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미래통합당 서대문갑 이성헌 후보

6번째 맞대결…서대문서 또 만났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이번 총선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열 번째인 미래통합당 서대문갑 이성헌 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이성현 미래통합당 서대문갑 후보 ⓒ문병희 기자

동지인가, 악연인가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서대문갑 이성헌 후보가 이번 선거서 ‘설욕전’에 나선다. 이 후보의 경쟁자는 연세대학교 81학번 동기이자, 같은 총학생회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우상호 의원. 두 후보는 16대 총선부터 20년째 서대문갑서 맞붙어 현재 스코어는 우 의원이 앞서는 3대 2다. 서울 서대문갑은 거대 양당의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선거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왔다. 이번 총선서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 지을 것인가.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15대 선거부터 서대문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명지고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서대문 지역서 40년 가까이 살아온 연고가 있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당시에 선거에 출마하려면 강한 사람하고 경쟁하라고 하셨다. 그때 서대문갑에는 김상현 전 의원이 있었는데, 야당의 2인자로 꼽히는 정치적 거물이었다. 578표로 아쉽게 졌지만, 전국서 가장 적은 표차로 패배했다.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시대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강했다.

-민주당 우상호 후보와의 6번째 대결이다. 소감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전생에 질긴 인연이었나 보다. 깨끗한 선거를 모범적으로 했다는 그런 기록을 남기고 싶다. 우 후보는 선거 때마다 선거법을 위반해서 벌금형을 받았고, 보좌관 역시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을 받은 경우가 있다. 여섯 번 싸운 만큼 반칙 없이 깨끗하고, 말과 행동이 같은 선거를 치르고자 하는 바람이다.


-이번 총선서 이기면 3대 3이지만, 패배할 경우 향후 정치인으로서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선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아니면 무너지느냐의 문제다. 사회주의 체제로 넘어가는 고비에 직면했다. 우리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주민이, 서대문구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 다시 현재에 있는 사람들이 선출된다면 발전은 더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서 반드시 본인이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8년 동안 절치부심하면서 젊은 층을 포함한 많은 주민들과 소통하며 호흡을 맞췄다. 45년 동안 서대문서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우상호 후보와 같은 학생회장을 했지만, 나는 반독재민주화투쟁을 했다. 우 후보는 반미통일 운동을 했다. 이념 과잉 사회로 인해 우리 사회는 분열됐는데, 이런 분열된 사회가 계속되는 것을 국민이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분열을 화합으로 만들고, 합리적인 양심 세력들이 우리 사회를 끌고 가야 한다.

-서대문갑의 현안에는 무엇이 있나.

▲서대문갑은 서울 중심부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낙후돼있어 저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다. 지역구 의원과 서울시장, 구청장 모두 민주당임에도 이 지역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연희동 같은 경우 4만명이 거주하는 동네지만, 지하철이 없어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까지 가야 한다. 교육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도 부족하다. 제대로된 컨벤션센터 하나 갖추지 못했다.

-현안을 해결할 방향이 있다면.


▲원룸 단독세대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햇빛센터’를 설치하고자 한다. 햇빛센터는 택배 보관, 방범서비스, 공용독서실, 공구대여 등이 합쳐진 편의시설로 양질의 거주환경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교통체계 확립을 위해선 서울 경전철 서부선의 신속 착공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경의선 철도 복개를 통한 편의시설을 신설하고자 한다. 경의선 철도를 복개한 후 상층부에 공원, 주차장 컨벤션홀, 체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을 확보할 것이다.

“지역 낙후 심각…발전에 브레이크”
절치부심 8년 “청년 민심이 중요”

-16·18대 이 지역의 의원이었다. 서대문갑의 낙후에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의원 시절, 서대문 독립공원의 재조성 사업을 추진해 현재 매해 8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고 있다. 홍제천도 원래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었으나, 지금은 24시간 물이 흐르게 해 주민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안산 자락길 기획사업도 임기 중에 한 사업이다. 뉴타운 사업과 같은 지역 내에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했지만, 중간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바람에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문정부가 초기에 방역체계서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중국 우한서 시작한 감염병이다. 전파자들을 원천 차단한 상태서 방역활동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감안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 ‘마스크대란’이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게 했다.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는데, 개인의 돈을 내고 사면서 줄을 길게 서서 마스크를 사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마치 방역을 잘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한다.
 

-서대문갑은 지금까지 민심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민심은 어떤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높다. “당신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위해서 당신이 이겨야 한다”고 해주신다. 대학교가 위치한 신촌동이나 연희동에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이 청년들이 시류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이분들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인식과 각오를 가진 청년 분들이 많아, 이번 선거서 많은 성원을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경제는 엉망진창이 됐다. 신촌 지역만 하더라도 상권이 굉장히 활성화됐던 지역이었는데, 장사가 안돼서 권리금을 아예 포기하고 내놔도 가게가 안 나간다. 문정부 들어와서 주 52시간제, 최저임금제와 같은 잘못된 정책만을 추진해 경제가 완전히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문정부는 지지하는 국민들만 바라보고 국정운영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다른 아우성을 듣지 못하고 있다 생각한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박정희 대통령도 산업화 세력으로서, 한국을 부강하게 하는 기틀을 만든 분이다.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청와대에 들어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최연소 비서관으로 불렸다. 정치권에 들어온 지 34년째다. 어쩌면 우리 정치인들 중에 과거 3김시대의 분위기를 잘 아는 막내 세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달라.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가 굉장히 위태롭다. 오늘의 한국은 전쟁을 경험했던 부모님 세대들이 피땀 흘려 만든 자유 대한민국이다. 개혁과 변화는 필요하지만, 국민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특정 노조 세력이나 특정 운동권 세력의 구미에 맞게 나라를 끌고 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정부는 조화롭게 나라를 이끌어가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서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


<sangmi@ilyosisa.co.kr>
 

[이성헌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제16대 국회의원 (서울 서대문구갑/한나라당)
▲제18대 국회의원 (서울 서대문구갑/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당 서대문구갑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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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