정치란 무엇인가’”

세계를 들끓게 한 ‘혁신적 좀비물’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K팝과 K무비에 이어 K-스토리가 대세다. 그 중심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가 있다. ‘조선판 좀비물’인 <킹덤2>는 전 세계 좀비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총기류나 폭탄이 없던 시기, 오롯이 검과 죽창으로 좀비와 맞서야 하는 상황을 극의 배경으로 하는 <킹덤2>는 ‘좀비물의 혁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설계한 김은희 작가와 <킹덤2>의 주인공으로서 작품의 화자 역할을 한 주지훈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 ▲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한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러스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탄탄한 작품성을 밑바탕으로 한 <킹덤2>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들끓고 있다. 한옥과 한복, 갓 등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만날 수 없는 한국적인 좀비물에 해외 팬들은 뜨겁게 열광 중이다. 

정치란?

김은희 작가를 향해 대중은 환호하고 있다.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개연성과 입체적인 캐릭터, 다음 편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매회의 엔딩, 정치와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메시지, 의외성이 있으면서도 충분히 이해되는 결말까지, <킹덤2>서 김 작가가 선보인 매력은 칭찬할 거리로 가득하다. 매우 한국적인 것으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를 사로잡은 비결은 대본 자체의 완성도에 있다.

<킹덤2>서 가장 관심을 받는 대목은 특색이 뚜렷한 좀비다. 좀비의 발생 기원은 흥미로우며, 1차 감염 좀비와 2차 감염 좀비의 차이, 좀비의 활동 가능 조건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다. 

정치권력의 탐욕과 생사초로 인해 발생한 1차 감염 좀비, 1차 감염 좀비를 먹고 탄생한 2차 감염 좀비, 이러한 좀비로부터 물린 인간은 3차 감염자다. 3차 감염이 된 인간은 기생충이 온몸에 퍼지기 전에 물에 들어가면 살아날 수 있다. 이전 어떤 좀비물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기발한 발상이다. 좀비를 통해 정치를 말하고 싶었던 김 작가의 철저한 의도였다.


“좀비를 통해 형성된 평등한 사회”
시즌3 주제 의식은 ‘하층민의 한’

일반적인 좀비와 좀 달랐으면 했다. 정치와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좀비이길 바랐다. 1차 좀비는 탐욕 때문에 생겨났고, 2차 좀비는 배고픔 때문에 탄생했다. 1차 좀비에게 열을 가했을 때 폭발적으로 전염이 되는가는 시즌3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다. 상징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탐욕은 전염이 되지 않으나, 배고픔은 전염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좀비물’서 ‘좀비의 기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는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좀비 자체가 현대사회를 은유하기 때문에, 좀비가 발생하는 지점 자체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화이트 좀비> 속 좀비를 통해 흑인 노예를 부리는 백인들의 욕망을 담은 것이 그 예다.

<킹덤2>서 좀비가 탄생한 배경은 조선의 궁궐이다. 첫 좀비는 권력자들의 탐욕으로 생겨난다. 그리고 궁궐서 가장 먼 지역 ‘동래’로부터 전염이 시작된다. 위정자들의 그릇된 탐욕서 발생한 역병으로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건 권력서 가장 먼 백성이라는 의미로 귀결된다. 

이상적 사회

“<킹덤>을 쓰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건 ‘정치란 무엇인가’였다. 잘못된 정치로부터 파생된 배고픔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정치란 무엇이고,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또 좀비물을 한국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의도도 있었다.”
 

▲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킹덤2>는 두 가지 피를 말한다. 혈흔과 혈통이다. 좀비에게 물어뜯기며 낭자하는 피와 성씨에 집착하는 조선인들의 특징을 그려낸다. 철저하게 계급에 얽매였던 조선 사회를 통해 불평등을 그려낸다.


조선 말기의 실제 존재했던 안동 김씨를 연상시키는 조학주(류승룡 분) 중심의 해원 조씨 일가서 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저지른 악행은 창궐한 좀비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된다. 조학주와 중전 인간(김혜준 분)을 피를 갈망하기 위해 내달리는 좀비떼 사이에 엉겨붙는다. 

“평등한 사회를 보고 싶었다. 조선은 마지막까지도 계급에 얽매였고, 그걸 넘어서는 것을 생각조차 못한 시대다. 누구나 배고픔 하나만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좀비를 조선으로 데려왔다. 요즘은 계급은 없지만, 그럼에도 매우 강한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불평등을 야기하는 특권의식이 없어지길 바라는 무의식이 <킹덤>을 만든 것 같다.”

권력의 도구

김 작가의 인물들은 대체로 입체적이다. 뛰어난 총기로 갖은 암투를 벌이며 야망을 이뤄나가려는 중전은 장기적인 플랜까지 내다보지 못하며, 이상적인 리더를 꿈꾸는 이창 역시 세자라는 틀에 갇힌 것처럼 대칭이 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배신을 선택한 좌익위(김상호 분)나, 올바름을 내세우지만 나병환자들을 몰살시킨 안현, 속물적이면서도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범팔처럼 선악이 불분명하다. 

매우 탄탄하게 쌓은 캐릭터는 김 작가에게 있어 깨물어 아프지 않을 자식과 같을 텐데, 김 작가는 애지중지 만들어낸 캐릭터를 거침없이 죽인다. 시즌2에 들어서 주요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 결단력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제 캐릭터들을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 정말 고맙다. 안현을 죽는 내용을 쓸 때는 고민이 많았다. 그의 죽음은 혈통주의에 대한 반성이라는 의미다. 3년 전 저지른 죄로 존경을 받은 안현의 희생이 있지 않고는 생사역(좀비)의 진실을 알리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덕성과 좌익위, 심지어 시즌1에서는 연기력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온 몸으로 맞았다가 시즌2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된 중전, <킹덤>의 최고 ‘빌런’ 조학주까지 죽임을 맞이한다. 특히 중전이 감염돼고 좀비떼에 뒤엉켜 내달리는 장면은 <킹덤2> 최고 명장면으로 꼽힌다. 특히 중전의 대사를 통해 드러난 한은 그가 벌인 암투를 모두 이해시킨다.
 

▲ ⓒ넷플릭스

“중전은 해원 조씨의 딸로 태어났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 받았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늙은 왕과 결혼해, 아버지의 권력 도구로 쓰일 수밖에 없었던 10대 후반의 어린 여자다. 아들을 갖는 것만이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천민의 한

<킹덤2>의 마지막은 배우 전지현의 옆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여진족 여인이다. 김 작가는 시즌3의 방향은 하층민의 한이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즌3의 중간 정도는 구성이 끝났다. 새로운 빌런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며 어린 왕의 감염 여부, 아신의 정체, 생사초의 비밀은 아직 풀지 않았다. 배고픔서 피, 그리고 한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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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